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이사회는 청와대의 들러리?

블로그 only 2008/08/20 17:30 Posted by 유창선
 

KBS  후임 사장 선출이 고비를 맞고 있다. 정연주 전 사장이 낸 해임 집행정지 신청에 대해 서울행정법원이 기각결정을 내렸다. 이에 따라 KBS 후임 사장 선출도 속도가 붙게 되었다.


후임 사장 선출, 새 국면


이런 가운데 김인규 전 KBS 이사의 응모 포기 선언에 따라 후임 사장 선출구도가 새 국면을 맞고 있다. 후임 사장은 KBS 내부 출신으로 가닥을 잡았고, 김은구 전 이사 등이 유력하다는 보도가 나오고 있다.


KBS 이사회가 25일에 후임 사장을 제청할 예정이라고 하니, KBS 후임 사장은 조만간 윤곽을 드러내게될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한가지 의아한 점이 있다. 현행 방송법에 따르면 KBS 사장은 이사회의 제청으로 대통령이 임명하게 되어있다. 어떤 인물을 KBS 사장으로 제청할지는 이사회의 고유 권한이다.


KBS  이사회도 지난 13일 이사회를 마치고 "후임 사장은 사내외의 다양한 여론은 반영하되 외압은 배제하는 독립적인 선정 원칙을 지킬 것"이라고 밝혔다.
 
'외압 배제'라 함은 이사회 외부 누구의 간섭이 아니라 이사회 자체의 판단에 따라 후임 사장을 제청하겠다는 뜻으로 당연히 해석된다.

KBS 사장은 청와대에 물어봐라


그런데 이같은 원칙은 거짓말이 되고 있다. 어제 오늘 몇가지 언론보도들을 보자.


“KBS 신임 사장으로 김은구 전 KBS 이사가 여권 핵심부에서 유력하게 검토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여권의 고위 관계자는 19일 기자와의 통화에서 “신임 사장은 KBS 출신 중에서 임명하기로 가닥을 잡았다”면서 “김 전 이사가 유력한 상태이며 박흥수 강원 정보영상진흥원 이사장 등도 물망에 오른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동아일보, 8. 20.)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이날 문화일보와의 통화에서 KBS 출신을 신임 사장으로 임명한다는 게 기본 방침이라며 김은구, 강대영, 이병순씨 등 3명이 유력하게 검토되고 있다고 밝혔다.”(문화일보, 8. 20.)



“청와대 안팎에서는 강대영 전 KBS 부사장과 함께 KBS 이사를 지낸 박흥수 강원정보영상진흥원 이사장, KBS 보도본부장과 부사장을 거친 최동호 육아방송 회장 등이 사장후보로 거론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거론됐던 인물들 가운데 상당수는 검증과정에서 이런 저런 사유로 걸러진 것으로 전해졌다.” (연합뉴스, 8. 19)


후임 사장에 대해 정작 이사회측은 침묵하고 있는 가운데 모든 언급은 청와대에서 나오고 있다. 그것도 아주 공공연하게 말이다. 결국 KBS 후임 사장 인선작업은 청와대에서 하고 있으며, 청와대가 낙점할 것임을 공개적으로 밝히고 있는 셈이다.


KBS 이사회는 청와대의 들러리인가


이렇게 되면 KBS 이사회는 청와대의 들러리가 된다. 이사회가 하고 있는 공모절차도 요식행위에 불과하게 된다. KBS 후임 사장은 청와대에 의해 내정되는데, 공모절차가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 누구로 낙점되느냐에 상관없이, 잘못된 방식이다. 들러리가 되는 KBS 이사회는 아예 자존심을 팽개쳐버렸다는 소리를 들어도 할 말이 없을 것이다.


이런 지직에 대해 청와대는 아마 항변할지 모른다. 우리만 그랬느냐고. 맞다. 이명박 정부만 이런 것은 아니다. 노무현 정부 때에도 KBS 사장은 결국 청와대의 뜻에 따라 정해졌다. 그러다가 파동이 생기기도 했다.



