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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비평

이름까지 바꾼 김민선, 광우병 소송 벗어나길

배우 김민선이 ‘김규리’로 개명했다. 김민선의 소속사 TN엔터테인먼트 측은 오늘 "김민선이 어렸을 때 집안에서 부르던 이름 규리로 최근 개명했다"고 밝혔다.

김민선은 그동안 집안에서는 ‘규리’라고 불러왔다고 한다. 딸만 넷이어서 부모님이 아들을 낳고 싶은 생각에 김민선이라는 이름으로 호적에 올리기는 했지만, 가족들은 그대로 규리라고 불러왔다는 것이다. 그렇게 보면 커다란 변화는 아니라는 것이 소속사 측의 설명이다.

그러나 이름이 알려질대로 알려진 인기배우가 그동안 사용해오던 이름을 바꾸는 일이 어디 간단한 일이겠는가. 소속사 측은 말을 아끼고 있지만, 굳이 그렇게 한 이유를 짐작하기 어렵지 않다. 그동안 있었던 안좋은 일들에 더 이상 휘말리지 않고 심기일전하여 새 출발하겠다는 의지가 담겨있다는 해석이 대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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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선

돌아보면 김민선은 지난해 5월 자신의 미니홈피에 “광우병이 득실거리는 소를 뼈째 수입하느니 청산가리를 입안에 털어 놓는 편이 낫겠다”는 글을 올렸다가 보수단체들로부터 공격의 표적이 되는 일을 겪었다. 급기야는 미국산 쇠고기 수입 유통업체인 에이미트 측이 김민선을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하기에 이르렀다.

정진영을 비롯한 많은 동료 배우들과 네티즌들이 그를 격려하며 힘을 내라고 성원했지만, 아직 나이어린 배우가 그러한 공격들을 감당하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었을 것이다. 김민선은 자신이 주연한 영화 <정승필 실종사건>의 시사회에도 불참하는 등 마음 고생을 심하게 겪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그녀의 개명은 이제 그런 일들에서 벗어나 배우로서 연기에 집중하고 싶다는 바람이 담겨있는 것으로 받아들여진다. 광우병 발언으로 김민선이라는 이름이 워낙 세간의 입에 오르내려, 배우로서 그 이름 자체도 부담스러웠는지 모른다. 오죽하면 이름까지 바꿨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이제 그녀가 어려웠던 일들을 딛고 새로운 이름으로 새로운 출발을 하기를 함께 바란다. 그런데 새로운 출발을 가로막고 있는 일이 여전히 있다. 에이미트 측이 제기한 소송이다. 이 소송사건은 현재 재판이 진행중이다. 그동안 김민선 측과 에이미트 측은 변론기일을 통해 각자 자신의 입장을 밝혀왔다. 몇 달동안 진행되어온 재판은 아직 판결이 나지 않은 상태이다.

바라건대 에이미트 측은 굳이 판결까지 가는 상황을 만들 것이 아니라 김민선에 대한 소송을 이쯤에서 취하하는 것이 어떠하겠는가. 이미 광우병 발언 이후의 논란으로 어린 배우가 어려움을 겪을만큼 겪었다. 배우로서의 활동에도 여러 지장이 초래되었다. 표현의 자유라는 측면에서 에이미트 측도 여러 비판을 받아온 것으로 알고 있다. 그렇다면 이제 김민선을 상대로 한 소송은 이쯤에서 거두고 김민선이 새 이름과 함께 새 출발할 수 있게 해주는 것이 좋지않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