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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김문수 후보의 여론조사 재갈물리기

 여론조사 결과가 여당 후보에게 불리하게 나왔다는 이유로 검찰의 수사를 받는 것이 과연 온당한 일인가. 한나라당 김문수 경기도지사 후보 측의 <폴리뉴스> 고발, 그리고 이에 따른 검찰 공안 1부의 수사착수가 논란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김문수 후보 측은 최근 <폴리뉴스><아시아경제>가 다른 언론사들의 조사와는 달리 유시민 후보에게 유리한 여론조사를 하여 자신을 앞서거나 격차가 근접했다는 보도를 했다는 이유로 두 매체를 검찰에 고발했다. 특히 김 후보는 <폴리뉴스>가 “특정 후보에게 유리한 내용의 여론 조사를 실시한 혐의”를 주장하며 “신뢰성이 대단히 부족(응답률 5.1%)한 상태의 경기도지사 후보 선호도 여론조사 결과를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하고, 타 언론사에서 인용보도하도록 한 혐의”가 있다고 고발장에서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폴리뉴스> 측이 공개한 여론조사 문항을 확인해보면 김 후보 측의 그같은 주장은 납득하기 어려움을 쉽게 알 수 있다.

한나라당 김문수 후보 Ⓒ 유성호


<폴리뉴스>가 공개한 설문내용을 보면, 먼저 표본조사를 위한 ‘성별’과 ‘연령’에 대한 질문이 있은 이후에 세 번째 질문으로 ‘선생님께서는 이번 62일 경기지사 선거에서 누구를 경기지사로 지지하십니까’가 나온다. 그 보기로는, ①기호 1번 한나라당 김문수 후보기호 7번 진보신당 심상정 후보기호 8번 국민참여당 유시민 후보‘잘 모르겠다’가 나와있다.

이는 통상적인 선거여론조사들의 질문과 다를 바가 없다. 특히 이 질문은 ‘성별’과 ‘연령’을 묻는 질문에 이어 바로 나왔기 때문에 특정 후보에게 유리하게 받아들여질 소지는 전혀 없었다. 따라서 이 여론조사가 ‘특정 후보 지지 의도’를 갖고 있었다는 김 후보 측의 주장은 아무런 근거를 발견하기 어렵다. 김 후보 측이 최소한의 사실관계 확인조차 없이 단지 자신의 입맛에 맞지않는 조사결과가 나왔다는 이유로 고발을 했다는 판단이 들 수밖에 없다.

현행 공직선거법 108조는 특정 정당 또는 후보자에게 편향되는 어휘나 문장을 사용하여 질문하거나 조사의 의도에 따라 응답을 유도하는 방법으로 질문하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다. 그러나 <폴리뉴스> 여론조사의 질문은 이 어디에도 해당되지 않는 경우이다.

그럼에도 김 후보 측이 <폴리뉴스>를 검찰에 고발하고, 더구나 고발을 취소하라는 요구조차 거부하는 것은 여론조사에 대한 여당 후보의 탄압행위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만약 특정 여론조사의 신뢰도를 문제삼으려면 조사기법 등에 대해 구체적 근거를 갖고 반박을 하면 되는 일이다. 조사방법에서 어떤 문제가 있었던 것인지에 대해서는 아무런 설명도 못하면서, 단지 자신의 지지율이 다른 여론조사만큼 안나왔다는 이유로 고발을 하는 것은 상식에서 벗어난 모습이다.

더구나 특정 시점에서 어느 여론조사의 결과가 정확한 것인지는 누구도 예단할 수 없는 일이다. 김 후보 측은 <폴리뉴스>의 조사결과가 다른 언론사들과 다르다고 펄쩍 뛰지만, 거꾸로 <폴리뉴스>의 조사 결과가 가장 정확할 수도 있는 일이다. 조사방법에 대한 구체적 지적없이, 단지 결과가 다르다고 이를 배척하는 것은 여론조사에 대한 무지를 고백하는 것밖에 되지 않는다.

김 후보 측이 문제삼고 있는 낮은 응답률도 다른 ARS 조사들의 응답률과 크게 다르지 않은 것으로 파악된다. 김 후보 측이 낮은 응답률을 문제삼으려면 다른 대부분의 ARS 조사에 대해서도 같은 태도를 취해야 할 것이다. <폴리뉴스>의 경우는 오히려 응답률을 자신해서 공개하여 참고하도록 함으로써 조사결과에 대한 추가적 정보를 제공한 셈이다.

결국 <폴리뉴스>에 대한 김문수 후보 측의 고발은 자신에게 불리한 결과가 나온 여론조사는 아예 발표조차 못하도록 하려는 구시대적 탄압행위이다. 김 후보 측의 고발이 근거없는 무고행위임은 차후 밝혀지겠지만, 문제는 해당 업체들이 입게 될 심각한 명예훼손이다.

아무리 여당의 힘있는 후보라 하더라도 이렇게 무분별하게 권력을 휘둘러서야 되겠는가. 여당 유력 후보의 오만한 모습을 보는 것 같아 심히 유감이다. 김문수 후보는 이제라도 무분별한 고발들을 철회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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