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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방송3사 뉴스에는 ‘쌍용차의 비극’이 없었다

쌍용자동차 무급휴직자 임모씨의 가슴아픈 죽음이 지난 주말동안 인터넷과 트위터 공간을 적시었다. 지난 26일 돌연사로 숨진 임씨보다 먼저, 지난해 4월 그의 아내는 아파트에서 투신자살했다. 남편이 회사를 떠난 뒤 생활고에 시달리며 우울증을 앓다가 그렇게 간 것이었다. 엄마가 세상을 떠난 뒤 고등학생 아들과 중학생 딸도 임씨와 함께 우울증 약을 복용하며 치료를 받아온 것으로 알려졌다. 그런데 그 두 아이는 이제 고아가 된 것이다.

임씨가 숨질 당시 남긴 통장 잔액이
4만원, 카드 빚은 150만원이었다는 소식, 회사측의 지난해 8월 복직약속이 지켜졌던들 이런 죽음은 없었을 것이라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지켜보는 사람들의 안타까움은 더욱 깊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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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뉴스9 화면 ⓒ KBS

이 딱한 사연이 알려지면서 트위터에는 임씨의 죽음을 슬퍼하며, 혹은 분노하며, 남은 아이들을 걱정하는 글들이 줄을 이었다. 아이들을 위한 모금을 한다는 소식, 작가 공지영씨와 가수 박혜경씨가 아이들에게 도움을 주기로 했다는 소식도 이어졌다. 수많은 사람들이 리트윗(Retweet)을 해가며 쌍용차의 타살을 고발하고 있었다. 

그런데 지난 주말 KBS, MBC, SBS 공중파 방송 3사 메인 뉴스는 이 소식을 전혀 다루지 않는 일사불란함을 과시했다. 주말 MBCSBS8시 뉴스에서도, KBS의 9시 뉴스에서도 임씨의 죽음은 단 한줄도 보도되지 않았다. 설마하는 생각이 들어 다시보기를 통해 단신모음에서도 찾아보았지만 전혀 다루어지지 않은 것이다. 

기가 막힌 노릇이었다. 방송 3사의 뉴스를 만드는 사람들이 피도 눈물도 없는 냉혈한이 아니고서야 이 안타까운 죽음을 어찌 이렇게 외면할 수 있단 말인가. 더구나 임씨의 죽음은 쌍용차에서의 대량해고 사태가 낳은 사회적 죽음이었고, 쌍용차의 비극이 아직도 계속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장면이었다. 쌍용차에서 대량해고가 본격화한 20094월 이후 자살하거나 사망한 노동자와 가족이 13명에 이른다는 통계가 이를 말해주고 있다.  

그러나 방송3사의 주말 뉴스는 이 아픈 소식을 외면했다. 너무 슬픈 사연이어서 안락해야할 주말 분위기에는 어울리지 않는다고 생각했던 것일까. 

그대신 KBS 뉴스에서는 가수 김태원이 남자의 자격출연중 위암 판정을 받고 성공적으로 수술을 마쳤다는 보도가 별도의 꼭지로 나왔다. “아이들 등록금만 생각하면 가슴이 숯덩이가 된다고 말했다던 임씨의 죽음, 그리고 아이들의 딱한 소식은 일류 가수의 수술 소식보다 못한 것이어야 했나. 

이 사회의 이런 외면과 무관심 속에서 쌍용차의 부모는 죽어간 것이고, 아이들은 고아가 되어버린 것이다. 그 책임에서 우리 또한 자유롭지 못함을 알고 있다. 미안하다 아이들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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