그때도 그랬지만, 이렇게까지 공공연하게 청와대가 등장하지는 않았다. 그리고 과거의 관행이라고 지금의 잘못이 정당화될 수는 없다.


KBS 이사회가 독립성을 갖고 자신의 판단대로 대통령에게 사장을 제청하는 장면은 언제나 볼 수 있을까. 그러려면 KBS 이사회에 대한 수술부터 필요하다. KBS 사장을 이번 한번만 뽑고 끝나는 것이 아니라면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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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사태, 12.12 군사반란과 닮은꼴

블로그 only 2008/08/11 22:51 Posted by 유창선
 

1979년 12월 12일, 전두환과 그를 따르는 정치군인들은 경복궁에 주둔중인 수도경비사령부 예하 30경비단에 모여 반란을 모의했다.


그들은 정승화 계엄사령관을 체포하기 위해 자신들의 병력을 동원하는 한편, 방해위험이 있는 부대 지휘관들을 회유하거나 위협하기도 했다. 그리하여 하극상의 반란에 가담하도록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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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본관에 사복경찰들이 사원들을 밀어내며 투입되고 있다 <사진=오마이뉴스>


KBS 이사회의 모의, 12.12 반란 떠올라


KBS 이사회가 정연주 사장에 대한 해임제청을 하던 날의 상황은 12.12 군사반란의 장면을 떠올린다. '공영방송 사수를 위한 KBS 사원행동'이 공개한 그 날의 상황은 자못 충격적이다.


사원행동에 따르면, KBS 이사회 유재천 이사장을 비롯한 6명의 이사들은 해임제청안 의결이 예정된 이사회 전날 한 호텔에서 숙박을 하며 경찰투입 등 이사회 강행작전을 모의했다고 한다.


또한 8일 이사회장에는 영등포 경찰서 소속의 정보과 형사가 시작부터 배석을 하고 있던 것으로 알려졌다.


더욱이 당시 배석하고 있던 정보과 형사가 "KBS의 공식 요청이 없이는 힘들다"는 의견을 피력했음에도 불구하고, 유재천 이사장이 경찰투입을 직접 지시했다는 조사결과를 사원행동측은 밝혔다.


반란에 가담한 KBS 안전관리팀


경찰투입 요청의 공식권한을 가진 KBS 경영진에게는 통보조차 되지않은 상태에서, KBS 안전관리팀장은 유 이사장의 지시를 그대로 이행하여 경찰투입을 요청했다는 것이다.


더 놀라운 것은 경찰투입 이후 정연주 사장이 안전관리팀장에게 "사내 경찰을 즉시 내보내지 않으면 직위 해제할 것"이라 경고했지만, 이러한 지시는 이행되지 않았다고 한다.



이러한 과정을 거치면서 KBS의 심장부가 경찰에 의해 유린되는 사태가 빚어진 것이다.


KBS 이사회는 의결기관이지 집행기관이 아니다. 따라서 KBS에 대한 경찰투입 요청을 안전관리팀장에게 지시할 권한도 없고, 경찰에 요청할 권한도 없다. 그럼에도 KBS 이사회는 이미 사장의 지시를 거부한 안전관리팀을 휘하에 둔 권력으로 등장했던 것이다.


권력의 이동을 간파한 안전관리팀은 정상적인 지휘체계에서 이탈하여 하극상의 행동을 했던 것이고, KBS 이사회는 KBS의 정상적인 집행조직을 무시하고 초법적인 행동을 하는 권력이 되었던 것이다.


KBS에 경찰 불러들인 유재천 이사장 물러나야


KBS 이사회는 그러한 하극상의 초법적인 모의를 통해 정연주 사장 해임제청의 거사를 행동에 옮겼다. 거사 전날 모여 모의를 했던 것에서부터, 하극상을 유도하고 초법적인 방식으로 물리력을 동원한 것에 이르기까지, 여러모로 12.12 군사반란과 닮은꼴이 아닌가.


