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일 국회에서의 여야 충돌 때 민주당 강기정 의원의 얼굴을 주먹으로 가격하여 물의를 빚은 한나라당 김성회 의원이 "이유 여하를 막론하고 불미스런 일로 인해 국민 여러분과 당원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드린 점에 대해 대단히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사과를 했다.
그러나 김 의원이 자신의 입장을 밝힌 글을 읽어보면 사과문인지, 자신의 정당성을 강변하려는 것인지 분간이 안될 정도이다. 그는 "예산안 처리를 위해 본회의장으로 들어가려는 과정에서 야당 의원들과 당직자들에게 양손을 붙잡혔고 그 상황에서 강 의원과 민주당 당직자들로부터 7차례 폭행당해 얼굴 3곳에 상처가 나고 심한 멍이 들었다"며 "이후 강 의원을 한차례 가격하게 됐다"고 주장했다.
더 나아가 “국회 내에서 정당한 의정활동을 위해 본회의장에 입장하는 국회의원들을 물리력으로 가로막는 불법행위로 예산안 처리가 지연되면, 그 피해가 국민에게 돌아가는 것"이라며 "이를 막기 위해서는 누군가는 나서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강변했다.
사과라기 보다는 자신이 휘두른 주먹의 정당성을 설명하는 느낌이다. 더구나 폭행을 당해 병원에 입원해있는 강기정 의원이나 머리채를 잡히며 폭행당한 민주당 여성당직자에 대해서는 아무런 언급도 없었다. 이쯤 되면 그의 해명을 진정성있는 사과로 받아들이기는 어려워 보인다.
김성회 의원의 홈페이지에 가보면 그의 진심이 드러나고 있다. 그의 홈페이지에서는 '진상은 이렇습니다- 강기정의 무모한 도발과 김성회의 한방 응징'이라는 제목의 팝업창이 열린다. 거기에는 충돌 당시의 사진들과 그에 대한 설명이 게재되어 있다. 연평도교전도 아닌데 '도발'과 '응징'이라는 말은 도대체 무엇인지 모르겠다.
아래의 사진을 보면 자신이 강기정 의원을 주먹으로 가격하는 장면을 당당하게 보여주고 있다. 이어서 '주먹으로 얻어터진 직후'라며 피흘리는 강 의원을 조롱하고 있다.
그리고 이어지는 사진들. '얻어터진 민주당 강기정 선수' ... 자신의 폭력에 대한 부끄러움이나 책임같은 것은 조금도 찾아볼 수 없는 말들이다. 마치 초등학생이 친구를 주먹으로 패고 무용담을 늘어놓는 모습이라고나 할까....
이런 내용을 홈페이지에 버젖이 올려놓고 사과를 했다고 하니 그것이 사과이겠는가. 국회에서 주먹을 휘둘러 다른 사람을 피흘리게 하여 병원에 입원시켜 놓고도 부끄러움을 모르는 모습. 나는 이런 사람이 대한민국의 국회의원이라는 사실이 부끄럽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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