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20일) 청와대 관계자가 정운찬 동반성장위원장의 최근 언행에 대해 못마땅함을 드러냈다. ⓒ 유성호
<연합뉴스>에 따르면 청와대 관계자는 "초과이익공유제에 대한 논란은 내부적으로도 얼마든지 조율이 가능한 문제"라면서 "정 위원장이 공개적으로 얘기하는 바람에 큰 문제가 없는데도 마치 큰 문제가 있는 것처럼 됐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정 위원장은 국무총리까지 지낸 분으로서 행정부에 이러한 이견이 있을 때 조정하는 역할을 하던 분"이라면서 "논란을 일으키는 공개적인 문제제기 방식을 택한 게 다소 의외로, 바람직한 게 아니다"고 밝혔다.
자신이 내놓은 `초과이익공유제'에 대해 주무 부처인 지식경제부 최중경 장관이 비판하고 나서자 정 위원장이 "나보고 일하지 말라는 것 아니냐"면서 사퇴를 검토한다고 밝힌데 대한 지적인 셈이다. 그렇지 않아도 동반성장위원회 운영에 대한 불만을 정 위원장이 쏟아낸 직후에 청와대 관계자가 이같은 비판을 한 것이 눈길을 끈다.
최근 있었던 정 위원장의 불만 토로는 단지 최중경 장관에 대한 비판을 넘어 이명박 대통령이 강조했던 동반성장정책에 대한 의구심을 드러낸 것으로도 해석될 수 있는 것이었기에, 이에 대해 청와대 측이 다시 불만을 드러낸 장면은 관계의 악화 조짐으로 읽혀질 수도 있다. 더구나 여권에서 거론되던 분당을 출마설에 대해 정 위원장이 거부의사를 명확히 밝힌 직후이다.
그래서 결국 이명박 대통령과 정운찬 위원장이 결별하게 되는 것 아니냐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이는 정 위원장이 독자행보, 흔히 말하는 ‘이회창식 행보’를 하게 되는 것 아니냐는 얘기로 이어진다.
우리가 기억하다시피 김영삼 정부 시절 이회창 총리는 총리의 권한 문제를 둘러싸고 자신을 발탁했던 김영삼 대통령에게 항명을 했다. 결국 이회창 총리는 자리에서 물러났지만, 이때 얻은 ‘대쪽’ 이미지를 갖고 그는 여당의 대선후보 자리를 거머쥐게 된다. 정운찬 위원장 역시 한때 대선주자 물망에 올랐던 인물인지라 ‘이회창식 행보’에 대한 관심이 생겨나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그러나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정 위원장이 ‘제2의 이회창’이 될 가능성은 없어 보인다. 이회창 당시 총리가 가질 수 있었던 여러 가지 것들을 정 위원장은 갖고 있지 못하기 때문이다.
이회창 총리 시절 소신을 지키는 대쪽 이미지가 만들어졌던 것과는 달리, 정 위원장은 총리 재임 기간동안 자신의 독자적인 소신을 보여준 것이 없었다. 정운찬 총리 하면 기억나는 것이 ‘세종시 총리’라는 말처럼, 그는 이명박 대통령의 세종시 수정 정책의 설거지를 하는 역할에 그치고 말았다. 결국 세종시 수정안의 부결에 따라 정 총리의 정치적 생명도 끝나는 상황이 야기된 것이다. 그는 총리 재임 기간동안 자신이 약속했던 사회통합의 길로 이명박 정부를 끌고가려는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상처와 불명예만 남은 자리였다.
이제와서 그가 동반성장위원회 운영 혹은 이명박 정부에 대한 불만을 토로한다고 해서 소신있는 모습으로 받아들여지기는 어려워 보인다. 이미 이명박 대통령의 충실한 집행자의 역할만 하다가 자신에 대한 신뢰를 다 잃어버린 처지이기 때문이다.
이제는 때가 늦었다. 이명박 정부 동반성장정책의 진정성에 대한 회의가 들었다 해도, 그것을 이제 알았느냐는 비아냥을 듣기 쉽게 되어버렸다. 설혹 이제와서 어떤 소신행보를 한다 해도 자신에 대한 새로운 기대를 모아내기도 어려운 상황으로 보인다. 분당을 공천 문제 하나를 놓고도 한나라당 내에서 논란이 많았듯이, 그는 여권에서 정치적으로는 사실상 용도폐기된 인물이다. 그렇기 때문에 ‘이회창식 행보’라는 말이 언론에서 나오는 것도 생뚱맞은 일이다. 그가 이명박 정부와 함께 했던 시간들은 결국 상처로만 남게 될 것이다.
따지고 보면 누구를 원망할 일도 아니다. 결국 자신의 탓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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