검찰은 조만간 정연주 사장에 대한 체포영장까지 발부받아 강제구인에 나설 것이라 한다. 12.12 반란 이후 정승화 사령관은 신군부세력에 의해 법정에 세워졌다. 물론 반란의 명분을 만들어내기 위해서였다. 그것까지도 닮았다.



참담한 광경이다. 정권에 미운 털이 박힌 사장 한 사람 쫓아내기 위해 명색이 KBS 이사회가 이런 행동까지 했다니.


역사는 12.12 반란에 가담했던 신군부세력을 심판했다. 오늘 KBS 이사회가 저지른 행동은 어떻게 심판받아야 할 것인가. 역사의 심판이 있겠지만, 그때까지는 시간이 너무 걸린다.


유재천 이사장은 모든 책임을 지고 사퇴해야 한다. 그리고 그에 가담하여 하극상의 행동을 한 책임자들에게도 문책이 따라야 한다. 기본이 지켜져야 공영방송도 지켜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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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BlogIcon luxury_yun  수정/삭제  댓글쓰기

    말씀을 듣고 보니 그러네요. 저들은 정상적인 명령체계를 무력화 시키고 이사회의 명령만을 따랐네요. 정승화씨가 무장해제 당하던 그날 밤 처럼...그렇게 저들의 침탈은 버젓이 지금 이순간에도 반복되고 있네요.

    2008/08/11 23:03
    • 강제남  수정/삭제

      너나 잘하세요 웃기는 앞잡이 민주당

      2008/08/12 10:46
    • 그냥요.  수정/삭제

      강제남님... 인생이 창피하지는 않으세요?

      골방에 들어가셔서 모퉁이에 앉으시고 한번 생각해보세요..

      부디요..

      2008/08/12 13:50
    • mrk  수정/삭제

      제남이 대구리박고 *잡고 반성하고 있어.

      2008/08/12 15:03
  2. 부메랑  수정/삭제  댓글쓰기

    기억해라 한나라당과 2mb 그리고 그의 오크들은....
    언젠가 돌아온다. 더크고 가혹한 부메랑이 되어서

    2008/08/12 10:46

 

치솟던 국제유가가 큰 폭으로 하락하고 있다. 8일 뉴욕상업거래소의 9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전날 종가보다 4.82달러, 4% 내린 115.20 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지난 3개월래 최저치를 기록한 것이다. 유가상승에 따른 세계경제의 시름을 감안하면 다행스러운 일이다.


국제유가 하락안정세 지속 전망


국제유가의 이러한 하락세가 지속될 것인지를 예단하기는 어렵지만, 일단 올해말까지는 가격 안정세가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한 편이다.


경기침체로 석유소비가 둔화될 것이고, 달러화가 강세를 보이고 있는 상황에서는 원유가 더 이상 투자안전지대로서의 매력을 갖지 못하게 되었다는 분석이 대두되고 있다.


고유가에 따른 경제위기를 우려했던 우리도 일단 한숨을 돌릴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무엇보다 그동안 국제유가 상승과 함께 급등했던 물가가 다시 내려갈 수 있을까 하는 것이 시민들의 관심사이다.


일단 정유사들은 휘발유·정유 공급가를 신속하게 인하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한때 리터당 2000원대를 넘었던 주유소 휘발유값이 조만간 1700원대로 떨어질 것이라 한다. 휘발유값 급등으로 차몰기가 겁났던 운전자들에게는 정말 반가운 소식이다.


그동안 치솟았던 가격들 인하 안하나?


그런데 휘발유·정유값만 인하되고 끝날 일은 아니다. 올해 들어 유가상승을 이유로 가격이 뛰어버린 제품들이나 요금 등이 너무도 많기 때문이다.


음식값이 오른 것이야 국제 곡물가격 인상이 1차적 요인이라고 하겠지만, 공산품들의 가격 인상은 유가상승에 따른 것이었다. 공산품 가격인상은 그동안의 물가상승을 견인했다고 할 수 있다.


최근 서비스 부문의 물가도 크게 오른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유가상승에 따른 차량운임료 인상 등이 이유이다. 항공사들의 유류할증료같은 경우도 계속 오르고 있다. 유가상승을 이유로 최근 올랐던 이들 가격들은 과연 국제유가 하락만큼 원상회복 될 수 있을까.



