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정치

SBS에 소송, 허경영 ‘명예’의 액수는 얼마

허경영씨가 SBS <그것이 알고 싶다> 제작진에 대해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하겠다고 밝혔다. SBS의 <그것이 알고 싶다>는 지난 17일 '신드롬 뒤에 숨겨진 진실, 허경영은 누구인가‘ 편을 통해 허씨의 실체를 다룬 바 있다. 그런데 허씨 측은 객관적이지 못한 사실을 보도하여 의도적으로 허경영 총재의 명예를 훼손했다면서 이같은 입장을 밝힌 것이다.

사실 방송을 앞두고 <그것이 알고 싶다> 제작팀에서 나에게도 전화가 왔었다. 허경영 관련 편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도움말을 구하기 위해서였다. 그런데 담당 작가가 나에게 물어보는 내용들이 너무 시시콜콜한 성격의 것들이어서 나는 “그렇게 같이 진지해지면 같이 코미디를 하게 되는 것 아니냐”고 물으며, 허씨가 주장하는 하나 하나의 사안에 대해 내가 언급할 가치를 느끼지 못한다고 답했던 적이 있다.

지난 2008년 1월에는 허경영씨가 나에게 영파를 보내겠다고 한 적도 있었다. 당시 MBC <PD수첩>에서 허경영씨의 실체에 대해 방송을 했는데, 마지막 부분에 나의 인터뷰가 들어갔다. '허경영 신드롬'에 대한 우려를 밝힌 짧은 내용이었는데, 이를 본 허씨가 화가 났던 모양이다. 당시 한 신문은 TV를 보던 허씨의 반응을 이렇게 전했다.

Ⓒ SBS <그것이 알고 싶다>

“방송에 출연해 허경영을 비판한 정치평론가를 두고는‘저 사람 이름적어 놓고 사진을 구해와라. 내가 손 좀 봐주겠다’고 으름장을 놨다. 자신의 신비한 능력을 지칭하는 ‘영파’(靈波)를 그 평론가에게 보내(혼내주)겠다고 말했다. 이 평론가 이야기를 할 때는 목소리가 꽤 높아지고, 얼굴도 상기됐다.”

이런 일도 있고 그래서 혹시라도 영파를 받을까봐 <그것이 알고 싶다> 팀과는 그 정도만 얘기하고 말았다. 물론, 그가 주장하는 내용들이 사실인지 거짓인지를 하나 하나 논하고 있는다는 것이 무의미한 일이라고 여겨서였다.

그래서 나는 이번에는 인터뷰도 하지 않았으니 영파를 받을 일이 없게 되었다. 하지만 <그것이 알고 싶다> 제작진은 거액의 소송을 당할지 모르는 상황이 되었다. 허씨 측은 PD와 제작진을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할 것이라며 “상상 이상의 고액 손해 배상을 청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허씨 측이 말하는 ‘상상 이상의 고액’은 얼마를 가리키는 것일까. 허경영씨의 명예는 액수로 따지면 얼마가 된다고 허씨 측은 주장하게 될까. 실제로 상상 이상의 고액 소송을 벌인다면 이 또한 뉴스거리가 될지 모르겠다. 인지대의 부담을 무릅쓰고라도 ‘상상 이상의 고액’ 소송을 벌일 것인지, 요즘 허씨의 행보를 보아서는 화제가 되는 일이라면 무슨 일인들 못할까 싶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