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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이동관 수석은 아직도 ‘청와대 관계자’인가

며칠전 언론들은 ‘청와대 핵심관계자’의 ‘중대 결단’ 발언을 일제히 보도했다. 세종시 문제가 지금처럼 아무 결론을 못 내리고 지지부진하면 이명박 대통령이 적절한 시점에 중대 결단을 내릴 수도 있다는 것이었다. 여기서 말하는 ‘중대 결단’은 당연히 국민투표로 받아들여졌다. "이 대통령은 만약 중대 결단을 내리게 되면 세종시 수정안이 되는 방향으로 할 것"이라고 이 ‘핵심관계자’가 말했기 때문이다. 바보가 아니라면 당연히 그렇게 해석하게 되는 말이었다.

그런데 세종시 국민투표에 대한 논란이 일자 이 ‘핵심관계자’는 오늘 말을 뒤집었다. 오늘 아침 <연합뉴스>는 이 청와대 핵심관계자가 청와대가 세종시 수정 여부에 대한 국민투표를 시사했다는 언론 보도와 관련, "현재로서는 국민투표를 분명히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부인했다고 보도했다. 그러면서 이 관계자는 "나는 국민투표의 `국'자도 얘기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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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관 홍보수석

물론 그가 국민투표의 ‘국’자도 꺼내지않았던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눈가리고 아웅’이다. 그가 말했던 ‘중대 결단’의 의미가 국민투표였음은 누구가 다 짐작할 수 있는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말을 꺼내고 논란과 파문이 일자, 내가 언제 그랬냐며 말을 뒤집는 모습이다. 언론은 물론이고 국민을 혼란스럽게 만드는 일이다.

이 ‘핵심관계자’는 다른 문제로도 구설수에 올라있다. 이른바 ‘TK ×들’ 발언이다. <경북일보>는 1일자 기사에서 이동관 홍보수석이 기자들 앞에서 'TK(대구·경북) ×들, 정말 문제 많다'고 발언했다고 보도했다. 그런데 이 수석이 이를 부인하며 <경북일보>에 정정보도 청구를 했다고 밝히자, <경북일보>는 3일자 기사를 통해 “이 수석은 이날 경북일보에 정정보도를 청구하지 않고도 청구한 것 처럼 해명했다. 이를 두고 문제가 생기면 무조건 부인하는 정치권의 전형적인 구태를 보는 것 같다는 시각이 일고 있다”고 반박했다. 실제로 기사로 써도 좋다고까지 하며 ‘TK ×들’이라는 표현을 썼는지 여부는 조만간에 가려지겠지만, 대구경북 지역 언론에 대한 불만을 쏟아낸 것은 분명하다.

여기서 내가 짚고 싶은 것은 이동관 수석의 거듭되는 구설수이기도 하지만, 그가 왜 아직도 ‘핵심관계자’로 숨어있는가에 대한 것이기도 하다. 오늘 <연합뉴스> 기사를 보면 세종시 국민투표발언을 부인한 사람은 ‘핵심관계자’로 되어있다. 그런데 기사 마지막에 이런 부분도 나온다.

“한편 이 관계자는 자신이 'TK ×들'이라는 발언을 했다는 경북일보 보도와 관련, ‘그런 막말을 한 적이 전혀 없다. 언론중재위에 제소할 것’이라고 말했다”는 것이다.

그런데 ‘'TK ×들' 발언 논란의 당사자가 이동관 수석이라는 사실은 이미 여러 언론에 보도된 상태이다. 그래서 이 기사에 나오는 ’관계자‘가 누구인지는 다들 알게 되는 상황이다. 그런데도 굳이 이 수석은 ’관계자‘로 숨어있다. 익명의 그늘에 숨어서 책임지지 못할 발언들을하고, 문제가 되면 책임지는 일 없이 지나가는 모습이라고 할 수 있다.

이동관 수석은 청와대 대변인 시절에도 ‘관계자’라는 익명의 그늘에 숨어서 언론플레이를 한다는 비판을 받았다. 그래서 나중에는 더 이상 ‘관계자’라고 하지 않겠다는 다짐을 하기도 했다. 그러나 ‘세종시 중대 결단’ 얘기까지 꺼낼정도로 실세의 위치를 점하고 있는 그는 다시 ‘관계자’가 되어 숨어버린 모습이다. 자신의 모습은 드러내지 않은채 마구 쏘아대는 발언들로 국민들은 혼란의 고통을 받고 있다. 이제는 ‘핵심관계자’가 아닌 ‘이동관 수석’이 자신의 일련의 발언들에 대해 좀더 분명히 책임지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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