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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박원순의 불안한 선두, 안철수가 필요하다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무소속으로 출마한 박원순 후보의 선두 지키기가 불안해 보인다. 최근 발표된 여론조사 결과들을 종합해보면, 나경원 한나라당 후보가 박 후보를 추격하며 격차를 좁히고 있는 것으로 나타난다.

물론 조사마다 차이는 있지만, 한겨레와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가 지난 8일 가상대결 여론조사를 한 결과가 눈길을 끌고 있다. 이 조사에 따르면 박 후보는 48.8%, 나 후보는 42.8%의 지지율을 얻어 격차가 크게 좁혀진 것으로 나타났고, '반드시 투표하겠다'는 적극투표층에서는 박 후보가 48.6%, 나 후보가 47.6%로 나타나 오차범위 내의 혼전양상을 보여주었다. 안철수 원장이 양보를 하고 불출마선언을 한 이후 이제까지 박 후보가 비교적 큰 격차로 부동의 1위를 달려왔음을 감안하면 박 후보로서는 상당히 불안한 판세가 전개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사진=유성호


나 후보가 박 후보를 바짝 추격하고 있는 데는 여러 요인이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그동안 범여권의 분열에 따라 이완되어 있던 한나라당 지지층이 빠르게 결집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특히 박근혜 전 대표가 나 후보에 대한 지원의사를 명확히 밝힌 점도 그러한 결집에 탄력을 붙인 것으로 보인다. 또한 나 후보와 한나라당이 박 후보에 대해 대대적인 네거티브 공세를 벌인 것도, 그 정당성 여부를 떠나, 여권 지지층 결집에는 효과를 거둔 것으로 판단된다.

반면 박 후보는 자신에 대한 네거티브 공세에 방어와 해명을 하는데 매달리다 보니, 정작 자신에 대한 지지를 확장시킬 새로운 메시지를 내놓는데 실패하고 있다. 그러다보니 네거티브 공세를 펴는 나 후보 측이 선거쟁점을 만들어가며 주도권을 발휘하는 모습이고, 박 후보 측은 방어만 하다가 주도권을 잃고 있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박 후보가 겪고 있는 이러한 상황은 민주당에 입당하지 않고 무소속으로 출마한 선택이 낳는 결과라 할 수 있다. 만약 박 후보가 민주당 후보로 선거를 치르는 상황이었다면 상대 측의 네거티브 공세에는 당 차원에서 대응하며 역공을 취할 수 있었을 것이고, 후보는 자신의 메시지를 내놓으며 지지층을 확장시키는 선거운동 방식이 가능했을 것이다. 그러나 그동안 박 후보는 혼자서 공세를 막고 해명하는데 매달리다 보니 방어만 하다가 주도권은 놓는 상황을 맞게 된 것이다.

이러한 상황은 박 후보가 새로운 스타일과 방식으로 선거에 임하지 않는한 계속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시민들에게 강한 임팩트를 주지 못하는, 더구나 포지티브 선거를 표방한 박 후보의 선거운동 방식으로는 나 후보의 약점들을 효과적으로 공략하기 어려울 것이고 추격을 따돌리기가 쉽지 않을 것이다. 현재 박 후보와 관련된 약점거리들은 과대포장되어 인식되어 있는 상태이고, 나 후보와 관련된 약점들은 거의 들추어지지 않고 선거가 진행중인 상황이다.

기본적으로는 박 후보의 무소속 출마가 갖는 한계이고, 포지티브 일변도의 선거전략이 드러내는 한계이다. 거치게 말하자면, 박 후보가 선거를 치르는 방식은 너무 밋밋하고 약하다. 지금 정도의 방식으로는 자신과 나 후보의 정체성의 차이가 무엇이고 자격의 차이가 무엇인지를 유권자들에게 선명하게 부각시키기가 어렵다.
그럼에도 문제는 이러한 상황이 단시간에 쉽게 해결되기 어렵다는 점이다. 민주당 입당은 이제 끝난 문제이고, 박 후보의 스타일을 바꾸는 것도 무리이다. 선거전략이 단시간에 바뀌어 강한 전략이 나오기를 기대하는 것도 어렵다.

이대로 가면 박 후보의 당선에는 적신호가 켜지는 위기 상황이 있을 수 있다. 나 후보에게 역전당하는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의미이다. 박 후보로서는 자력만으로는 승리를 기대하는 것이 매우 불안한 상황에 접어들고 있는 셈이다.

물론 범야권이 결집한 선거대책위원회가 구성되어 지원에 들어갈 것이다. 공식 선거전에서는 ‘무소속 박원순’이 아닌 ‘범야권의 박원순’으로 비쳐지게 될 것이다. 그러나 이 역시 역전을 막을만한 결정적인 대책은 되지 못한다. 더구나 박근혜 전 대표가 나 후보 지원에 나설 때 예상되는 ‘박근혜 효과’를 내다보면 박 후보 측에서는 특단의 대책을 세워야 할 판이다.

결국은 안철수 원장에게 지원의 SOS를 쳐야 하는 상황이 된 것이다. 선거승리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는 상태에서 박 후보는 안 원장에게 선거지원을 요청하여 ‘안풍’에 힘입어 나 후보의 추격을 막아야 할 상황에 처해있는 것이다. 물론 안 원장이 지원에 나서지 않고서도 충분히 승리할 수 있는 판세라면 굳이 그러한 요청을 할 필요가 없겠지만, 현재 전개되는 판세로 보아서는 박 후보가 염치를 무릅써야 할 상황으로 판단된다.

안 원장은 이미 박 후보의 지원 요청시 "그 때 가서 생각해보겠다"고 말해 지원 가능성을 열어놓은 상태이다. 박 후보를 위해 큰 양보했던 안 원장이 박 후보가 어려운 상황에서 도움 요청의 손길을 내밀 경우 이를 뿌리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현재의 불안한 판세에 직면해서 박 후보는 안 원장에게 지원 요청을 할 결심을 해야 할 것이다. 박 후보가 나 후보의 역전시도를 막고 불안한 상황을 타개할 수 있는 가장 정확한 답은 바로 안철수 원장의 지원이다. 결국 서울시장 선거의 승부는 최종적으로 안 원장의 등장 여부에 달려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것이 그리 정상적인 장면이라고는 할 수 없겠지만, 현실임을 받아들이는데 주저할 필요는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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