더욱이 물가상승 대열에 동참한 곳 가운데는 유가상승과는 큰 상관이 없는데도 이 기회에 덩달아 가격을 올렸던 곳이 많다. 학원비같은 경우가 대표적이다.

물가가 다 오르니 우리도 올릴 수밖에 없다는 식의 인상논리들이 많았다. 이 기회에 수익성을 높이기 위해 가격인상에 나섰던 식료품업체들도 많았던 것으로 전해진다.


유가하락의 차익, 소비자들에게 돌아와야


시차는 있을지언정, 국제유가가 하락하는만큼 물가인하가 뒤따라야 하는 것 아니냐는 요구를 소비자들은 하게 된다. 그러나 시장의 분위기는 다르다. 국제유가가 크게 하락하고 있지만, 앞으로도 물가상승률은 여전히 높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소비자들로서는 이해하기 어려운 경제상황이다. 원자재 수입가격이 오르면 신속하게 반영하면서, 반대의 경우에는 가격인하에 주저하는 기업들의 모습은 납득하기 어렵다.



정부가 나서서라도 물가인하 노력을 선도해야 한다. 그러나 시장에서 정해지는 가격에 정부가 개입하는데는 한계가 있다.

그렇다면 시민단체, 소비자단체들이라도 나서서 제품의 가격인하 요인을 분석하고 기업들에게 가격인하를 요구하는 캠페인이라도 전개할 필요가 있다.


그동안 계속되었던 유가상승이 기업들에게는 수익증대의 기쁨을 안겨주고 소비자들에게는 고통만 남겨주는 결과가 되어서야 되겠는가.

국제유가 하락에 따른 차익은 당연히 소비자들에게 돌려져야 한다. 고통은 소비자가 받고 이익은 기업이 거두는 식이 되어서는 안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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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좁쌀  수정/삭제  댓글쓰기

    기득권층의 기득권 보호를뭘로 막나.. 그 대기업에 피를 빨리며 매일 노예 역할을 하는 국민 대다수의 눈과 귀를 막는 견찰떡철좃중동 이런 세력들의 조직과 자본은 제 아무리 많은 월급을 받는 대기업의 사원이라할지라도 천민자본주의 시대의 귀족노예일 뿐일진데,,

    2008/08/09 15:57
  2. 잘읽었습니다  수정/삭제  댓글쓰기

    물가: 개개의 재화를 화폐로 측정한 가격의 평균

    인 사전적 정의를 볼때 물가 인하라는 말은 부적절해 보입니다.
    물가는 개개의 재화를 화폐로 측정한 가격의 평균이란 사전적 의미에 따라
    물가가 상승하다, 하락하다와 어울리며 전반적 가격 인상 및 인하에 따른
    상승, 하락이 원인-결과로 이어지는 관계입니다.

    따라서 물가를 인하하다란 말은 어색해 보입니다.
    국제유가 급락하는데 물가 하락 가능한가 라던지
    물가 안정이 더 어울릴 듯 합니다.

    2008/08/09 17:19
    • BlogIcon 유창선  수정/삭제

      지적하신게 맞습니다. 가격인하가 정확하겠죠. 그래서 저도 표현을 망설이기는 했는데, 포괄적인 의미로 전돨되었으면 하는 생각에서 그냥 썼습니다. 물가인하라면 정확하지 않은 일종의 언론용어가 되겠죠. 다음부터는 유념하겠습니다. 좋은 지적 고맙습니다.

      2008/08/09 17:27
  3. 시펄넘이다  수정/삭제  댓글쓰기

    정부가 절대 못나서죠 대기업하고 짜고 받아 처먹는 돈이 얼만데 정부가 나서겠어요?
    물론 여론이 있으면 흉내는 내겠죠
    자동차값 올랐잔아요 쥐박이꺼 다스란 회사 자동차 시트인데 미칫다고 내리겐냐고요
    짜고치지만 않으면 어케 될것도 같은데 대기업한테 받아 처먹은게 워낙 천문학적인 액수라서 손을 못데고 있어여....

