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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유시민 단일후보’가 한명숙도 살릴 수 있을까

6.2 지방선거 경기지사 선거에서 민주당과 국민참여당의 단일후보로 유시민 후보가 선출되었다. 두 당은 후보단일화 경선에서 참여당 유 후보가 50.48%의 득표율로, 49.52%를 얻은 민주당 김진표 후보를 근소한 차이로 누르고 단일후보로 선출됐다고 발표했다. 정말 박빙의 차이였다.

진보신당 심상정 후보, 민주노동당 안동섭 후보는 이번 단일화에 참여하지 않아 아직 완전한 야권단일화는 되지 못하지만, 경기지사 선거는 일단 한나라당 김문수 후보와 유 후보 간의 양자대결 구도로 압축되는 모습이다.

이제 ‘유시민 단일후보’의 등장이 선거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선거전의 공식 개막을 앞두고 야당은 예상보다 부진한 상황을 면하지 못하고 있다는 분석이 많이 나오던 상황이었다. 특히 기대했던 서울시장 선거에서 한명숙 후보가 상승탄력을 받지 못하면서 이번 지방선거에 대한 야권의 위기감이 고조되던 차였다. 한나라당은 당초 우려보다 괜찮은 분위기를 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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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과 참여당의 '유시민 단일후보' 선출 장면 Ⓒ 유성호

이런 상황에서 경지지사 선거의 구도변화는 판세에 적지않은 변화를 가져오는 계기가 될 가능성이 있다.

무엇보다 눈여겨 봐야할 점은 6.2 지방선거의 정치적 성격이 한층 선명해지게 되었다는 사실이다. 유시민 후보의 단일후보 선출로 야권에서는 전국적으로 ‘친노 벨트’가 구축되게 되었다. 유 후보 이외에도 서울(한명숙), 강원(이광재), 충남(안희정), 경남(김두관) 지사 선거에 친노 인사들이 대거 출전한 상태이다. 이들의 대거 출마는 오는 23일 노무현 전 대통령 1주기를 거치면서 이번 선거에서 전-현정권 간의 대결구도를 한층 선명하게 할 것으로 보인다. 아직까지 선거전에서 민주당이 현정권과 각을 세우는데 성공하고 있지 못한 상황을 감안하면 야권은 ‘친노 벨트’의 효과에 기대를 걸어야 할 상황으로 보인다.

물론 현재의 야권 지지자들이 모두 ‘친노’를 지지하는 것은 아니다. 야권 지지층 내부에서 ‘친노’에 대한 호.불호의 태도가 섞여있음은 주지의 사실이다. 그러나 정권심판론을 이번 선거에서 우선적인 명제로 받아들이고 있는 야권 지지층이라면, ‘친노’에 대한 과거의 인식 차이를 뛰어넘어 ‘야권 단일후보’를 선택할 가능성이 커 보인다.

특히 선거 기간중에 노 전 대통령의 1주기를 맞게 되는 상황은 ‘친노’에 대한 기존의 정치적 태도보다 ‘추모의 정서’가 갖는 영향력을 높일 가능성이 크다. 유시민 단일후보 선출은 전-현정권 간의 대결에 대한 관심을 높이면서 경기지사 선거는 물론이고 전국의 선거판세를 한 차례 요동치게 만들 가능성이 있는 새로운 변수로 분석된다.

그동안 야권에서는 민주당의 한명숙 서울시장 후보가 전국적으로 야당 바람을 불러오는 기폭제 역할을 하기를 기대했다. 그러나 아직까지 ‘한명숙 효과’는 나타나고 있지 않다. 선거전략의 부재, 후보의 소극적 행보에 대한 지적이 잇따르는 가운데 한명숙 후보는 자기 하나 건사하기도 쉽지않은 상황이 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이루어진 ‘유시민 단일후보’의 등장은 이제 거꾸로 유시민이 한명숙까지도 살리는 ‘유시민 효과’로 연결될지에 대한 관심을 낳게 한다.

물론 ‘유시민 효과’가 가능하기 위해서는 여러 벽을 넘어야 한다. 야권 단일후보의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는 야권의 진정성있는 연대가 중요하다. 그래야 야권 지지층의 온전한 결집이 가능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중요한 것은 유시민 후보 자신이 자신에 대한 호.불호의 벽을 넘는 새로운 모습을 보이는 일이다. 고정적 지지층도 많지만, 반대로 거부층이 많다는 통설을 넘어서기 위해 일신하는 모습을 보이는 것, 그것은 결국 유시민 후보 자신의 몫이 될 것이다.

‘유시민 단일후보’ 선출은 6.2 선거에 대한 유권자들의 주목도를 높이며 다시 많은 관전거리를 제공하게 된 것만은 분명해 보인다. 그 효과가 얼마나 될 것인지, 이번 선거의 중요한 관전 포인트가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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