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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민주당의 예정된 패배, 정세균 대표 사퇴해야

한나라당의 완승, 민주당의 완패였다. 어제 치러진 7.28 재보선에서 민주당은 최대 승부처 서울 은평을을 비롯한 5곳에서 한나라당에게 패배함으로써 한나라당에게 승리를 안겨주었다.

그것은 조금도 놀랍지않은, 예정된 패배였다. 어째서 패배가 예정되었냐고? 두가지 이유 때문이었다.

첫째, 6.2 지방선거 이후 50여일 동안 민주당은 쇄신의 노력을 조금도 기울이지 않았다. 6.2 선거의 승리는 민주당이 잘해서 거둔 것이 아니라 어부지리의 결과이니 민주당도 쇄신에 나서야 한다는 요구가 많았지만 민주당 지도부는 그에 응하지 않았다. 정세균 대표의 입에서는 승리했는데 왜 쇄신 요구가 나오느냐는 식의 대답만이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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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정세균 대표 Ⓒ 남소연

둘째, 민주당은 이번 선거에서 이길 수도 없고 명분도 없는, 잘못된 공천을 했다. 이번 재보선의 승패를 가르는 은평을에서 흠결많은 구시대 정치인인 장상 후보를 공천한 것은 한나라당 이재오 후보를 도와주기로 작심한 것 아니냐는 반응을 낳을 정도였다. 장상 카드로는 이재오 후보를 이길 수도 없었고 다른 야당들을 설득하며 야권연대를 정상적으로 추진할 수도 없었다. 

이러고서도 민주당이 자신의 승리를 기대했다면 애당초 무모한 일이었다.

6.2 선거 이후 지난 50여일 동안 정치적 분위기는 여권에게 계속 안좋게 돌아갔다. 특히 재보선을 앞두고 터져나온 불법사찰의 실상, 강용석 의원의 성희롱 발언 등은 한나라당에게는 치명적인 악재였다. 그렇게 보면 한나라당은 6.2 선거 때보다도 더 나쁜 분위기 속에서 선거를 치른 셈이다.

그런데도 한나라당은 완승을 거두었다. 역시 한나라당이 잘해서는 아니었다. 6.2 선거 이후 한나라당도 반성하고 쇄신한 것 아무 것도 없다. 당의 얼굴만 바꾸었을 뿐, 그 한나라당 그대로였다. 그런데도 이번에는 한나라당 후보들이 대거 당선되었다. 바로 민주당 덕분이었다.

6.2 선거 이후 민주당은 쇄신 요구를 거부하며 자신의 기득권을 지키는데만 매달렸다. 재보선 공천은 민심에 부응하기 보다는 계파 안배에 따라 이루어졌고, 야권연대를 위해 양보하는 모습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었다.

재보선 패배 결과에 대한 민주당 지도부의 반응 또한 실망스럽다. 정세균 대표는 “국민 여러분들의 뜻을 겸허하게 받들겠다”고만 했을 뿐, 자신들의 잘못이 무엇인지에 대해서는 아무런 반성도 없었다. 6.2 선거 직후 청와대가 보였던 모습과 닮은 꼴이다.

민주당 홈페이지에 올라온 비난의 글들 Ⓒ 민주당

그런가 하면 다른 고위당직자들도 패배의 원인을 ‘승부처에서의 때늦은 단일화’에서 찾고 있었다. 이 역시 번지수를 잘못 찾은 진단이다. 그런 공천을 하고서도 후보단일화를 일찍 했다면 이길 수 있었다고 아직도 믿는 것인가. 다른 야당들이 다 양보해서 밀어주었는데도 18%p 차이로 패배했다면 이는 공천실패의 결과임을 고백해야 한다.

선거에서 패배하고도 민주당은 아직도 정신을 차리지 못하고 있는 모습이다. 국민에게 불행한 것은 이런 민주당을 갖고 2012년의 총선과 대선을 치러야 한다는 사실이다. 이대로 가다가는 민주당이 다음 대선을 속된 말로 말아먹을지도 모른다는 걱정마저 든다.

지난 6.2 선거에서 이명박 정부를 심판하기 위해 자신을 지지해주었던 민심을 민주당은 배신하고야 말았다. 이명박 정부를 심판하고자 하는 민심의 열기에 찬물을 끼얹은 민주당에 대한 분노는 확산되고 있다. 어제 밤 트위터 타임라인에는 한나라당에게 승리를 안겨준 민주당을 비난하는 글들이 줄을 이었다. 같은 시간 민주당 홈페이지 게시판에는 역시 민주당을 비난하는 의견들이 쇄도하여 접속이 마비될 정도였다.

자신들을 향한 이 분노 앞에서 민주당은 어떤 답을 내놓을 것인가.

이제 분명해진 것은 민주당의 전면적 쇄신없이는 2012년 정권교체도 어려울 수 있다는 점이다. 이제는 우리 시민들이 민주당을 향해 목소리를 내며 쇄신의 압력을 가해야 할 때이다. 그리고 민주당의 정세균 대표를 비롯한 지도부는 이번 재보선 패배의 책임을 지고 즉각 총사퇴하는 모습부터 보여야 한다. 그것이 민주당에게 성난 국민에 대한 최소한의 도리이다.

민주당이 다시 태어나야 한다는 것은 세상은 다 알고 민주당만 모르는 비밀이 되고 있다.이 민주당을 어찌할 것인가. 국민의 걱정거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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