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정치

월드컵에 열광하면서도 잊지말을 것

대한민국이 열광의 도가니에 빠져있다. 어찌 아니 그러하겠는가. 월드컵 원정사상 첫 16강 진출이라는 쾌거를 이룩하였고, 이제 8강 진출을 놓고 우루과이와 한판 승부를 벌이게 되었으니 말이다.

나가보니 온통 나이지리아와의 경기를 보기 위해 밤을 지새운 사람들이 졸음을 호소하고 있었고, 토요일 밤에는 거리로 나가 응원하리라고 다짐하는 모습들이었다. 이렇게 월드컵은 남아공 뿐 아니라 대한민국에서도 뜨겁게 치러지고 있는 중이다. 내일 밤에도 우리 대표팀의 8강 진출을 위해 열광하며 다같이 응원할 일이다.

다만 이렇게 월드컵 응원을 하면서도 마음 한 구석에 개운치 않은 생각이 있다. 지금 월드컵 열기 속에서 파묻혀지고 있는, 그러나 결코 파묻혀서는 안되는 일들이 즐비해있기 때문이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서울광장에서의 응원전 Ⓒ 권우성

MBC에서는 월드컵 기간을 앞두고 노조원들에 대한 대규모 징계 조치를 취했다. KBS 이사회는 비판여론을 무시하고 KBS 수신료 인상안을 상정했다.

국회에서는 세종시 수정안이 상임위원회에서 부결되었음에도 다시 본회의에 부의하여 표결하려는 상식 밖의 행동이 벌어지고 있다. 또 심야집회를 금지하는 집시법 개정안이 국민기본권 침해라는 논란에도 불구하고 강행 처리되고 있다. 천안함 특위는 한나라당의 기피로 제대로 활동조차 못하고 조만간 종료될 위기에 처해있다. 천안함 침몰원인을 둘러싼 의문들은 갈수록 확산되고 있지만 국정조사 요구는 아직 받아들여지지 않고 있다. 그런가 하면 총리실이 민간인에 대해 불법 사찰을 자행했음이 확인되었는데도, 총리실은 아직 아무런 사과조차 없다.

이 모든 일들이 지금 월드컵 기간에 진행되고 있지만, 많은 사람들은 이를 놓치고 있다. 대부분의 신문이나 공중파 뉴스들이 이를 제대로 보도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요즘 공중파 뉴스를 보면 월드컵 뉴스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오직 월드컵에만 올인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그러다보니 우리가 지켜보아야 할 다른 뉴스들은 파묻힌채 그냥 지나쳐가게 된다.

그래서 월드컵에 열광하다가도 그런 현실이 걱정되는 개운치않은 생각이 들기도 한다. 정말 험한 시절을 만나다 보니, 월드컵조차도 홀가분하고 기분좋게 못본다는 원망이 들기도 한다.

그러나 어쩌겠는가. 월드컵 열기 뒤에 숨어있는 어떤 사람들이 미워서 우리 팀 탈락을 바랄 수는 없는 일 아니겠는가. 일단은 목청높여 응원하자. 그러나 잊지는 말자. 지금 이 시간에도 몰상식의 국정운영과 정치는 계속되고 있음을. 그러니 월드컵이 끝나고 나면 그런 행태에 대해서는 다시 단호한 심판을 내릴 것임을 다짐하자. 이것이 이명박 정부 아래에서의 월드컵 관전법이 아니겠는가.



* 저의 인터넷 개인방송이 매일 밤 11시에 아프리카 TV를 통해 생방송됩니다. 다른 시간대에는 수시로 재방송이 나갑니다. 아프리카 TV 앱을 다운받으면 아이폰을 통해서도 시청하실 수 있습니다.'유창선의 시사난타' 바로가기 http://afreeca.com/sisatv


아래 왼쪽에 있는 손가락 모양을 클릭하시면 이 글에 대한 '추천'이 됩니다, 여러분이 추천해주시면 이 글이 더 많은 사람에게 읽힐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