    2008/08/09 22:18
  4. seokwj  수정/삭제  댓글쓰기

    지금의 국제유가라고 알려져서 나오는 가격들은 보통의 경우가 선물시장에서의 거래가를 나타내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지금 나오는 유가는 다음달출고분의 가격이라는것이죠
    그 유가에 기초를 둔 가격인하는 기업의 입장에선 지금당장 불가능하지 않을까요?
    그리고 가격상승도 제가 알기론 어느정도 갭이 있었던걸로 알구요

    2008/08/10 02:15
  5. BlogIcon 미령  수정/삭제  댓글쓰기

    기업들... 언제나 그래왔습니다. 내린적이 없는것같습니다... 적어도 제 기억에는 그렇습니다... 이 나라는 잘못되었습니다... 바로잡아야 할 것들이 한두가지가 아닙니다...
    그 시작은 법을 고치는 것이 되어야 할것 같습니다.
    법이 너무 약합니다... 다른나라와 다르게 위법을 저지르면 더 이익입니다... 이건 정상적이지 못합니다.

    2008/08/10 03:24
  6. 강가에서  수정/삭제  댓글쓰기

    정유사와 주유소 유가 하락 제대로 반영 안하는 것, 매점 매석과 다른 게 뭐야. 이렇게 시장을 왜곡해도 되나. 가뜩이나 어려운 경제와 국민들 삶이 어려워지면 당신들도 결국 유탄 맞는단다.

    2008/08/10 07:25
  7. 강가에서  수정/삭제  댓글쓰기

    정유사와 주유소 유가 하락 제대로 반영 안하는 것, 매점 매석과 다른 게 뭐야. 이렇게 시장을 왜곡해도 되나. 가뜩이나 어려운 경제와 국민들 삶이 어려워지면 당신들도 결국 유탄 맞는단다.

    2008/08/10 07:25

 

KBS 이사회가 결국 정연주 사장 해임제청안을 통과시켰다. 이사회를 지켜주기 위해 경찰병력까지 투입되었다. 안건상정에 반대하는 이사들은 퇴장했다.


그런 상황에서 친(親)한나라당 성향 이사들만 참석한 가운데 정 사장 해임안은 통과되었다. 국민들의 눈이 베이징 올림픽 개막식으로 향하는 날을 택해 ‘정연주 축출작전’의 2단계 작업이 마무리 된 것이다.


정연주 사장 축출, 사태의 시작일 뿐


감사원의 해임요구 결정이 작전의 1단계였다면, 이제 남은 마지막 3단계는 이명박 대통령의 해임 절차이다. 이 대통령이 베이징에 다녀온 뒤인 다음 주 초에는 정 사장에 대한 해임결정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대통령에게 KBS 사장에 대한 해임권이 있으냐는 법적 논란이 따르고 있지만, 청와대측은 대통령에게 ‘임면권’이 있다고 주장하며 정 사장 해임의사를 분명히 하고 나섰다.


그러나 분명히 말하지만, 이 대통령이 정 사장을 해임한다해도 그것은 KBS 사태의 마무리가 아니라 시작일 뿐이다. 앞으로 전개될 상황을 그려보자.


우선 정 사장은 이 대통령의 해임결정에 불복할 것이다. 그래서 법적인 대응에 나서는 것은 물론이고 계속 출근하려 할 가능성이 크다. 아마도 누군가의 지시를 받은 청원경찰 혹은 경찰이 정 사장의 출근을 봉쇄하는 사태가 빚어질지도 모른다. 그런데도 정 사장이 계속 출근을 시도하면 그 때는 검찰이 나서서 강제구인같은 압박카드를 사용할 가능성이 크다.


