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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몽준 표적공천, 비상걸린 정동영

 

4월 9일 치러지는 총선에서 정동영-정몽준의 빅매치를 보게될 것 같다. 오늘(15일) 아침 신문들은 한나라당 정몽준 최고위원이 서울 동작 을에 출마할 것 같다고 일제히 보도하고 있다.


정동영-정몽준 빅매치 성사될 듯


여러 신문들이 정 최고위원의 동작을 출마 '가능성'을 보도하고 있는 가운데, <조선일보>는 정 최고위원이 결심을 굳힌 상황이라고 전하고 있다. 그래서 한나라당은 동작 을 공천자로 발표했던 이군현 의원을 다른 지역구로 옮기는 설득작업을 벌이고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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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군현 의원도 굳이 마다할 이유는 없다. '당을 위해서 양보한다'는 명분도 있고, 연고지인 경남 통영-고성으로 전략공천이 이루어지게 될 경우 당선가능성도 훨씬 높다. 한나라당과 정 최고위원 사이의 협의도 있었고, 이명박 대통령도 동의한 상태라 하니, '정몽준 동작을 출마'가 확정되는 것은 시간문제인 것으로 판단된다.


이렇게 되면 동작 을은 4·9총선의 최대 격전지가 될 것으로 보인다. 당장 비상이 걸리게 된 것은 정동영 전 후보이다. 이렇게 되면 당초 그렸던 그림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당내에서 서울출마 압박을 받아오던 정동영 전 후보는 지역구 선정에 고심해왔다. 민주당 입장에서 어느 곳 하나 당선을 장담할 수 없는 것이 현실이기 때문이다.


고심 끝에 선택한 곳이 동작 을.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사실은 이군현 의원이라는 상대가 비교적 약체라는 점이 크게 반영된 결정이었다.


초긴장 모드로 돌입한 정동영


비례대표로 17대 국회에 들어온 이군현 의원은 중앙에서의 지명도는 낮은 편. 민주당의 지지율이 낮은 상황이기는 하지만, 정동영 전 후보의 입장에서는 해볼만한 상대였다. 그래도 17대 대선의 '기호 1번' 후보였는데, 지명도 낮은 초선의원에게는 이길 수 있다는 판단이 있었을 것이다.



그런데 여기에 정몽준 최고위원이 정동영 전 후보를 겨냥하고 뛰어드는 판국이 되었다. 정동영 전 후보로서는 위태로운 상황이 되어버렸다.


기본적으로 서울에서는 여전히 한나라당의 지지율이 월등한 상태. 정몽준 최고위원이 그동안 정치공백기를 가졌다고는 하지만, 이제 한나라당의 잠재적 '차기 주자'로 대접받는 상황이다. 정동영 전 후보로서는 이번 승부에 정치생명을 걸게되는 초긴장 모드로 돌변하게 된 것이다.


정치생명을 거는 것은 정몽준 최고위원의 경우도 마찬가지이다. 자신의 텃밭인 울산 동구를 떠나 갑자기 낯선 곳에서 출마하게 되는 것인데, 만약 패배하게 될 경우 '차기' 경쟁에서 심각한 타격을 입게 되어있다.


두 사람 모두 정치생명을 건 일전을 치르게 되었다. 그런데 분위기는 다르다. 한나라당이 쫒아다니며 공격을 하는 '인 파이터'의 모습이다. 아무래도 지금 분위기에서는 한나라당이 더 자신감을 갖고 있는것일까.


한나라당이 나경원 의원을 서울 중구에 전략공천했던 것도 정동영 전 후보가 그곳에 출마할 가능성에 대비한 것이었다. 나경원으로 정동영을 꺾어보자는 것이었다.


그런데 예상과는 달리, 정동영 전 후보는 갑자기 동작을 출마를 선언했다. 그래서 한나라당은 부랴부랴 정몽준 카드를 새롭게 내놓은 것이다. 한마디로 정동영를 겨냥한 표적공천이라고 할 수 있다.


한나라당이 '정동영 꺾기'에 매달리는 이유


한나라당은 왜 이렇게 정동영 꺾기에 매달리는 것일까. 정동영 개인이 문제가 아니라, 서울에서 민주당 바람이 살아나는 것을 막기 위해 싹을 꺾겠다는 것이다.


민주당은 서울에서 손학규-정동영 '투톱'이 출마한다. 종로에 출마하는 손학규 대표는 지역기반이 탄탄한 박진 의원으로 상대가 가능하다고 보는 것 같다.


그러나 비례대표를 하다가 동작 을로 옮기게되는 이군현 의원은 아무래도 불안하다. 만약 동작 을에서 정동영 바람이 먹히면 그 바람은 서울 서남부벨트로 번질 수 있고, 종로에까지 영향을 줄 수도 있다.


총선에서 바람의 효과라는 것이 그런 것이다. 한나라당 입장에서 동작 을에서 '정동영 바람'을 막는 것은 서울 전체의 안정적인 승리를 위한 중요한 과제인 셈이다.


그래서 '정몽준 징발'이라는 파격적인 카드를 선택하게 된 것이다. 민주당도 다급하지만, 한나라당도 과반수 의석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는 모습이다.


이군현 의원을 상대로 승리를 꿈꿨던 정동영 전 후보는 기로에 서게 되었다. 당초 예상보다 어려운 대결이 되었지만, 이제 물러설 길은 없다. 정동영-정몽준의 혈전이 동작 을에서 벌어지게 되었다.



영남·호남의 중진들, 서울에서 붙어라


너무도 싱거울 것 같았던 4·9총선이었지만, 그래도 볼거리가 계속 늘어나는 모습이다. 당사자들에게야 피를 말리는 승부가 되겠지만, 그래야 총선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진지한 선택도 가능해진다.


정동영, 정몽준 말고도 내로라하는 정치인들이 최대한 승부를 거는 모습을 보여주었으면 한다. 자기 텃밭지역에서 안전한 당선만 꿈꾸지말고, 전략지역에 과감히 나서는 선택 말이다.


공천은 곧 당선임을 믿고 살아온 한나라당의 영남지역 중진들, 민주당의 호남지역 중진들, 이번에는 다들 텃밭을 떠나 서울에서 승부를 거는 모습을 보여주었으면 한다. 그러면 정말 볼거리가 많아지는 총선이 될텐데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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