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정치

2040의 반란, 내년 총선.대선으로 이어진다

"공감과 소통을 중시하는 '디지털 노마드' 정당으로 거듭나도록 노력하겠다. 20, 30대 계층에 다가가는 정책과 소통의 장을 만들어서 그분들의 마음을 얻도록 하겠다" (한나라당 홍준표 대표) 

"20, 30대 뿐만 아니라 40대의 선택이 한나라당에 대한 반감을 표출했다. 40대를 포함한 젊은 세대들의 메시지에 대해서 깊은 고민이 필요하다." (한나라당 원희룡 최고위원) 

10.26 서울시장 선거 패배를 놓고 한나라당내에서 터져나오고 있는 목소리들이다. 서울의 젊은 유권자들은 대거 투표장으로 몰려가 여권세력을 심판하고 새로운 시민세력의 아이콘인 박원순 시장을 탄생시켰다. 전통적으로 야당지지 성향이 강했던 20, 30대 층 이외에도 40대층까지 이에 가세하여 선거의 승부를 결정지었다. 그 어느 때보다도 세대투표의 성격을 강하게 보여주었던 이번 선거에서 젊은 세대는 박원순 승리의 견인차로 떠오른 것이다. 

사진=남소연

이번 서울시장 선거는 과거 선거의 전통적 패러다임과는 다른 새로운 선거 패러다임이 정착하고 있음을 보여주었다. 

먼저 적극적인 투표를 통한 젊은 세대의 반란이다. 투표 당일 젊은 직장인들은 출퇴근 시간대에 적극적으로 투표에 참여했고, 이는 박 후보의 득표율을 끌어올리는 결정적인 견인차가 되었다. 오전 7시에 2.1%였던 투표율은 출근시간대인 오전 9시 집계에서 10.9%로 상승했다. 특히 승부를 가른 것은 퇴근시간대인 오후 6시부터 8시까지의 투표율이었다. 39.9%였던 투표율은 이 두 시간동안 48.6%8.7% 포인트나 치솟았다. 많은 젊은 직장인들이 퇴근후 투표장으로 가서 박원순 후보를 찍었던 것이다. 

젊은 유권자들의 적극적 투표는 곧 바로 박원순 후보의 득표로 연결되었다. 방송 3사의 출구조사 결과를 보면 젊은 세대가 박 후보에게 압도적 지지를 보냈음이 나타난다. 조사에 따르면 박 후보는 20대에서 69.3%(나 후보 30.1%), 30대는 75.8%(23.8%), 40대에서 66.8%(32.9%)를 얻어 나 후보를 큰 격차로 앞섰다. 

반면 나 후보는 50대에서 56.5%(박 후보 43.1%), 60대 이상에서 69.2%(30.4%)로 높은 지지를 얻었다. 승부를 가른 것은 20대에서 40대에 이르는 젊은 유권자들이었던 것이다. 특히 과거 선거에서 부동층으로 자리하며 유동적 투표 성향을 보였던 40대에서 박 후보(66.8%)가 나 후보(32.9%)보다 두 배가량 앞섰던 결과는 40대 또한 20~30대와 인식을 공유했음을 보여준다 

이번 선거에서 나타난 또 하나의 특징은 소셜선거였다. 선거에서 트위터나 페이스북같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의 영향력이 나타난 것은 근래 들어 계속된 일이었지만, 이번 선거에서를 통해 소셜선거의 영향력이 굳어졌다. 

박원순 후보는 이번 선거에서 SNS를 적극 활용하면서 투표율을 끌어올리는 동시에 자신에 대한 표를 확장시켰다. 선거 이전부터 트위터와 페이스북을 활발하게 해왔던 박 후보였기에 SNS 활용에 있어서 고지를 선점할 수 있었다. 여기에 중요한 역할을 한 것이 박 후보 멘토단에 속해있던 파워 트위터리언들의 역할이었다. 조국, 김여진, 이외수 등 트위터에서 수많은 팔로워들을 가진 이들의 목소리는 트위터를 통해 빠른 속도로 전파되고 확산되었다. 이는 젊은 세대의 투표참여를 유도하는 데에도, 박원순 후보의 득표를 높이는 데에도 큰 역할을 했다. 

