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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과 거대여당 징크스

요즘 한나라당을 보면 열린우리당이 떠오른다. 그게 무슨 소리냐고?

2004년 17대 총선에서 열린우리당은 152석을 얻어 원내 과반의석을 확보했다. 과반을 간신히 넘는 숫자이기는 했지만, 민주노동당 등과 정책연대를 하면 안정적인 정국운영을 할 수 있는 기반은 마련된 셈이었다.

원내 과반 열린우리당도 무기력했었다

그래서 17대 국회에서는 노무현 대통령과 열린우리당의 쌍끌이 개혁추진이 이루어질 것이라는 기대가 컸었다. 그러나 결과는 정반대. 열린우리당은 원내 과반수 여당이라는 이름이 무색하게 무기력한 모습만 보였다.

'4대 개혁입법'은 한나라당의 반대 속에서 결국 무산되었고, 특히 국가보안법 개정과 폐지 사이에서의 내부논쟁만 벌이다가 손도 대지 못한채 정권을 끝내고 말았다. 당·정·청의 엇박자는 내내 계속되었고, 열린우리당 내부의 '개혁 대 실용' 노선논쟁으로 바람잘 날이 없었다.

원내 과반수 여당으로 화려하게 출발했던 열린우리당은 지극히 무기력한 모습만 보인채 수명을 다하게된다. 정국을 주도한다는게 숫자로만 되는 일이 아님을 보여준 셈이다.

그런데 비슷한 광경이 18대 국회 한나라당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한나라당은 과반수를 훨씬 넘는 172석을 갖고 있는 거대여당이다. 그렇지만 한나라당의 모습은 거대여당이라는 이름이 무색할 정도로 역시 무기력해 보인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제대로 하는 것 없는 거대여당

종부세 개편안을 둘러싸고 오락가락 하는 혼선이 대표적인 사례이다. 한나라당은 연일 종부세 개편안 얘기를 꺼내고 있지만, 정작 당 차원의 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 20일 열린 고위당정회의에서도 결론을 유보하고 야당과 협의하여 최종안을 마련하기로 했다.

이러한 미봉책이 야당을 존중해서 그런 것이라면 다행이지만, 그보다는 한나라당 내부, 그리고 당정간의 입장정리가 안되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종부세에 관해 정부와 한나라당이 다르고, 임태희 정책위의장과 홍준표 원내대표가 다르다.


거대여당이 그렇게 역점을 두고 추진해온 사안인데, 정작 자기들의 안조차 결정짓지 못하는 모습이다. 야당과 협의하여 최종안을 마련하겠다며, 자기들의 안에 대한 결론은 손을 놓는 모습이다.

어디 종부세 개편안 뿐이겠는가. 모래알 정당이라는 이름이 나올정도로 구심없이 모아지지 못하고 있는 정당이 한나라당이다. 친이와 친박, 수도권과 비수도권, 중진과 소장, 모두가 제각기이다.

그것이 민주적 리더십의 결과라면 긍정적인 면도 있겠지만, 그보다는 리더십의 부재에 따른 현상으로 보인다.

그래서 요즘 한나라당을 보면 17대 국회에서의 열린우리당이 생각난다. 숫자는 많지만 제대로 하는 것을 보기 어려운 정당. 그것이 한나라당과 옛 열린우리당의 유일한 공통점이 아닐까. 거대여당에게는 의석이 많아지는 순간부터 무기력해지는 징크스가 있나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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