동시에 KBS 이사회는 정 사장이 해임 이후에도 실질적인 사장으로 위치하는 상황을 막기 위해 후임 사장 선출을 서두르려 할 것으로 보인다. 빨리 후임 사장을 선출해야 힘이 그리로 쏠리는 상황을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후임 사장 선출은 더 큰 갈등 예고


그러나 KBS 구성원들이 수긍할 수 있는 초정파적이고 중립적인 성향의 ‘낙하산 사장’을 찾는 일이 어디 그리 쉬운 일이겠는가. KBS 이사회가 신속하게 후임 사장을 선출한다해도 그에 대한 반대 움직임이 KBS 내부에 확산될 가능성이 커보인다.


한편으로는 정연주 사장에 대한 해임에 대한 법적․ 정치적 논란이 계속되는 가운데, 후임 사장 선출과 관련된 논란이 뜨겁게 달아오르게 될 것이다.


한동안 KBS 내부는 파국 직전의 혼미 속으로 빠져들게 될 것이고, KBS 사태가 어느 방향으로 전개될지 예측불허의 상황이 된다고 할 수 있다.


이러한 파국을 감수하면서까지 이명박 정부가 정연주 사장 축출에 나선 이유는 무엇일까.


우선 정권의 자존심이 있을 것이다. 정권이 바뀐 마당에 당연히 물러날 줄 알았던 KBS 사장이 안물러나고 버티고 있으니, 이런 상황이 방치된다면 정권의 영(令)이 서지않는다고 판단했을 법하다. 그런 점에서 정 사장 해임은 현정권의 입장에서는 상징적인 의미를 갖는 일이다.


그 다음으로 실질적인 이유가 있다. KBS를 장악해야, 더 나아가 방송을 장악해야 정권이 안정될 수 있다는 믿음 때문이다.


이미 청와대 박재완 국정기획수석은 “KBS 사장은 새 정부의 국정철학과 기조를 적극 구현하려는 의지가 있어야 한다”는 속내를 내비친바 있다. 방송을 장악해야 안정적인 국정운영이 가능해지고, 이를 위해서는 KBS가 핵심고리라는 것이 청와대의 판단인 것으로 보인다.



바로 그런 이유가 있기에 이명박 정부는 감사원․ 검찰․ KBS 이사회․ 문화체육관광부․ 방송통신위원회를 총동원하며 범정권적 차원의 작전을 전개하고 있는 것이다.


정권의 안정은 이런 식으로 만들어지지 않는다


그러나 이미 경찰병력까지 투입되며 무리하게 강행된 KBS 이사회의 광경 자체가 이명박 정부에게는 부담으로 자리하게 되었다. KBS 사장 문제로 인해 앞으로 전개될 사태는 현정부에게 더욱 부담으로 자리하게 될 가능성이 크다.


정연주 사장이 그대로 사장 자리에 있는데 따른 부담과, KBS 사태가 격한 갈등을 낳는데 따른 부담 가운데 과연 어느 것이 더 큰 것일까.


여권에서는 KBS의 ‘편향보도’를 입버릇처럼 말하지만, 사실 KBS의 보도나 프로그램들은 정치적으로 상당히 균형을 맞추며 조심스러운 편이다. 쇠고기협상 관련 내용에 있어서도 MBC에 비하면 KBS는 무척 조심스러운 보도를 유지했다.


그런데도 이명박 정부는 KBS를 탓했다. 마치 현정부의 불안이 정연주 사장의 존재 때문이기라도 한 것처럼 말이다. ‘가상의 적’이 필요했던 것일까.


이제 정연주 사장이 해임되면 이명박 정부의 안정이 찾아올 것인가. 정 사장 한 사람 물러나게 하려고 이번에 하는 모습을 보니까 그럴 것 같지 않다.



이명박 정부는 득보다 실이 더 큰 작전을 벌였다. 정 사장 한 사람 물러나게 하려다 훨씬 큰 정치적 부담을 안게 될 가능성이 커보인다.


정권의 안정은 이런 식으로 만들어질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이명박 대통령은 촛불시위때 청와대 뒷산에 올라가 도대체 무엇을 반성했다는 것인지 모르겠다.
 
이런 모습은 정권의 안정을 가져오는 것이 아니라 정권의 불안을 스스로 부채질 하는 길임을 왜 모르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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