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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신사답지 못한 검찰, 김준규 총장이 책임져야

“세상은 바뀌고 있습니다. 우리도 과거 60년의 수사 방식에서 벗어나야 합니다. 국민이 바라는 '신사다운 수사', '공정하고 투명한 수사', 진실을 밝히는'정확한 수사'로 패러다임을 바꿉시다.


오래 전에 나온 말이 아니다. 바로 지난해 929일 열린 전국검사장 회의에서 김준규 검찰총장이 했던 말이다. 그러나 그로부터 불과 6개월여 만에 검찰은 ‘비신사적인 수사’, ‘불공정하고 불투명한 수사’, 진실을 호도하는 ‘엉터리 수사’로 지탄받고 있다.

한명숙 전 총리에 대한 무죄선고, 그리고 이를 받아들이는 검찰의 모습을 지켜보노라면 정말 대한민국 검찰이 이렇게까지 망가질 수 있는가라는 탄식이 나오게 된다. 검찰은 이번 재판을 통해 구태란 구태는 다 보여주었다. 표적수사, 피의사실 공표, 유리한 진술을 받아내기 위한 회유와 압박, 불리한 증언을 한 증인에 대한 압박성 조사, 별건수사, 재판부의 판결에 대한 공개적 항의와 비난... 그동안 검찰이 보여왔던, 그래서 검찰 스스로 청산하겠다고 다짐했던 구태들이 이번에 다시 총출동하다시피 한 것이다. 그래서 한명숙 전 총리에 대한 재판은 검찰의 ‘구태 백화점’이라 불리울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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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준규 검찰총장 Ⓒ 유성호

김준규 총장은 6개월여 전에 자신의 입으로 말했다. “범죄 자체는 철저하게 수사하되, 수사 받는 고통은 최소한으로 줄여야 합니다. 의사가 환부만을 도려내듯 정교하게 수사하자는 것입니다. 별건은 별건으로 수사합시다.” 그러나 정반대였다. 검찰은 수사받는 고통을 최대한으로 안겨주었고, 별건수사는 결코 ‘별건’이 아닌 ‘연장전’으로 삼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그런데도 김준규 총장은 선고가 있던 바로 그날, “거짓과 가식으로 진실을 흔들 수는 있어도 진실을 없앨 수는 없다‘는 말로 판결에 대한 불만을 토로했다. 그에게 있어서 끝내 서울중앙지검 수사팀은 진실의 편이었고, 한명숙 전 총리는 거짓과 가식의 편이었던 것이다.


김준규 총장이 말하는 ‘진실’이라는 것이 도대체 어떤 것을 가리키는지는 알 길이 없지만, 그렇게 구태란 구태는 다 동원하면서도 완패한 검찰은 무엇인지 묻게 된다. 다시 한번 반복하지만 표적수사, 피의사실 공표, 유리한 진술을 받아내기 위한 회유와 압박, 증인에 대한 압박성 조사, 별건수사 등을 다 동원하면서도 결국 혐의를 입증하지 못했다면 이제는 입을 닫아야 하는 것이 검찰이 취해야 할 상식적 태도이다.

검찰이 지금 해야 할 일은, 재판부를 향해 연일 정치적 비난을 하고 별건수사를 통해 어떻게든 한명숙 전 총리의 발목을 잡겠다는 의지를 불태우는 것이 아니라, 자신들이 저지른 잘못이 어떤 것인가를 깨닫고 이제라도 반성하고 책임지는 모습을 보이는 것이다. 다시금 ‘정치검찰’의 오명을 자초하며 검찰에 대한 최소한의 신뢰마저 붕괴시킨 수사팀과 김준규 검찰총장은 마땅히 국민 앞에 책임지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 전형적인 정치검찰의 모습을 보인 수사팀, 그리고 그를 방치하고 아직도 두둔하고 있는 검찰수뇌가 자리보존을 하는 상황에서 어떻게 검찰에 대한 신뢰가 가능하겠는가.


우리는 한명숙 전 총리에 대한 수사와 재판과정을 통해 대한민국 검찰역사상 아마도 가장 ‘신사답지 못한 검찰’의 모습을 보았다. 김준규 검찰총장은 이제라도 자신이 책임지는 ‘신사다운 선택’이 무엇이어야 하는지, 진지하게 생각하고 결단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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