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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복게재 남발하는 인터넷 진보언론

달을 보라고 손가락으로 가리켰는데, 오늘은 그 손가락에 대한 이야기를 좀 해야겠다. 본질에서 벗어난 문제일지 모르지만, 누군가가 한번쯤은 짚을 필요가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나는 평소 인터넷 진보언론매체 사이트를 수시로 접속한다. <오마이뉴스> <프레시안> <데일리 서프라이즈> <미디어오늘>....... 내가 하는 일이 시사평론이라 어떤 이슈가 어떤 시각에서 다루어지고 있는가를 파악하기 위해서도 하루에도 수십번씩은 접속을 하곤 한다.

똑같은 글들이 눈에 띄는 진보언론매체 사이트

그런데 이곳에 가도 볼 수 있고 저 곳에 가도 볼 수 있는 똑같은 글들이 종종 눈에 띈다. 특히 앞에 소개한 매체들 사이에서 그같은 현상이 심하다.

사례를 하나 들어보자. 29일 <오마이뉴스>에는 이태경 토지정의연대 사무처장의 ‘전여옥 의원이 비난한 종부세의 업적’이라는 글이 실려있다. 그런데 똑같은 글이 제목만 달리하여 <프레시안> <미디어오늘> <뉴스앤조이>에도 실려있다. 중복게재인 셈이다.

그나마 <오마이뉴스> 경우에는 이럴 때 중복게재 사실을 밝히고 있다. “이 기사는 프레시안, 미디어오늘, 뉴스앤조이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라고 밝히고 있다.

그러나 다른 매체들 경우에는 그같은 중복게재 사실을 밝히지도 않고 있다. 일단 독자에 대한 예의가 아니다.

그런데 근래 들어 이런 사례들을 많이 접하게 된다. 아마 글쓴이의 입장에서는 자신의 글을 여러 매체의 많은 독자들이 읽도록하고 싶은 욕심이 있을 것이고, 해당 매체도 좋은 글이라고 생각하여 중복게재하는 경우일 것이다.

중복게재 의존하려면 통폐합하는게 낫지않나?

그러나 독자의 입장에서는 똑같은 글이 사이트마다 똑같이 게재되어있는 모습이 그리 달갑지는 않다. 단지 독자에 대한 예의 차원때문만은 아니다.

기본적으로 인터넷상에 존재하는 진보매체들이 각자의 색깔과 정체성을 가져야 한다고 믿기 때문이다. 큰 범주에서는 진보매체라 분류할 수 있지만, 저마다의 색깔과 논조를 갖는 것이 매체의 발전이나 독자들의 요구에 부합되는 것이라 생각한다.

여러 매체들이 하나의 똑같은 글로 자신들의 생각을 드러낼 수 있다고 판단한다면, 굳이 여러 매체들이 운영될 이유가 없고 통폐합을 하는 것이 나을지 모른다. 여러 진보매체가 존재하는 이유는 각자의 정체성이 다를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일 것이다.

중복게재 남발, 너무 쉽게 만들려는 것 아닌가?

종부세 완화에 반대한다고 해서 모두가 같은 얘기를 하는 것은 아니다. 어떤 논리에 입각하여 어떤 부분에 반대하느냐, 어떤 대안을 갖고 얘기하느냐에 따라 ‘10인 10색’의 주장이 나올 수도 있다.

비슷하다고 해서 모두가 같은 것은 아니다. 그리고 그렇게 되면 하나로 획일화가 된다.

진보매체 안에서도 다양한 의견과 주장들이 개진되도록 노력할 필요가 있다. 하나의 글로 논리적 통일을 가져오는 식이 된다면 화석화되고 고정화된 주장에 갇혀버릴 위험이 있다.

중복게재에 관대한 진보매체들의 모습은 자기들의 매체를 너무 쉽게 생각하고 만드는 자세는 아닐까. 여러 가지로 어려운 여건임을 알고도 남음이 있지만, 중복게재를 남발하는 모습은 그리 고와보이지 않는다.

오마이뉴스는 오마이뉴스의 것을, 프레시안은 프레시안의 것을, 데일리 서프라이즈는 데일리 서프라이즈의 것을 보여주기 바란다. 힘들어도 그것이 정도이다.
내가 너무 까칠한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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