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삼(YS) 전 대통령이 다시 김대중(DJ) 전 대통령을 향해 독설을 퍼부었다. YS는 DJ가 이명박 정부의 대북정책을 강력히 비판한데 대해, "김대중씨의 대한민국 정체성에 대한 끝없는 도전과 국기 문란에 대해 우리 국민은 더 이상 용서하지 않을 것"이라고 맹비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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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S는 왜 아직도 DJ를 비난할까
그는 또 "실패로 끝난 햇볕정책으로 노무현 정권까지 10년간 14조원이나 퍼줘서 북한이 핵실험을 하게 만든 장본인일 뿐만 아니라 김정일 독재체제를 연장시켜 북한 주민을 기아선상에서 고통받게 한 장본인"이라고 DJ를 비난했다. "무엇이 얼마나 두렵기에 지금까지 독재자 김정일의 대변인 노릇을 일관되게 하고 있는지 국민은 의심하고 있다"고 주장한 YS는, "김대중씨는 국민과 역사의 엄중한 심판을 받고야 말 것"이라고 경고했다.
말 그대로 독설과 비난이다. 대북정책에 대한 두 사람 사이의 생각차이를 감안해도 말이 너무 심하다. YS는왜 아직도 DJ를 향해 이처럼 험한 소리를 내뱉는 것일까.
YS와 DJ는 우리 정치사에서 오랜 라이벌로 자리해왔다. 물론 과거 민주화투쟁 과정에서 '양김'(兩金)은 종종 동지적 관계였다. 유신독재와 싸우던 시절 두 사람의 관계가 그러했고, 전두환 정권에 맞서 민주화투쟁과 직선제 개헌투쟁을 하던 시절이 그러했다.
그러나 양김은 숙명적으로 라이벌이 될 수밖에 없었다. 독재정권이 무너지고 나면 민주화세력을 대표하여 대통령이 될 수 있는 사람은 한명 뿐이었기에 양김은 결정적인 순간마다 분열하고 대결하는 관계가 되어버렸다. 양김의 분열로 6월항쟁의 열매가 노태우씨에게 찬탈당하는 사태가 빚어지기도 했고, 1992년 대선에서는 두 사람이 여야 후보로 대결하는 구도가 되기도 했다.
1922년 대선에서 승리한 YS는 그 뒤DJ 보기를 돌같이 했다. 집권 초반만 해도 YS는 DJ를 상대조차 않으며 파트너로 인정하지 않는 모습을 보이기까지 했다. 그러나 YS의 아들 김현철씨의 구속으로 레임덕이 본격화되면서 힘은 야당을 이끄는 DJ에게로 넘어갔고, 급기야 DJ는 1997년 대선에서 승리하여 YS가 초래한 IMF 위기를 극복하는 주역이 된다.
아직도 라이벌로 착각하는 것인가
결국 양김의 오랜 대결은 DJ를 최후의 승자로 남기고 끝나는 듯했다. 그러나 YS는 그같은 결말을 받아들이지 않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YS는지난 대선에서 이명박 후보를 지원하며 '진보정권 10년'에 종지부를 찍는데 앞장섰다. 이명박 정부가 들어선 이후에도 대북정책 등과 관련하여 극단적인 보수편향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그래서 DJ가 자신을 비판한 것이 아니라 이명박 정부의 대북정책을 비판한 것임에도, YS가 대신 나서서 DJ를 비난한 것이다. YS는 아직도 DJ라면 자다가도 일어나 쓴 소리를 하고 싶은 것일까.
대북정책에 대한 YS와 DJ 사이의 시각차이는 새삼스러운 일이 아니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정책의 차원을 넘어 인신공격적인 비방을 하는 것은 지켜보는 사람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YS가 개인적으로 DJ에게 어떤 생각이 맺혀있는지는 모르겠지만, 그래도 전직 대통령 사이에서 지켜야할 것이 있지 않겠는가.
이제는 퇴임도 하고 인생을 잘 정리해나갈 단계에 있는 '양김'이다. 이제 다시 DJ를 비난하고 나서서 무엇을 얻으려는 것일까. 설마 아직도 자신과 DJ가 라이벌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아니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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