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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전두환 사람들의 평화의 댐 방문을 보니

전두환씨 일행이 19일 강원도 화천군에 있는 평화의 댐을 방문했다. 이번 방문에는 부인 이순자씨를 비롯한 일행 80여명이 동행했다고 한다. 아마도 근래에 있은 전씨의 외출 가운데서는 가장 규모가 컸던 것으로 생각된다.

그만큼 전씨에게는 이번 나들이가 작심한 성격의 것이었던 것 같다. 그동안 전두환 정권 아래에서 있었던 평화의 댐 모금운동에 대해서는 숱한 비난이 있어왔다. 북한의 수공(水攻) 위험을 과대 홍보하여 평화의 댐 모금운동을 정권안보용으로 삼았다는 비난이 그것이었다.

그러던 차에 얼마전 북한의 황강댐 무단 방류 사태로 인해 보수진영 일각에서 북한의 수공 위험을 다시 제기함에 따라 전두환씨도 차제에 자신의 명예회복을 원했던 것으로 보인다. 지만원씨 같은 경우 최근, “평화의 댐은 한마디로 효자댐"이라며 "평화의 댐이 그간 억울한 대접을 받았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평화의 댐을 찾는 전씨는 댐과 인근에 조성된 세계평화의 종공원, 폐 무기를 전시하는 아트파크 조성부지 등을 둘러봤다고 한다. 그리고 남긴 말. 

전두환씨 자료사진 ⓒ 권우성


"당시의 상황으로 봐서 평화의 댐 건설은 반드시 필요했다... 일부 사람들이 영구집권을 위한 수단이라며 반발도 있었지만 지금 와서 볼 때 북한 임남댐 방류에 대한 유일한 버팀목이 되고 있다."
"평화의 댐은 국민의 안보와 안녕을 위해서 반드시 필요한 시설인 만큼 관리에 만전을 기해 주길 바란다.“

그러나 아직도 정신을 못차린 모습이다. 우선 80여명의 일행을 거느리고 아직도 전직 대통령 행세를 하려는 모습이 보기 거북하다. 이 자리에는 정갑철 화천군수와 군부대, 수자원공사 관계자 등도 참석하여 현황설명을 했다고 한다. 전두환씨가 이날 시종 밝은 표정이었다고 하니, 오랜만에 많은 사람 거느리고 전직 대통령 행세를 하니 기분이 좋았나 보다.

그리고 분명히 해둘 것이 있다. 이번에 있은 황강댐 무단방류 사태가 전두환 정권 시절에 있었던 평화의 댐 모금운동을 조금이라도 정당화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설혹 안보차원에서 북한의 금강산 댐이 붕괴되는 최악의 상황에 대비할 필요가 있다 하더라도, 그것은 정부가 정부예산 갖고 대비책을 마련하면 되는 일이었다.

북한의 수공 위협을 과대포장하고 뉴스 시간마다 63빌딩 허리까지 물에 잠기는 그림을 보여주며 대대적인 소동을 벌일 일이 아니었다. 그것은 누가 보아도 국민안보용이 아니라 정권안보용이었다. 황강댐 사태로 마치 평화의 댐 건설이 재평가 받게된 것처럼 전씨가 나서는 것이 역시 보기 거북하다.

아직도 전두환씨 행차하면 따라나서는 사람이 80여명은 되니, 그들도 대단한 사람들이다. 그러나 부탁하고 싶은 것이 있다. 전두환씨 일행이 이런 식으로 언론에도 알리며 요란하게 행차하는 모습, 국민의 정신건강을 위해서 더 이상 안보여 주었으면 한다. 그것이 우리의 마지막 당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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