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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MB 로봇 물고기' 둘러싼 말 베스트 10

‘대통령과의 대화’에서 이명박 대통령이 소개한 로봇 물고기가 세간의 화제거리로 부상했다. 특히 로봇 물고기의 효용성에 대해 곳곳에서 기발한 말들이 쏟아져 나왔다.

먼저 이 대통령은 4대강 사업에 따른 수질오염 우려를 일축하며 영상화면까지 보여주며 이렇게 말했다.

“물고기 모양의 로봇이 강변을 따라다니며 수질이 악화된 지역이 있으면 그 지역에 대한 정보를 중앙본부에 보내는 식으로 수질을 관리할 것이다... 저건 로봇이다. 고기하고 같이 노는 거다. 하지만 낚시는 물지 않는다.”

로봇물고기가 있으니 수질오염을 막을 수 있을 것이다, 그런 얘기였다. 이 대통령의 발언이 있고 나서 청와대와 여당에서는 로봇 물고기에 힘을 실어주고 나섰다.

“물고기 로봇 동영상이 등장한 것은 숨겨놓았던 비장의 카드였다.” (청와대 관계자)

“특히 이번에 로봇 물고기를 보신 분들이 4대강 사업이 단순 토목공사가 아니라, 최첨단 공법과 IT기술이 접목된 사업이라는 것을 확실히 알게 되었을 것이다.” (한나라당 안상수 원내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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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여권의 이같은 로봇 물고기 엄호는 곧 빛이 바래게 되었다. 곳곳에서 로봇 물고기의 효용성이 없다는 지적이 잇따랐기 때문이다.

“남한강 수질이 1급수인데 로봇 물고기가 왜 필요해요? 보를 만들고 나면 문제가 있다는 것을 스스로 인정한 것 아니냐.” (민주당 정세균 대표)

"이 로봇 물고기는 아직 수족관 외에서 그 효용이 현장 검증되지 않았으며, 2010~2011년 중 스페인 항구에서 실험을 앞두고 있다. 그럼에도 대통령과 지식경제부는 마치 현장에서 사용을 해본 것처럼 홍보하고 있다." (최영찬 서울대 교수)

당연히 국회 환노위에서도 추궁이 이어졌다.

"이 로봇은 영국의 대학에서 해양오염에 대비해 연구되는 것으로 아직 수족관 외에 현장검증도 안 됐다. 이 대통령이 우리 기술이 발달해 수질오염을 방지할 수 있다고 얘기하는 것은 국민을 우롱하고 기만하는 것이다." (민주당 김상희 의원)

"국민들의 로봇 물고기의 재원 등에 대해서 의아심을 갖고 있다. 대통령이 정부 부처간 협의나 검토없이 `깜짝쇼'를 보여줬다." (민주노동당 홍희덕 의원)

"선진국에서 모의 실험단계에 있는 로봇 물고기에 대해 장관께서 막무가내로 믿어달라고 했는데 그 돈이 대통령 돈인가, 장관 돈인가" (추미애 환노위원장)

‘기존 물고기’들의 스트레스론도 등장했다.

“길이 1.5m짜리 로봇 물고기가 강을 휘젓고 다니면 기존 물고기들이 다 놀라서 스트레스를 받을 것이고 그게 오히려 환경파괴이다.” (민주당 김재윤 의원)

그러나 압권은 여당인 한나라당 차명진 의원의 발언이었다.

“홍수가 와서 로봇 물고기가 떠내려가면 어떻게 하나... 낚시꾼이 집어가면 어떻게 할 것인가.” (한나라당 차명진 의원)

이 예리한 질문 앞에 이만의 환경부 장관은 묵묵부답이었다고 한다. 이쯤되면 ‘로봇 물고기’논란은 한편의 코미디가 되어버렸다. 급히 먹은 밥이 체한다고, 아직 탄생조차 하지 않은 로봇 물고기는 국민에게 너무 일찍 공개되는 바람에 이렇게 망신만 당하고 말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