KBS에 블랙리스트가 정말 없다고?
KBS에 출연자에 대한 블랙리스트가 존재하는지 여부를 놓고 김미화씨와 KBS 사이에 진실공방이 벌어지고 있다.
다음은 김미화 씨가 오늘(6일) 자신의 트위터에 올린 글이다.
“저는 코미디언으로 27년을 살아왔습니다. 사실 어제 KBS에서 들려온 이야기가 충격적이라 참담한 마음을 금치 못하고 있습니다. "김미화는 KBS 내부에 출연금지 문건이 존재하고 돌고있기 때문에 출연이 안된답니다. 제가 많이 실망한 것은 KBS 안에 있는 피디들은 저와 함께 20년 넘게 동고동락했던 사람들이고, 친구들입니다. 확인되지 않은 편향된 이야기를 듣고 윗사람 한마디에, 제가 보기에는 누군가의 과잉충성이라 생각됩니다만, 저와 20년 넘게 생활을 함께 했던, 저에 대해 너무나도 잘아는 동료들이 저에게 상처를 주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KBS에 근무하시는 분이 이글을 보신다면, 처음 그말이 언론에 나왔을 때 제가 믿지 않았던, 정말 한심하다고 생각했던 "블랙리스트"라는것이 실제로 존재하고 돌아다니고 있는 것인지? 밝혀주십시요. 참... 슬픕니다.”
이 글이 트위터 상에서 널리 알려지면서 파장이 일자 KBS 사측이 즉각 반박에 나섰다. KBS는 보도자료를 통해 김미화 씨의 'KBS 블랙리스트 존재' 발언은 전혀 사실이 아니라며 이를 인용보도한 언론매체에 대해서도 언론중재위를 통해 정정보도를 요청하는 등 강력 대응키로 했다는 입장을 밝혔다. 또 KBS는 "유명 연예인으로서 사회적 공인인 김미화 씨의 근거 없는 추측성 발언에 대해서는 명예훼손 혐의로 소송을 제기할 방침"이라고 법적 대응을 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조대현 KBS 방송담당 부사장은 김미화 씨의 발언에 대해 "이는 전혀 있을 수 없는 황당한 발언"이라고 반박했고, 길환영 KBS 콘텐츠본부장은 "블랙리스트가 있다는 것은 전혀 들어보지도 못한 허무맹랑한 말이다"라며 "이같은 발언을 한 김 씨의 진의가 의심스럽다"고 주장했다.
KBS 측의 서슬퍼런 모습을 보노라면 혹시 김미화씨가 잘못알고 말한 것은 아닐까, KBS에 블랙리스트는 없는 것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지 모른다. 도대체 어느 쪽의 말이 맞는지 독자들이 판단하는데 도움이 될 수 있도록 나의 사례를 공개하기로 한다.
나는 지난 2009년 1월, 당시 고정출연 중이던 KBS 1라디오 프로그램에서 갑자기 하차 통보를 받았다. 그 때가 개편 시기도 아니고 별 문제가 있었던 것도 아닌데 방송에 임박해서 급하게 하차 통보를 하는 것이 의아해서 담당 PD에게 확인한 결과, 사유를 알 수 없는 위로부터의 지시에 따른 것임이 확인되었다.
내가 담당 PD에게 교체이유가 무엇인지 아느냐고 묻자, 자신도 의아해서 오히려 국장에게 이유를 물었다는 것이고, 그에 대해 교체 지시를 한 국장 자신도 이유를 알지 못한다는 식으로 말했다는 것이다. 그러면 최소한 국장선까지는 교체 사유를 알지 못했다는 것이고, 그 윗선에서 교체 결정이 이루어졌다는 이야기가 되는 것이었다.
그런데 더 기막힌 일이 바로 그 다음 주에 생겼다. KBS 1라디오 <열린토론> 작가가 전화를 걸어 주말에 출연해달라는 요청을 했고 나는 수락했다. 그런데 다음 날 다시 전화가 왔다. 내가 출연한다는 것을 국장이 알고 유창선은 안된다고 취소 지시를 내렸다며 정말 죄송하다며 전화를 끊는 것이었다. 분위기 파악을 못한 PD와 작가들이 나를 섭외했다가 질책을 당하고 번복까지 하는 지경에 이른 것이다. 쉽게 말해 나는 ‘블랙’에 걸린 것이었다. 그 때가 이병순 사장 시절이어서 김인규 사장의 KBS와는 상관없다고 할 수는 없을 것이다.
물론 나는 내가 KBS에서 블랙에 걸린 사유가 무엇인지, 그리고 그 기준이 무엇인지 알지 못한다. 내가 KBS에 출연하면 안되는 이유에 대해 한번도 책임있는 설명을 들은 바가 없다.
그 이후로 1년 반이 지났다. 그 오랜 시간동안 나는 단 한번도 KBS로부터 출연섭외를 받은 적이 없다. 그 이전까지 이슈만 생기면 나에게 줄을 이어 출연요청 전화를 하던 KBS의 많은 PD들과 작가들이 약속이라도 한 듯이 일제히 전화를 끊은 것이다. 우연의 일치였을까. 아니면 이심전심의 텔레파시가 통해서였을까. 나는 그 때부터 현재까지 KBS에서 블랙에 걸려있는 것이다.
이런 일을 겪고서도 KBS에는 블랙리스트가 없다는 KBS 간부들의 주장을 믿는다면 어리석은 바보일 것이다. 물론 나는 KBS의 블랙리스트가 문서로 작성되거나 돌아다녔을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그런 일을 그런 식으로 증거를 남기면서 하지는 않았을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문서가 아닌 말을 통한 지시로 블랙을 걸었다고 해서, KBS에는 블랙리스트가 없다고 펄쩍 뛰는 것은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는 짓이다.
방귀뀐 놈이 성낸다고. 김미화씨를 고소하겠다는 KBS의 모습은 적반하장이 아닐 수 없다. KBS에 과연 블랙리스트가 존재하는지 않는지 어디 기회에 한번 가리려면 가려보자. 그러면 도대체 김제동은, 윤도현은 또 어떻게 된 것인가.
만약 KBS가 정말로 김미화씨를 상대로 소송이라도 건다면, 나라도 증인으로 나서서 KBS로부터 블랙을 당한 사례를 증언할테니, 김미화씨여 힘내고 화이팅 하시라!
* 저의 인터넷 개인방송이 매일 밤 11시에 아프리카 TV를 통해 생방송됩니다. 다른 시간대에는 수시로 재방송이 나갑니다. 아프리카 TV 앱을 다운받으면 아이폰을 통해서도 시청하실 수 있습니다.'유창선의 시사난타' 바로가기 http://afreeca.com/sisatv
아래 왼쪽에 있는 손가락 모양을 클릭하시면 이 글에 대한 '추천'이 됩니다, 여러분이 추천해주시면 이 글이 더 많은 사람에게 읽힐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