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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노회찬이 말하는 노무현 전 대통령

지난 16일 저녁 태터앤미디어 주최로 진보신당 노회찬 대표와 블로거들의 간담회가 있었다. 이 자리에서는 최근의 정국현안들에 대한 질문과 답변이 이어졌는데, 필자에게는 노무현 전 대통령에 관한 노 대표의 생각들이 특히 귀를 세우게 만들었다.

왜냐하면 노 대표는 노 전 대통령이 대통령 자리에 있었을 때 신랄하게 비판을 가한 진보인사 가운데 한 사람이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노 전 대통령 서거 직후 노 전 대통령 지지자들은 노 대표에게 댓글 등을 통해 불편한 감정을 드러내기도 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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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보신당 당사에서 열린 블로거 간담회


이제 노 전 대통령 49재도 지나고 충격도 다소 가라앉은 지금, 노 대표는 노 전 대통령을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 우리는 물었다.

문) 노무현 정부에 대한 평가는 어떠한가. 그리고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에서 얻은 정치적 교훈은 무엇인가?

답) 해방 이후 정부 가운데 가장 나은 정부가 노무현 정부였다고 본다. 상대적으로 가장 나은 정부였다. 가장 민주적인 정부였다. 정치적 민주주의를 발전시키는 데 역할을 했다. 진보적인 정부인가에 대해서는, 개혁적인 성향 강했다는 건 인정하지만, 나는 진보 보수를 경제정책으로 나눈다. 원하든 원치않았든, 경제정책은 진보적이지 않았다.

경제에 있어서 복지예산 많이 쓴 것은 평가할 부분이 있다. 그러나 빈부격차 커진 것이 사실이다. 그런 문제 대응하는 데 있어서 진보적인 정책적 노선을 견지하지 못했다고 평가한다.

노 전 대통령 생각이 진보적이지 못했나. 그건 아니다. 노 전 대통령의 생각이나 경향은 진보적이었다고 본다. 그러나 현실에서 나타난 방향은 그러지 못했다. 교훈이라면 현실에서 채우지 못한 부분을 채워나가야 한다는 것이 될 것이다.

우리는 노 전 대통령이 가다가 멈춰선 곳에서 다시 시작해야 한다. 1987년 이래로 정치 민주주의는 성장해왔지만 경제 민주주의는 후퇴한 측면이 있다고 본다.  경제 민주주의를 제대로 못했기 때문이다.

문) 노무현 정부는 소통이 잘됐다고 생각하나.

답) 노 전 대통령 때도 국민 정서에 자극을 주는 발언 적지 않았고, 적지 않은 국민이 반대하는 일을 추진하지 않았나. 이라크 파병은 국민이 반대했지만 또 하지 않았나. 그래도 지금과는 다르다. 지금은 근본적으로 역사를 후퇴시키는, 민주주의의 성과, 남북관계 진전을 5년 임기 대통령이 깔아뭉개고 있다. 역사의 후퇴를 감행하고 있기에 그에 대한 평가는 노무현 전 대통령 때와는 다르다고 본다.


<선데이 중앙>에 따르면 대통령 통치 방식과 국정운영 방식 바꿔야 하냐 말아야 하냐, 이대로 좋다가 9.4%, 바꿔야 한다가 83%이다. 정권 말기 지지율이다. 국민의 목소리 안 듣는 것이고 소통이 안된다는 것이다.

문) 노 전 대통령 서거 초기에 노 대표가 글 쓴에 대한 댓글을 보면, 생전에 왜 그리 비판했느냐고 험한 소리가 많았다. 어떻게 받아들였나.

답) 그는 한 나라의 대통령이었다. 나는 야당 국회의원이었다. 날카롭게 비판해야 하는 게 내 몫이었다. 충실히 잘했느냐고 물으면 모르지만, 왜 비판했느냐고 하면 그것은 위험하다. 문제가 있어도 비판하지 않았어야 했다고 한다면, 초중고 12년 동안 배운 상식과 다른 것이다. 노 전 대통령은 국회의원 되기 전부터 알고 있던 분이다. 사적으로도 가까운 분이었다.

(민주노동당 시절) 대통령 재임중에 우리가 국회의원이 되었을 때 청와대로 초청해주었다. 그 자리에서 “노 스타 이제 2명이 됐다”고 격려했다. 그러나 그 자리에서도 우리는 서로 격렬한 토론을 하다 왔다. 마음 숨기고 듣기좋은 얘기만 하는 그런 것이 아니다. 비판하는 것 자체가 문제라는 지적이라면 받아들이기 어렵다.

노회찬 대표는 노무현 전 대통령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그리고 노무현 정부가 역대 정부 가운데 가장 나은 정부였다고 평가하는데 주저하지 않았다. 그러나 야당 국회의원, 그것도 진보정당의 국회의원인 자신이 노 전 대통령이 잘못된 정책에 대해 비판한 것은 자신의 책임을 다한 것이었음을 강조했다. 노 전 대통령 서거 직후 노회찬 대표에 대한 불편한 마음을 숨기지 않았던 사람들에게 이같은 설명은 답이 될 수 있을까.

최근 최장집 교수는 "노무현 전 대통령의 죽음을 애도하는 것과 과거 정부의 잘잘못을 평가하는 문제가 동일한 것일 수는 없다“고 하여 논쟁을 불러오기도 했다. 노무현 정부 5년의 공과에 대한 객관적 평가는 앞으로 우리에게 주어진 공동의 과제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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