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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한나라당 쇄신파의 용두사미 3일천하

한나라당 초선 의원들의 쇄신 목소리는 결국 ‘3일 천하’로 끝나는 모습이다. 한나라당 초선 의원 50명은 지난 11일 연판장까지 돌리며 고강도의 당.정.청 쇄신을 요구하고 나섰다. 그리고 이를 추진하기 위한 ‘쇄신 모임’까지 결성하기로 했다.

그러나 그로부터 사흘 뒤인 지난 14일 이명박 대통령이 라디오연설을 한 이후 이들의 쇄신 목소리는 사라졌다. 연판장을 돌렸던 초선 의원 가운데 16명이 어제 모였는데, “향후 국정운영 기조에 큰 변화가 있어야 한다는 초선의원들의 고민이 상당 부분 반영된 매우 의미 있는 연설이었다"고 평가하며 이제는 지켜보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는 후문이다.

그런가 하면  친이계 초선 의원 모임인 `선진과 통합' 소속 의원 20명도 어제 모임을 가졌는데, 이들은 앞으로 초선 쇄신모임에 참석하지 않기로 했다고 한다.  "당내 화합 없는 쇄신책은 사상누각"이라는 이유이다. 이들 가운데는 연판장에 서명했던 의원 8명도 포함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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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 초선의원 토론회 장면 Ⓒ 남소연

6.2 지방선거의 패배에 따라 대대적인 쇄신운동이라도 벌일 것 같던 초선 의원들의 움직임은 이렇게 용두사미로 끝날 전망이다. 그러면 이 대통령이 연설을 통해 이들의 쇄신 요구를 대부분 수용했기 때문일까.

이들 초선 의원들은 긍정적으로 말한다. 이 대통령이 자신들의 쇄신 요구를 상당 부분 받아들였기에 이제는 지켜볼 때라는 것이다. 그러나 지켜보는 사람들의 입장에서는 대단히 의아하다. 이 대통령의 연설문을 아무리 다시 읽어보아도 무엇 하나 속시원한 쇄신책을 제시한 것을 찾기 어렵기 때문이다.

한나라당 초선 의원들은 이 대통령이 인적 개편 요구를 받아들인데 고무된 표정이지만, 막상 무엇이 달라지는 것인지 알기 어렵다. 시기도 그렇고, 개펀의 대상, 그리고 개편의 대안도 불분명하다. 이 대통령은 어떤 책임을 묻는 개편이 아니라 ‘시스템의 효율화’를 위한 개편을 말했다. 그렇다면 어떤 성격의 인적 개편이 될 것인지는 오리무중이다. 무엇을 위한 개편이 될지, 모든 것이 이 대통령의 뜻에 달려있는 상황이다. 그동안의 국정운영에 책임을 져야 할 인사들은 제대로 물러날 것인지, 새로 들어설 인사들은 국민의 신망을 받을 수 있는 사람들일 것인지, 아직 짐작하기 어렵다.

무엇보다 심각한 문제는 국정기조의 전환에 관해 이 대통령은 아무런 말이 없었음에도 초선 의원들은 이를 받아들였다는 것이다. 세종시 수정 문제를 국회표결에 맡기겠다거나, 4대강 사업과 관해 소통을 강화하겠다는 정도의 언급을 의미있는 변화로 받아들이기는 어렵다. 더욱이 심각한 논란이 따르고 있는 민주주의 후퇴 정책, 표현의 자유에 대한 탄압, 대결적 대북정책 등에 관해서는 아무런 변화의 기미도 없는 상태이다.

이렇듯 막상 손에 잡히는 쇄신의 내용은 없는데도 한나라당 초선 의원들은 이 대통령의 연설을 반기며 받아들였다. 그들의 잣대는 애당초 민심의 잣대와 달랐던 것일까. 그러고 보니 이 대통령의 '젊고 활력있는 정당론'이 있었다. 이 대통령의 이 언급은 앞으로 한나라당의 젊은 세대에게 역할을 부여할 것이라는 기대를 심어주었다. 그래서인가. 한나라당의 젊은 의원들이 7월 전당대회에 경쟁적으로 출사표를 던지고 있다.

그들의 관심은 결국 그것이었는지, 한나라당 ‘쇄신파’의 마음은 이미 콩밭으로 가있다. 정작 쇄신의 내용이 무엇인지 우리는 알 길이 없건만, 그 정도면 됐다고 하면서 말이다. 이래서 한나라당 쇄신파가 콩으로 메주를 쑨다고 해도 우리는 믿을 수 없음을, 그들이 양치기 소년이 될 수밖에 없음을, 쇄신파의 용두사미식 ‘3일 천하’는 보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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