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정치

MBC뉴스-이상득의 ‘대북접촉’ 진실게임

MBC 뉴스의 오보인가, 아니면 이상득 의원의 거짓말인가.

이명박 대통령의 친형 이상득 의원이 김정일 위원장의 측근과 최근 비밀접촉을 가졌다는 MBC 뉴스 보도를 둘러싸고 진실게임이 전개되고 있다.

MBC <뉴스데스크>는 어제 밤 뉴스 첫 순서에서 ‘대북 정보에 정통한 소식통’을 인용하여 “북한의 김양건 통일전선부장이 이명박 대통령의 친형인 이상득 의원을 만난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고 단독으로 보도했다. 이 보도는 “김양건 부장이 이상득 의원과 만난 시점은 지난 주말을 전후한 시기로 추정된다”며 “만난 장소는 베이징이 아닌 제3국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전했다.

사실이라면 대형 특종이다. 북한의 우리 측에 남북정상회담을 제의했다는 얘기가 꾸준히 나오고 있는 상황임을 감안하면 남북관계의 변화 가능성을 내다볼 수도 있는 사안이다. 더구나 접촉의 당사자가 대통령의 친형인 이상득 의원이라면 정치적 무게도 크게 실린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MBC <뉴스데스크> 화면

그러나 당사자인 이상득 의원과 청와대는 즉각적으로 강력히 부인하고 나섰다. 대통령 특사 자격으로 인도네시아를 방문중이던 이 의원은 어제 밤 보도가 나간 직후 "얼굴도, 이름도 잘 모르는 사람을 어떻게 만났다는 말이냐"며 "내가 김양건 부장을 극비리에 만났다는 보도는 100% 사실이 아니다"고 강하게 부인했다.

이 의원은 오늘 아침에 귀국하면서도 다시 한번 부인했다. 자신은 지난 15일과 16일 인도에서 국감을 진행한뒤 귀국해 다시 인도네시아로 갔다며, 북한 김양건 부장을 확실히 안 만났다고 대북 접촉설을 일축했다.

청와대도 즉각 부인에 나섰다. 이동관 홍보수석은 “그런 사실이 없다. 오보다”라고 단정했다. 다른 정부당국자들도 전혀 사실이 아니며 사실무근이라고 밝혔다.

워낙 당사자인 이상득 의원과 청와대가 부인하는 톤이 세기 때문에 MBC의 반응이 주목된다. 당사자들이 조금도 당황하는 기색이 없이 강력히 부인하니까 혹시 MBC가 오보를 낸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만약 그렇게 판명이 날 경우에는 MBC로서는 대형 악재가 될 가능성이 있다. 사안의 민감성을 감안할 때, 더구나 이 대통령의 친형이 당사자로 등장하는 내용이기 때문에 이를 놓고 MBC 보도 전반에 대한 공격이 있게 될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MBC는 오늘 아침 TV와 라디오뉴스를 통해 이 보도를 계속 내보내고 있다. 당사자들의 부인에도 불구하고 거두어들이지 않고 있는 모습이다. 다만 이상득 의원의 부인 내용이 추가되었을 뿐, ‘그같은 반응들은 예상되었던 바’라며 크게 개의치않는 반응을 보여주었다.

‘이상득-김양건 비밀접촉’ 보도를 둘러싼 진실게임은 MBC와 청와대 가운데 어느 한 쪽에 타격을 줄 것으로 보인다. MBC의 보도가 대형 특종인지 아니면 대형 오보인지, 귀추가 주목되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