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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야권연대의 위기, 한명숙 리더십의 문제


4.11 총선은 다가오는데 야권연대는 도대체 어떻게 되는 것인가. 민주통합당과 통합진보당 사이의 야권연대 협상은 아직도 시작조차 되지 못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통합진보당은 “17일로 제안한 양당 대표회담이 성사되지 않으면 민주당이 야권연대에 대한 의지가 없다고 간주하고 당의 총선 방침에 대해 심각하게 고민하지 않을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민주통합당을 향한 통첩인 셈이다. 

지금 이대로 시간이 지나가버린다면 야권연대 협상은 물리적으로 어려워질지도 모르는 위기를 맞고 있다. 특히 민주통합당의 경선 선거인단 모집이 시작되거나 양당의 후보자들이 각기 확정되는 단계로 들어서면, 그 때는 중앙당의 협상결과를 후보들에게 강제하는 것은 무척 어려워진다. 물론 시간이 늦어질수록 야권연대의 효과는 줄어들게 되어있다. 

사진=남소연


민주통합당이나 통합진보당이나 이러한 사실을 잘 알고 있을 것이다. 그런데도 협상은 시작도 되지 못하고 있다. 올해 총선과 대선에서 야권이 승리하기 위한 대전제가 야권연대에 있음을 감안할 때 상식적으로 납득이 되지않는 상황이다. 

누구의 책임인가. 물론 이런 경우 양쪽 모두의 책임을 지적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러나 야권연대의 실종과 관련된 작금의 상황에 대한 책임은 압도적으로 민주통합당 쪽에 있다. 

그동안 통합진보당 쪽에서는 민주통합당을 향해 야권연대 논의를 여러차례 제안해왔다. 그러나 민주통합당은 번번이 이를 무시하며 야권연대에 대해 침묵으로 일관해왔다. 처음에야 당 체제정비를 하다보니 야권연대에 눈을 돌리지 못한다고 이해도 할 수 있었지만, 시간이 지나도 민주통합당의 태도는 달라지는 것이 없었다. 새누리당의 지지율이 하락하고 민주통합당의 지지율이 상승하자 시간은 우리편이라며 야권연대 논의를 서두르지 않으려는 태도로 해석되었다. 시간을 끌수록 다급한 통합진보당의 양보를 더 얻어낼 수 있다는 계산이 깔린 것 아니냐는 의심도 제기되었다. 민주통합당은 야권연대 협상을 책임질 협상대표조차도 아직 인선하지 못한 상태이다. 한마디로 민주통합당의 의지 부족이다. 

과연 야권연대에 대해 이같이 무성의하고 무책임한 자세를 보이며 총선과 대선에서의 승리를 기대할 수 있는지 민주통합당에 묻게된다. 아무리 이명박 정부에 대한 민심이반으로 새누리당의 지지율이 바닥까지 떨어졌다 해도, 야권연대없이 양대선거에서 승리할 수 있다는 것은 오만한 착각일 뿐이다. 

유감스러운 것은 야권연대에 대한 민주통합당의 소극적인 자세가 한명숙 대표 아래에서 이루어졌다는 사실이다. 한 대표는 당초 민주당과 시민사회세력, 그리고 진보정당세력을 따 껴안으며 통합의 리더십을 발휘하고 야권연대를 실현할 적임자라는 평을 받으며 대표직에 올랐다. 그런데 정작 대표가 된 이후 한 대표의 입에서 야권연대를 위한 의지가 담긴 말이 나온 적이 없다. 도대체 한 대표가 야권연대에 대한 의지를 갖고 있는 것인지 의심스러울 정도였다. 야권연대의 성사에 대한 일차적 책임을 지고 있는 제1야당 대표로서의 책임을 망각한 모습이었다. 도대체 지금 시기에 민주통합당 대표의 최우선적 과제가 무엇인가. 총선과 대선에서의 승리 아닌가. 그리고 그것을 위해서는 야권연대가 반드시 성사되어야 함은 주지의 사실이다. 따라서 한 대표는 그동안 제1야당 대표로서의 최우선적 과제를 방기하며 책임을 다하지 못해왔다는 비판을 피할 길이 없다. 

이제라도 한 대표는 야권연대의 추진에 자신의 몸을 던지는 결연한 모습을 보여야 한다. 지금 야권연대는 어느 특정 정당들 사이의 밥그릇 문제가 아니라, 정권교체의 발판이 되는 절박한 문제이다. 한 대표가 통합과 연대의 리더십 정신으로 돌아가 야권연대 성사에 최선을 다해주기를 주문한다.

(후기) 이 글을 쓰고난 직후에 민주통합당 야권연대특위(위원장 문성근)가 구성되었다는 기사가 나왔네요. 하지만 한명숙 대표의 적극적인 자세를 촉구하는 이 글의 논지는 변함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