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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미국정부도 외면하는 천안함 ‘북한개입설’

미국 정부가 천안함 사고 원인과 관련된 ‘북한 개입설’을 적극적으로 부인하고 나서 눈길을 끌고 있다.

제임스 스타인버그 미 국무부 부장관은 29일 “침몰 사고 원인을 놓고 북한 연계 가능성을 배제하고 있느냐”는 질문에 대해 "사고에 제3자가 개입했다고 믿을 근거는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분명한 것은 충분한 조사가 이뤄져야 한다는 점"이라며", 하지만 그것이(북한의 개입이) 사고 원인이라고 믿거나 우려할 근거는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의 천안함 침몰 원인에 대해 충분한 조사가 필요하다고 전제하고는 있지만, 현 시점에서 북한의 개입에 따른 것으로 추정할 근거는 없는 상태라는 말로 해석되고 있다.

필립 크롤리 국무부 공보담당차관보도 정례브리핑에서 “북한 개입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는다”는 김태영 국방장관의 발언에 대해 "그에 대한 판단은 한국 정부당국에 맡겨야 할 것"이라고 말하면서도 "우리가 선체 자체 외의 다른 요인이 있었다는 사실을 파악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침몰한 천안함의 선수 부분 (사진은 옹진군청 제공) Ⓒ 뉴시스

미 정부 관리들의 이같은 언급들은 평소 남북한간 문제와 관련하여 한국 정부가 결론내리지 않은 민감한 사안에 대해 유보적이고 신중한 입장을 보여왔던 미국 정부의 태도를 감안하면 다소 이례적인 모습으로 비쳐진다. 천안함의 사고 원인에 대해 미국 정부는 북한이 개입되어 있지 않다는 상당히 분명한 판단을 갖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더구나 미 정부 괸리들의 이러한 입장표명은 한국에서 김영태 국방장관이 “북한 개입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는다”는 국회답변을 하는 등, 사고 원인에 대한 한국 정부의 기류가 변화하는 조짐을 보이는 가운데 나온 것이어서 주목된다. 한국 정부 내에서 사고 원인에 북한을 연계시키려는 조짐이 나타나는데 제동을 건 것으로 해석할 수 있는 장면이다.

미국 정부로서는 북한의 6자회담 복귀가 예상되는 현시점에서 아무런 근거도 없이 북한을 천안함 사고에 연계시키는 것을 원하지 않을 것이다. 한국 정부가 북한 개입설을 들고 나올 경우 당연히 북한의 강력한 반발이 예상되고, 북핵문제를 비롯한 한반도 정세가 다시 난기류에 휩싸일 것을 우려할 법하다. 따라서 아직까지 북한이 개입했다는 아무런 정황도 나오지 않은 상태에서 북한개입론을 제기하는 것은 무리이고 바람직하지 않다는 미국 정부의 의사표시가 나온 것으로 볼 수 있다.

보수성향 신문들이 구체적인 근거는 없이 북한 개입설을 부각시키며 바람을 잡고, 정부 안에서도 사고 원인을 그러한 방향으로 몰고가려는 움직임이 생기고 있는 가운데 미국 정부는 분명한 자기 입장을 밝힌 셈이다. 정부는 미국 정부의 견제에도 불구하고 북한 개입설을 계속 들고나갈 것인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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