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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MB와 최시중의 닮은꼴 독선 행보

이명박 대통령의 멘토라고 불리우는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 그가 9일 국회 예결특위에서 여당 의원과 설전을 벌였다. <머니투데이> 보도에 따르면 그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심의 강화 문제를 놓고 한나라당 정태근 의원과 물러서지 않는 설전을 벌였다고 한다. 

정 의원이 최 위원장을 상대로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의 SNS 심의 강화가 부적절한 조치라고 지적하자, 최 위원장은 "심의위원회에서는 반드시 심의를 해야 한다"고 맞섰다. 

정 의원이 다시 "이러니 이명박 정부가 표현의 자유를 억압한다는 얘기가 나온다"고 따지자, 최 위원장은 "이명박 정부는 표현의 자유를 억압한 적이 없다"고 맞받았다고 한다. 

최시중 위원장 자료사진 (사진=남소연)

정 의원이 이에 '미네르바' 박대성씨가 낸 전기통신기본법 471항에 대한 헌법소원 사건에서 헌법재판소가 '공익을 해할 목적으로 허위사실을 유포한다'는 법 조항 가운데 '공익'의 개념이 모호하다며 위헌 결정을 내린 사실을 지적했지만, 최 위원장은 "(표현의 자유를) 탄압한 게 아니라, 그 때는 그 법이 시행된 것 이니까 (법에 따라 처벌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다시 정 의원이 "무리하게 법집행을 하게 되니까 그런 일이 벌어진 것 아니냐"고 비판하자, 최 위원장은 "법을 시행하게 되면, 시행 과정에서 과오를 범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는 것이다. 

급기야 정 의원이 "과오를 범하는 것 자체가 대한민국 국민이 이 정부가 표현의 자유를 억압한다고 생각하게 하는 원인"이라고 지적하자, 최 위원장은 "그 문제에 대해 왈가왈부할 필요 없다"고 답하면서 왈가왈부라는 표현에 대한 사과 요구까지 나오는 상황이 되었다. 

이런 내용을 전해듣다보면 정말 대책이 안 선다는 생각이 든다. 이명박 정부 들어 표현의 자유에 대한 통제와 탄압이 계속되어왔다는 사실은 국내는 물론이고 세계적으로 알려진 일인데, 그 주역으로 지목되었던 방통위원장이 국회에 나와 아무렇지도 않게 이를 일축하는 답변을 하는 것은 오만불손의 극치라고 할 수 있다. 그같은 거짓말은 국회는 물론이고 국민을 우습게 아는 태도이다. “법을 시행하게 되면, 시행 과정에서 과오를 범할 수도 있다"는 식의 말은 자신들의 잘못에 대한 반성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무책임한 태도일 뿐이다. 

이명박 정부도 이제 임기말을 맞고 있다. 그동안 표현의 자유, 언론의 자유에 대한 통제정책으로 민주주의가 후퇴하였다는 비판이 끊이지 않았고, 그에 대한 분노가 표심을 통해 분출하고 있음은 이명박 정부 사람들도 보고 있는 현실이다. 그렇다면 이제라도 그동안의 잘못에 대해 조금이라도 성찰하는 태도를 보이고, 자신들이 물러나기 전에 표현의 자유를 원상회복시키려는 노력을 기울이는 것이 도리이다. 그러나 세상은 다 아는 사실을 자신은 모른다고 하는 최시중 위원장의 태도를 보면, 이명박 정부의 사람들은 끝까지 자신들의 과오를 바로잡을 의사가 없음이 확인된다. 

역시 이 대통령의 멘토다운 모습이다. 바로 이 대통령이 또한 그러한 독선적 모습을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한나라당 쇄신파 의원들은 이 대통령의 사과와 국정기조의 전환을 요구하는 서한을 청와대에 전달했다. 이 서한은 국민들 가슴에 와 닿는 대통령의 대국민 사과, 747공약의 폐기선언과 성장지표 중심의 정책기조 수정, 인사쇄신, 권위주의 시대의 비민주적 통치행위 개혁, 권력형 비리에 대해 투명하고 신속한 처리와 검찰개혁 등 '5대 개혁'을 촉구하는 내용을 담았다. 국민이 공감하는 시의적절한 내용들이었다. 그러나 청와대는 이 서한에 대해 즉각적인 유감을 표하여 불쾌한 반응을 드러냈다. 이 대통령은 아무런 언급이 없었다. 아무런 수용 의사가 없다는 얘기이다. 

그대신 등장한 것이 김효재 정무수석의 난데없는 FTA 서한이다. 김 수석은 여당 의원들에게 보낸 서한에서 한미FTA 반대세력을 반미세력으로 몰아붙이는 색깔론까지 들고 나왔다. 설마하니 정무수석이 대통령과 아무런 교감없이 그런 서한을 보냈으리라고는 생각되지 않는다. 결국 거기에도 이 대통령의 의중이 담겨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이쯤되면 최시중 위원장이나 이명박 대통령이나 막상막하이다. 두 사람 모두 조금의 성찰적 자세도 보여주지 않고 독선와 오만의 모습만을 드러내고 있다. 그래서 두 사람은 떼려야 뗄 수 없는 사이인지 모르겠다. 임기말을 맞으면서도 자신들에 대한 비판에 눈감고 귀막고 있는 두 사람을 보면 다음 대통령은 정말 잘 뽑아야겠다는 다짐을 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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