한마디로 오늘의 정치, 사회, 경제적 현실에 불만을 쌓아온 2040 젊은 세대는 SNS라는 새로운 도구를 통해 소통하고 연대하면서 대거 투표장으로 향해 집권세력을 심판하는 선거결과를 만들어낸 것이다. 이같은 강한 세대투표의 경향, 그리고 이를 통한 젊은 세대의 반란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인가. 이는 2012년에 치러질 총선과 대선을 전망하는데 있어서 중요한 변수로 부상하고 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이번 선거에서 나타난 새로운 선거패러다임은 2012년에도 계속 이어질 것으로 판단된다. 

우선 현실에 대한 젊은 세대의 불만은 해결의 기미를 찾지 못한채 지속될 것이고, 이는 집권세력에 대한 심판의 의지로 계속 분출될 것이다. 고용과 실업문제, 등록금문제, 물가와 전월세난을 비롯한 산적한 민생문제로 인한 경제적 고통, 사회적 양극화에 대한 불만과 절망, 민주주의의 후퇴 등의 현실에 대해 젊은 세대는 계속 투표를 통해 자신들의 목소리를 낼 것이다. 

젊은 세대의 소통과 연대에 있어서 가교역할을 하고 있는 SNS의 성장세 또한 지속될 것이다. 국내 모바일 인구가 계속 급증하면서 SNS 이용인구 또한 그에 비례하여 급증하고 있다. 따라서 여론형성에 있어서 SNS의 영향력은 2012년에 더욱 강화될 것이고, 2012년 양대 선거에서 소셜선거의 성격은 더욱 분명해질 것이다.

이같은 변화는 일시적인 현상이 아니라 추세로서의 의미를 갖는다. 이 추세의 의미를 제대로 읽지 못할 때 선거에 제대로 대처할 수 없음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서울시장 선거가 끝난 뒤 한나라당에서는 이와 관련된 목소리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젊은 세대와 소통해야 한다는 얘기부터, SNS 분야의 역량을 강화하기로 했다는 얘기까지, 심지어SNS 관련 외부 명망가의 영입 얘기까지 나오고 있다.

그러나 막상 새로운 얘기들은 아니다. 한나라당이 선거에서 패배할 때마다 나왔던 말들이 다시 반복되는 것일 뿐, 그렇다고 구체적으로 새로운 답이 나올 것 같은 분위기도 아니다. 새로운 선거환경에 대처하는 문제는 자신을 그에 맞게 근본적으로 변화시키는 노력없이는 성공할 수 없는 일이기 때문이다. 

아무리 박근혜 전 대표라는 인물이 있다해도 큰 변화의 흐름에 맞서 이길 수는 없는 일이다. 박근혜라는 인물 하나에만 모든 것을 걸고 있는 한나라당은 정작 젊은 세대의 관심을 받을 수 있는 컨텐츠를 갖고 있지 못하다. 그것은 바로 한나라당의 위기를 의미한다 

여권세력이 선거환경의 변화에 대한 답을 찾지 못하는한 서울시장 선거 패배와 같은 결과는 내년에도 반복될 수밖에 없다. 현재로서는 2012년의 양대 선거가 범야권에게 유리한 환경 속에서 치러질 것이라는 전망이 가능하다. 오직 인물 하나에만 의존하는 박근혜 대세론이 더 이상 힘을 받기 어려운 이유이다.

아래 왼쪽에 있는 손가락 모양을 클릭하시면 이 글에 대한 '추천'이 됩니다, 여러분이 추천해주시면 이 글이 더 많은 사람에게 읽힐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