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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민주당의 야권통합 내분, 잔류 민주당으로 가려나

야권통합을 둘러싼 민주당의 내분이 심각한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민주당은 지난 23일 중앙위원회의를 열고 내달 17일로 예정된 야권통합을 위한 '원샷 전당대회' 방침에 대한 중앙위원들의 추인을 받으려 했지만 결론을 내지 못한 채 조만간 중앙위를 다시 열기로 했다. 이날 중앙위원회에서는 `통합 전당대회파'`단독 전당대회파'가 충돌하여 고성과 욕설이 오가는 격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이날 결론이 내려지지 못함에 따라 단독 전당대회파의 통합지연 작전은 일단 성공을 거둔 셈이고, 통합일정이 촉박한 통합 전당대회파는 일정에 쫒기게 되었다. 

민주당내의 갈등 양상을 보았을 때 야권통합에 대한 당내 합의를 도출하는 것이 쉽지않은 상황으로 보인다. 내달 17일 통합 전당대회를 갖고 단일 지도부를 선출하자는 입장과, 민주당의 독자적 전당대회에서 새 지도부를 선출한 이후 통합논의를 하자는 입장 사이에 접점을 찾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최악의 경우 민주당 전체가 통합에 참여하지 못한채 당이 쪼개져 잔류 민주당이 생겨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어 보인다. 

단독 전당대회파를 대표하고 있는 박지원 전 원내대표는 "합의가 되지 않으면 당헌당규와 합법적인 절차에 따라 진행해야 한다"면서 "민주당 전대를 열어 지도부를 뽑고나서 통합을 해야한다"는 주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자신이 만약 전당대회에서 대표에 선출되면 더욱 감동적으로 통합을 할 수 있다고까지 장담하고 있다. 

짐작하다시피 이들 단독 전당대회파는 호남지역의 현역의원들과 기타 지역의 원외인사들이 주축을 이루고 있다. 호남지역 의원들은 제1야당으로서 민주당의 지분이 보장되지 않는 통합이 자신들에 대한 공천물갈이로 연결될 것을 우려하고, 원외인사들의 경우 통합시 자신들에 대한 공천지분이 인정되지 않을 것에 대한 불안감을 갖고 있는 것이다. 결국은 내년 총선에서 공천문제가 조기 야권통합에 대한 이들의 참여를 가로막고 있는 셈이다. 

물론 제1야당으로서 민주당의 위상과 역할은 존중되어야 하지만, 그것이 기득권을 지키려는 움직임으로 연결되어 야권통합의 진행을 저해하는 요인이 되고 있는 현실은 유감이다. 결국 내년 야권의 총선승리와 정권교체라는 대의를 위한 야권통합이 기득권을 둘러싼 개개인들의 이해관계에 따라 좌우되는 모습이 되기 때문이다. 

이에 혁신과통합과 진보통합시민회의 등 민주당을 제외한 연석회의 참가자들은 "통합 결의를 기대했지만 아무런 결정이 이뤄지지 않은 것에 크게 실망한다"면서 "국민의 열망을 받아 안지 못하는 민주당의 현실을 개탄한다"고 민주당의 통합 전당대회를 촉구하는 입장을 밝혔다. 

현재로서는 민주당의 중앙위원회가 다시 열린다해도 통합안이 의결될 수 있을지 불확실한 상황이다. 다시 격렬한 내분이 빚어질 가능성이 크다. 민주당이 끝내 신설합당을 위한 절차를 정상적으로 밟지 못할 경우 민주당은 두 개로 쪼개지는 상황을 맞게될지 모른다. 만약 당내 의결이 이루어지면 단독 전당대회파가 통합에 참여하지 않고 잔류 민주당을 만들어 내년 총선에 독자출마하는 경우, 당내 의결이 이루어지지 못하면 통합 전당대회파가 탈당하여 신설합당에 참여하는 경우가 있을 수 있다. 물론 후자의 경우는 민주당으로서는 최악의 경우일 것이다. 

어떠한 이유로든 야권통합의 과제가 민주당내 기득권 수호 움직임으로 차질을 빚고 지연되고 있는 것은 답답한 일이다. 그러한 행동들은 야권의 분열을 연장시키는 것이라는 점에서 야권 지지자들부터도 외면받게 될 것이다. 설혹 정치적으로든 법적으로든 잔류 민주당이 생겨나 내년 총선에 독자 출마해도 전체 총선 흐름에는 영향을 주지 못하는 결과를 맞게 될 것이다. 다만 그렇지 않아도 국민에게 감동의 메시지를 주지 못하고 있는 야권통합 작업에 다시 찬물을 끼얹는 모양새의 결과가 우려된다. 

민주당이 단독 전당대회를 열어 새 지도부를 선출하여 당을 정비하고 야권통합을 추진하면 그 결과를 예측하기 어렵다. 그 때는 공공연하게 세력간 지분협상을 하는 모습이 국민의 눈에 들어올 것이고, 밥그릇을 둘러싼 진통은 야권통합의 효과를 크게 훼손할 위험이 크다. 야권통합도 때를 놓치면 어려워진다. 

민주당의 모든 세력과 인사가 개인의 이해를 넘어 대의를 우선하여 조기 야권통합에 참여할 것을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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