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연휴를 쉬고 개장한 국내 증시에 폭락사태가 빚어지고 있다. 16일 증시는 코스피 1400선이 순식간에 무너지면서 출발했다. 미국발 금융위기 때문이다.
서브프라임모기지 사태로 촉발된 미국 금융시장의 신용경색이 결국 리먼브러더스로 하여금 파산보호를 신청하도록 만들었다. 리먼에 이어 다음 차례로 지목받던 메릴린치는 뱅크오브아메리카(BOA)에 전격 매각됐고, 손실 확대와 주가 하락으로 궁지에 몰린 AIG는 결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에 지원을 요청하는 등 미국 금융계의 근간이 뒤흔들리는 사태가 발생했다.
'리먼 폭풍'에 국내증시도 폭락
마침 15일 한국을 비롯해 중국, 일본, 홍콩의 증시는 휴일인 관계로 문을 열지 않아 미국발 금융위기의 직격탄을 곧바로 맞지 않았지만, 이날 개장한 대만, 싱가포르, 호주, 뉴질랜드, 인도 등 다른 아시아 국가의 증시는 폭락세를 면치 못했다. 오늘 새벽 끝난 미국 증시도 마찬가지였다. 이제 전세계 증시가 흔들리는 상황이 된 것이다.
국내 증시도 오늘 문을 열자마자 폭락사태에 직면했다. 더구나 추석 연휴 직전에 증권사들과 일부 언론 사이에서 추석후 반등에 대한 기대가 나왔던 터라, 그 심리적 충격은 더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이 여전함에 따라 보수적인 관점을 유지하며 냉정한 분석을 하던 전문가들은 그 가능성을 내다보았던 상황이다. 이들은 리먼 등의 유동성 위기가 시장에서 매듭이 지어질 때까지는 증시의 본격적인 반등이 어려울 것이라며 투자자들에게 보수적인 접근을 주문했다
추석 전에 쏟아진 장미및 증시 전망들
그러나 이번에도 여러 증권사들은 장밋빛 전망을 내놓았다. 그리고 일부 언론이 거기에 가세했다.
지난 8일 코스피지수가 올들어 최대 상승폭을 기록하자, 많은 국내 증권사들은 본격 상승 추세는 아니더라도 약세장 랠리를 보일 가능성을 일제히 전망하고 나섰다.
개별 증권사 이름을 거명하는 것이 별 의미가 없기에 여기서 그러지는 않겠지만, 많은 증권사들이 장미빛 전망을 내놓았다.
추세반전의 패턴이 이루어졌으니 추가 상승 시도가 이어질 것이다. 코스피가 단기적으로 1630선을 돌파할 경우 추세 반전에 대한 기대가 더욱 공고해질 것이다, 기술적으로 단기 낙폭 과대에 따른 반등국면이 예상되며 1700포인트 전후까지 반등 목표치를 올려 잡을 필요가 있다, 코스피가 바닥권을 다지고 있으며 반등은 순차적으로 1500선, 1570선 회복 등으로 완만하게 일어날 것이다, 코스피지수는 추석 이후 1500선 위로 올라서는 한 단계 레벨업된 흐름을 보일 것이다.....
국내 증권사들이 내놓은 전망이다. 여러 언론들도 이같은 장미빛 전망을 보도하며 기대심리를 부추켰다.
“추석 연휴를 앞두고 투자자들의 발걸음이 한층 가벼워졌다. 지난달 말부터 이달 초까지 '9월 위기설'에 따른 불안감이 사그라들면서 증시가 회복세를 보이자 일반투자자들의 투자심리가 눈에 띄게 안정을 되찾고 있다. 아직 시장을 낙관할 수만은 없다는 조심스러운 분위기도 감지되지만,이제 투자자들의 관심은 오히려 상승세로 반전하는 '터닝 포인트'가 언제일지에 쏠려 있다. 금융시장 불안 우려에 주식 투매와 펀드 환매를 걱정하던 이달 초와는 사뭇 달라진 모습이다......이에 따라 오랜만에 친지.친구들과 모이는 이번 추석 때는 자연스럽게 증시 얘기가 화두가 될 것이란 게 증권사 일선 직원들의 관측이다.” (<한국경제신문> 9월 13일)
물론 ‘리먼 폭풍’을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나온 전망들이라 돌발적인 변수 앞에서 어찌할 도리가 없었던 점은 이해가 된다. 그러나 문제는 증권사들과 일부 언론의 이같은 장밋빛 전망이 번번이 투자자들을 혼란과 고통 속으로 몰아넣곤 한다는 점이다.
반복되는 장미빛 전망, 개미들을 울렸다
지난해 코스피 2천 시대가 열렸을 때 증권 전문가들과 언론들은 코스피 3천 시대를 예고하며 투자자들을 부추켰다. 그때 그 분위기 속에서 주식을 산 투자자들은 그 후 엄청난 손해를 보며 고통의 시간을 보내야했다.
이번에도 며칠간의 상황이기는 했지만, 아마 ‘추석후 본격 반등’이라는 전망에 솔깃해서 주식을 산 투자자들은 당분간 마음 고생을 해야 할 듯하다. 미국 금융시장의 불안이 어디까지 확산될 지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증시의 반등을 기대하기는 무리이다.
번번이 되풀이 되는 장면이다. 물론 증권사들은 증시의 분위기를 띄워야 영업이 되는 현실이 있고, 그래서인지 종종 기대심리가 전망에 반영되곤 한다. 또한 언론들은 자신의 분석을 결여한채 아마추어적인 중계방송식 보도를 하는 경우가 많다.
물론 투자는 기본적으로 투자자의 판단과 결정에 따른 것이다. 그 책임은 투자자에게 있다. 그러나 투자자들이 증권 애널리스트들의 전망이나 언론의 보도에 크게 영향을 받게되는 현실을 감안하면 ‘장미빛 전망’의 책임도 묻지않을 수 없다.
주식이 오를지 내릴지는 아무도 모르는 일이다. 그것을 내다볼 수 있다면 누가 돈방석에 오르지 못하겠는가. 증권 애널리스트들도 마찬가지이다. 언론도 그러할 것이고.....
그렇다면 더 조심스럽고 신중할 필요는 있어 보인다. 분위기에 힘입은 ‘감’이 아니라 냉정하고 객관적인 분석으로 전망을 하는 자세가 아쉽다. 자신들이 내놓은 장미빛 전망 때문에 고통받는 개미 투자자들을 생각하면 그렇지 않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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