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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핏의 역발상 투자, 따라해도 될까


코스피 지수 1,000이 무너졌다. 세계 금융시장의 공포는 계속 확산되고 있다. 그린스펀 FRB 의장은 “백년에 한번 올까말까 한 금융 쓰나미‘라고 현재의 상황을 표현했다.

이런 가운데서도 주식을 사라고 권하고 나선 사람이 있었다. 투자의 귀재 워렌 버핏이다. 그는 말했다. 지금은 주식을 사야할 때라고. "다른 투자가들이 탐욕을 낼 때는 두려워해야 하고, 그 투자가들이 두려워할 때는 탐욕을 가져야 한다"는 역발상 투자론이다.

실제로 위기는 곧 기회였다

버핏 자신은 “미국 미래의 조각을 저가에 사들이고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지금의 나쁜 소식들은 5년, 10년, 또는 20년의 미래를 내다보는 투자가들에게 기회를 제공할 것"이라고 버핏은 내다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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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깃한 이야기이다. 코스피는 1년 사이에 1000p가 추락했다. IMF 위기 때의 하락률 64%에 근접한 상태이다. 투자자들은 주식을 내던지고 증시를 떠나고 있다. 그래서 다른 한 쪽에서는 증시 바닥론이 나오기도 한다. 증시가 바닥에 근접했을 때 나오는 현상들이 생겨나고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한국경제의 기초체력을 감안하면 과대낙폭이라는 것이다.

만약 바닥이 어디인가를 알 수 있다면, 현금을 동원할 수 있는 사람들에게는 재산을 증식하거나 혹은 부자가 될 기회이기도 하다. 우리는 과연 ‘버핏 따라하기’에 나서도 되는 것일까.

버핏이 말한 역발상 투자론이 근거없는 낙관론이 아님은 과거의 역사적 경험들이 말해주고 있다. 멀리 갈 것도 없이 11년전 IMF 위기 때의 기억을 떠올려보자.

위기는 곧 기회라는 말은 실제 상황이었다. IMF 위기는 많은 사람들에게 고통을 안겨주었지만, 반대로 적지않은 사람들이 IMF 위기를 거치면서 부자반열에 오르기도 했다.

당시 폭락했던 주식과 부동산을 헐값에 사들였던 사람들이었다. 다른 사람들이 공포에 질려 증시를 빠져나오고 대출상환을 위해 집을 헐값에 내던질 때, 그들은 선제적으로 움직였다. 그리고 몇 년 뒤 주식과 부동산 가격이 회복되고 대세상승기를 맞았을 때 그들은 부자가 될 수 있었다.

이러한 학습효과가 있기에, 버핏의 말들이 예사롭지 않게 들리는 것이 사실이다. 주식폭락으로 큰 손해를 본 사람들은 다시 그 ‘기회’의 시점이 언제인가를 찾게 된다.

지금 ‘버핏 따라하기’가 어려운 이유

그러나 과거의 경험만 신뢰하고 버핏을 무작정 따라하기에는 지금의 상황이 여러가지로 특수해 보인다. IMF 위기 때처럼 아시아만의 위기가 아니라 세계적 위기라는 점에서, 앞으로 실물경제의 위기가 어디까지 갈 것인가를 가늠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그 가능성이 적어보이기는 하지만, 혹여라도 세계공황에 필적하는 사태로 진전될 경우 증시의 바닥이 어디일지, 언제 회복이 가능할지는 알 수 없는 상황이 될 수도 있다. 증시가 어느정도 바닥에 근접한 것으로 보이기는 하지만, 이미 시장상황은 합리적인 예측이 큰 의미가 없는 상황으로까지 가버렸다.

코스피 1,000이 무너진 상황에서는 바닥을 논하는 것이 무의미한다는 얘기들이 나오고 있다. 공포에 휩싸인 시장은 악재 하나만 터져나와도 흔들리는 취약상을 드러내고 있다. 문제는 바닥을 누구도 예측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설혹 급격한 추가폭락은 어느 정도 진정된다 해도. 증시가 회복될 때까지 얼마나 시간이 걸릴지를 기약하기 어려운 것도 판단을 할 수 없게 만드는 요인이다. 세계대공황때 90%나 하락했던 미국 주가가 이전 가격을 회복하는데는 25년이 걸렸다. 일본의 주가는 ‘잃어버린 10년’을 끝낸 이후에도 전고점 회복이 이루어지지 못하고 있다.

물론 지금 우리 경제상황이 그런 경우와는 성격이 다르기는 하지만, 그래도 버핏이 말하는 역발상 투자에 나서기 위해서는 몇 년정도는 버틸 수 있는 여건이 구비되어 있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자기 돈을 갖고 주식을 살 수 있는 사람이야 언젠가는 회복이 되겠지 하고, 돈을 묻어두는 셈치고 부자의 꿈을 키울 수 있을지 모른지만, 대출이자를 감당하며 기다려야 하는 사람들에게는 자칫 또 하나의 위험요인이 될 수 있다.

결국 버핏이 말하는 ‘기회’는 현금을 동원하고 몇 년을 기다릴 수 있는 사람들에게는 해당이 되겠지만, 반대로 현금은 이미 다 날리고 대출이자 갚기에도 벅찬 사람들에게는 실현되기 어려운 ‘꿈’일 수밖에 없다. 위기를 거치고 나면 양극화가 더 심화된다는 이야기는 그래서 나오는 것같다.

버핏의 권고도 매력적이기는 하지만, 막상 ‘역발상 투자’를 실행에 옮기기에는 불안하기도 하고 여건이 불비한 것이 우리네 현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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