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사회

장자연 자필편지, 특검수사로 진상밝혀야

장자연 리스트는 존재하는 것으로 결국 드러났다. SBS '8뉴스'는 어제(6) "2009년 자살한 탤런트 장자연이 남긴 자필편지 50여통을 입수했다""고인이 한 지인에게 보낸 이 편지에는 무명의 신인 여배우에게 강요됐던 연예계의 추한 뒷모습이 담겨 있다"고 보도했다. 

SBS 뉴스가 공개한 이 편지 내용에 따르면 "고인은 자신이 접대한 상대가 31명이라며 이들의 직업을 기록했고 100번 넘게 접대에 끌려나갔다고 썼다"는 것이고 "고인은 '접대에서 벗어날 방법이 없다'면서 자신이 죽은 뒤 복수해달라고까지 호소했다"고 한다. 고인은 접대를 받으러 나온 남성들을 '악마'로 표현하여 울분을 드러내기도 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SBS

이 내용대로라면 장자연 리스트는 존재하는 것이다. 그런데도 경찰의 수사의지가 없었던 탓에 밝혀내지 못했다는 얘기가 된다. 그래서 SBS 뉴스는 "경찰이 수사의 핵심단서가 될 이 편지의 존재를 알고 있으면서도 조사를 하지 않아 진상 은폐 의혹이 불거지게 됐다"고 지적했다. 

경찰은 즉각 이 보도내용을 일축하는 입장을 밝혔다. SBS가 말한 고인의 지인은  장자연 사건 수사가 진행 중이던 20093월 중순 모 스포츠지에 '왕첸첸'이란 이름으로 편지를 보낸 내국인이라는 것인데, 이 사람은 고인과는 일면식이 없는 무관한 인물이라는 주장이다. 

그러나 2년전 장자연 리스트에 등장하는 유력인사들에 대한 수사 때 눈치보기식 수사태도를 보여 이미 신뢰를 잃었던 경찰이다. 친필 편지의 존재를 여전히 부인하는 경찰의 말보다는 공인 전문가의 필적감정을 거쳤다는 보도 내용에 신뢰가 더 가는 것이 사실이다. 중요한 것은 그 지인이 실제로 고인과 아는 관계였느냐 이전에, 문제의 편지를 고인이 쓴 것이 맞느냐가 아니겠는가. 

고인이 자살을 생각하며 자신이 죽은 뒤 "복수해달라"고까지 호소했다면 이는 유서와도 같은 것이다. 그가 죽음을 선택하며 남겨놓은 명단까지 있다는 것인데, 한 여성을 죽음으로 몰아간 사람들에게 이런 식으로 면죄부를 부여하고 지나가는 것은 온당치 않은 일이다. 이제라도 장자연 리스트에 대한 전면 재수사를 해야 한다. 

그런데 문제는 누구의 손에 이 수사를 맡겨야 하는가 하는 점이다. 경찰은 안된다. 이미 2년전 수사 때도 내노라하는 인물들을 조사하면서 눈치보기에 급급했던 모습을 보였던 경찰이다. 이제는 친필 편지의 존재를 은폐했던 것 아니냐는 의혹까지 받고 있다. 그렇다고 검찰에게 기대를 걸 수 있을까. 지금의 검찰도 유력인사들의 압박에 취약하기는 마찬가지일 것이라는 선입관에서 벗어나기 어려워 보인다. 

결국 장자연 특검을 통해 진상을 밝히는 길밖에 없지 않을까. 일단은 SBS가 보도한 편지가 고인의 필적으로 되어있는 것이 사실로 확인된다면, 그때는 특검 수사라도 해서 진상을 밝혀내야 한다고 본다. 물론 특검이 만병통치약은 아님을 잘 안다. 그리고 특검수사를 해도 유력인사들의 잡아떼기 앞에서 한계를 가질 수밖에 없을 것이다. 그러나 장자연 리스트가 실제로 존재했음에도 진상이 은폐된 것이라면, 이제 다시 그 진상을 밝혀내기 위해 노력을 하는 것은 이 사회의 당연한 책임이 아니겠는가. 우리에게 정의란 도대체 무엇인가.

저의 안드로이드폰용 개인 어플 <올댓 시사 3.0>이 나왔습니다.
다운로드 바로가기
 
http://bit.ly/fJwm8W 


아래 왼쪽에 있는 손가락 모양을 클릭하시면 이 글에 대한 '추천'이 됩니다, 여러분이 추천해주시면 이 글이 더 많은 사람에게 읽힐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