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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우리는 6.2선거에서 희망을 보았다

못내 아쉽다.

서울시장 선거에서 한명숙 후보가 당선되었더라면 절반의 정권교체가 서울에서 이루어졌을 것이다
. 진보신당 노회찬 후보와의 단일화가 이루어졌다면 충분히 승리가 가능했던 선거결과를 접하니 더욱 안타깝다.

경기에서도 마찬가지였다
. 국민참여당 유시민 후보와 진보신당 심상정 후보의 단일화가 더 일찍 이루어졌더라면 단일화 효과도 컸을 것이고 무효표도 그렇게 많이 나오지는 않았을 것이다. 서울과 경기에서 야권 정치세력이 좀더 잘하기만 했더라면 민주주의와 평화를 염원하던 국민이 압승을 거둘 수 있었던 상황이었기에 무척 아쉽다. 그래서 승리했지만 기쁘기 보다는 안타깝다.

그러나 욕심을 부리자면 한이 없는 법
. 사실 이 정도의 결과도 어디인가. 대부분의 여론조사와 언론보도들이 한나라당의 압승을 기정사실화했지만 정작 유권자들의 반란은 그러한 예측들을 조롱이라도 하듯이 정반대의 결과를 낳았다. 한나라당은 호남 말고도 충남.충북, 심지어 자신들의 텃밭이라던 경남과 강원에서도 패배의 쓴잔을 들었다. 수도권의 기초단체장 선거에서도 패배했다. 북풍을 무기로 유권자들을 협박했던 집권여당을 향해 유권자들은 반란을 일으켰고 심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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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권우성

유권자들의 난은 참으로 대단한 것이었다. 의문투성이의 천안함 조사결과를 들이대며 북풍을 일으켰던, 그리하여 유권자들에게 북과의 대결을 위해 여당에게 힘을 실어줄 것을 강압했던 집권세력에게 심판을 내렸다. 태풍인줄만 알았던 북풍은 유권자들의 궐기 앞에서는 소멸되어가는 바람에 불과했다.

유권자들은 서로를 격려하며 독려했다
. 조중동과 공중파 방송들이 선거 기간 내내 여당에게 불리한 정보들을 기가 막히게 차단했지만 유권자들은 인터넷을 통해, 그리고 트위터를 통해 수많은 정보들을 공유하고 전파해왔다. TV 뉴스를 통해서는 접할 수 없었던 천안함의 의문들도 속속들이 파헤쳐지고 있었다. 그런가 하면 투표 당일, 그들은 트위터를 통해, 전화와 문자를 통해 서로가 투표참여를 독려하고 있었다. 그리하여 오후의 투표장에는 젊은 유권자들이 대거 몰렸고, 그 결과는 북풍을 등에 업은 세력의 패배로 나타난 것이다.

유권자들은 북풍의 위세에 잠시 눌려 여론조사 전화에 응답하지 않았지만
, 민심은 이미 그렇게 도도히 흐르고 있었다. 역사의 고비 때마다 느끼는 것이지만, 유권자들의 판단은 참으로 현명했다. ‘천안함의 침몰을 내세운 북풍의 정체마저도 이성적으로 판별해내는 예지력을 유권자들은 갖고 있었다.

그래서 우리는 다시 한번 우리 국민에 대한 신뢰와 함께 앞길에 대한 희망을 갖게 된다
. 아무리 정권이 국민의 입을 막고 여론을 통제한다 해도, 국민이 결단하면 모든 것을 바꿀 수 있음을 확인하게 된다. 그래서 우리는 6.2선거에서 튼튼한 희망의 싹을 발견한 것이다. 그 희망의 싹은 우리가 마음먹으면, 그리고 함께 손잡으면 민주주의도 지키고 전쟁위험도 막을 수 있다는 자신감을 심어준다. 그리고 우리가 정신 바짝 차리고 제대로만 하면 2년 반 뒤에 정권교체를 통해 민주정부를 다시 세우는 것이 가능하다는 자신감을 심어준다. 이렇게 6.2선거는 그동안 침체와 체념에 갇혀있던 우리로 하여금 자신감을 갖도록 만들었다는 점에서 무척 소중한 사건이었다.

다만 야권 정치세력의 불철저함과 미비함으로 완전한 승리를 가져오지 못한 점은 못내 아쉽다
. 국민은 결단했지만, 야권의 각 정파들은 그 열기를 제대로 받아내지 못했다. 야권의 정치세력들이 연대의 절박성을 깊이 인식하고 완전한 야권연대를 이루었더라면 완전한 국민승리는 이루어졌을 것이다. 야권 정치세력이 제대로 된 리더십과 전략을 갖고 있었더라면 역시 선거결과는 또 달랐을 것이다. 유권자들은 결단하고 일어났지만 정작 야권 정치세력은 그것을 제대로 담아내지 못했다.

이제
2012년을 앞두고 다시는 그런 일이 없도록 야권의 모든 정치세력들은 뼈를 깎는 성찰을 해야 한다. 국민의 결단에도 불구하고 6.2선거를 아쉬운 승리에 머물도록 한 자신들의 오류에 대해 깊은 반성을 하고 다시 태어나야만 한다. 그것은 6.2선거에서 우리가 발견한 희망의 싹을 키워 2012희망의 열매를 수확하기 위해 반드시 전제되어야 할 일이다. 지난 밤 피말리는 개표상황을 지켜보며 내내 들었던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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