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주님께서 허락하셨어요! (네!)"
”어, 어, 으악, 금메달~~~~”
“하나 둘, 하나 둘”
"키에프트를 상태를 메롱으로 만들고 있어요! 아이 돈 케어! 갑니다! 가라, 가라, 가라, 가라! 고고고! (제쳤어요!) 언빌리버블!"
논란을 빚었던 SBS 제갈성렬 해설위원의 샤우팅 해설. 급기야는 잘못된 해설에 대한 해명과 사과로 이어졌다. 이승훈의 경기 때 크라머의 실격 사실을 파악하지 못하여 엉터리 해설 논란을 빚은 제갈성렬 위원은 심판진의 공식 발표를 기다린 것이라고 해명했지만, 시청자들은 수긍하지 못하겠다는 반응이다.
그러나 제갈성렬 위원 혼자만 미숙함을 계속 드러내고 있는 것은 아니다. 김정일 캐스터는 해설자보다 먼저 “하나 둘, 하나 둘”을 외치기도 하고, 모태범의 2차 레이스 뒤 “2위입니다.”라고 외쳤다가 뒤늦게 오류를 수정하는 미숙함을 드러내기도 했다. 모태범의 금메달 확정 후에는 "막내를 괄시하면 안됩니다. 막내에게 청소 빨래 시키면 안됩니다. 물론 요즘은 그런 일은 절대 없죠" 라고 엉뚱한 멘트를 하기도 했다.
그런가 하면 한국 선수에 일장기 표시, 복잡한 자막 등의 방송 실수나 미숙함이 드러나 함량미달의 중계방송이라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SBS는 당초 단독중계의 정당성을 부각시켰지만, 이같이 함량미달의 방송이라는 지적이 확산되면서 오히려 독점중계의 문제점들이 부각되는 상황을 맞고 있다.
따지고 보면 이번 논란은 제갈성렬 위원 개인에게만 책임을 돌릴 문제는 아니다. 여러 지적에도 불구하고 고치지 않고 계속 ‘오버’를 한 그도 문제이지만, 캐스터나 해설자 등에 대한 충분한 검증도 없이 독점중계를 고집한 SBS의 책임이 더 크다고 할 수 있다. 방송내용에 대한 최종적인 책임은 방송사가 져야 한다는 당연한 이치이다.
더구나 이번 벤쿠버 동계올림픽 중계방송에서 드러나는 미숙함이 단지 제갈성렬 위원 한 사람에게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캐스터와 기술진 등 전방위적으로 드러나고 있음을 감안하면 SBS 중계의 총체적 미숙함이라고 할 수 있다.
애당초 이같이 취약한 역량을 갖고 독점중계를 고집한 SBS의 무모함이 비판받을 수밖에 없게 되었다. 독점을 고집하려면 충분한 준비를 하고 했어야지, 불만이 있어도 다른 채널을 선택할 수 없게된 시청자들로서는 더욱 SBS를 원망하는 상황이 되어버린 것이다.
책임을 물을 곳이 또 한 곳 있다. 방송통신위원회이다. 방통위는 동계올림픽 중계를 둘러싼 방송사 간의 갈등이 계속되고, 독점중계의 문제점이 드러나도 민간 자율에 맡긴다는 이유로 팔짱만 끼고 있는 모습을 보여왔다. 그러나 방송장악 논란을 빚어왔던 방통위가 언제부터 그렇게 자율 원칙을 준수했는지 모르겠다. 방송장악 같은 일은 벌이면서 정작 이럴 때 해야 할 일은 하지 않는 모습이었다. 방통위는 여론을 받아들여 SBS를 비롯한 방송사들에게 필요한 권고적 조치를 진작에 취했어야 했다.
이대로 가면 오는 6월 남아공 월드컵에서 역시 SBS 독점중계를 둘러싼 논란이 재연될 상황이다. 똑같은 문제가 재연되지 않도록 SBS와 방통위의 개선노력이 따라야 할 것이다. 이번에 드러난 문제가 어디 제갈성렬 위원 개인만의 것이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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