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정치

한나라당의 내분, 쇄신이 아니라 권력투쟁


한나라당의 주류-비주류가 갈등을 빚고 있다. 원내대표 경선에서의 대결이 비주류의 승리로 끝난데 이어 이번에는 비대위 구성문제를 놓고 주류와 비주류가 대치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런 상황을 놓고 언론들은 쇄신이라는 표현을 사용한다. ‘한나라당발 쇄신바람’이니 ‘한나라당 쇄신 쓰나미’니 하는 표현들이 그것이다. 그러나 이는 대단히 부정확하며 잘못된 표현들이다. 지금 한나라당에서 전개되고 있는 상황은 계파간의 권력투쟁이지 거기에다가 쇄신이라는 이름을 붙일 일은 되지 못하기 때문이다.

왜 그런가? 현재까지 전개된 대결양상을 놓고 보면 당내 주도권을 장악하기 위한 계파간의 대결만 있지, 쇄신의 내용은 아무 것도 없기 때문이다. 원내대표 경선에서 친이 주류가 패배하고 친박-소장파-친이상득계가 연대한 비주류가 승리했다는 것, 친이 우위로 구성된 비대위를 비주류가 거부하고 있다는 것, 황우여 신임 원내대표와 정의화 비대위원장이 서로 당운영권을 주장하고 있다는 것... 이런 것들은 당 주도권을 차지하기 위한 한나라당 내부 계파간의 갈등이지 이 자체가 결코 쇄신의 내용이 될 수는 없는 것이다. 솔직히 말해 한나라당 내부 권력투쟁에서 누가 이기고 지든, 누가 주도권을 갖든, 혹은 누가 원대대표가 되거나 대표권한대행이 되든, 지켜보는 국민들 입장에서는 무슨 상관이겠는가.

한나라당 황우여 원내대표 (사진=유성호)



국민에게 중요한 것은 자신들의 피부에 와닿는 국정쇄신이 즉각적으로 이루어지는 일이다. 그것은 한나라당내 계파들끼리 다툰다고 해서 될 수 있는 일이 아니라 국정의 최고 책임자인 이명박 대통령이 결단을 내려야 가능한 일이다.

어떤 것들이 쇄신의 내용이 될 수 있을까.

우선 인적 쇄신이다. 현정부에 대한 민심이반을 수습하기 위해서는 그동안의 국정난맥에 대해 책임져야 할 위치에 있는 인사들의 퇴진이 이루어져야 한다. 여기에는 최시중 방통위원장을 비롯해서 원세훈 국정원장, 조현오 경찰청장 등이 우선적으로 포함된다. 동시에 국민화합을 가져올 수 있을 거국적 성격의 내각이 필요하다. 그러나 5.6 개각은 이러한 쇄신 요구는 외면한채 별 의미없는 실무형 개각에 그쳤다.

다음으로 이명박 대통령이 이제까지의 독선적인 국정운영을 중단하고 민심에 따라 국정을 운영하겠다는 선언을 하는 일이다. 이미 한나라당 정두언 의원은 ‘제2의 6.29 선언’이 필요하다는 말까지 꺼냈다. 굳이 ‘항복’이라는 말을 쓰지 않더라도 민심에 따르겠다는 이 대통령의 결단이 필요하다. 집권 내내 논란이 되어온 언론장악정책을 포기해야 할 것이고 각 분야에서 일어난 민주주의 후퇴를 원상복구시키는 조치가 있어야 할 것이다. 남북관계도 적대 일변도의 정책에서 벗어나 남북관계 개선을 추구하려는 대전환이 있어야 한다. 그러나 이 모든 쇄신 과제들에 대해 이 대통령은 아무런 말이 없다. 아니, 관심조차 없는 모습이다.

그러니 막상 아무 것도 달라지는 것은 없다. 한나라당 내부에서만 권력을 차지하기 위해 자기들끼리 치고받고 대결하고 있을 뿐이다. 이것을 갖고 과연 쇄신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일까. 쇄신을 위한 아무런 조치도 취해지는 것이 없고, 대통령을 향한 국정쇄신의 요구도 제대로 나오는 것이 없는데, 단지 요란하다고 해서 쇄신이라고 이름붙일 수는 없는 일이다.

더 이상 변죽만 울리는 모습은 필요없다. 한나라당이 민심에 부응하는 쇄신과제들을 실행하기 위한 구체적인 행동을 보여주지 못한다면, 지금의 모습들은 내년 총선에서 살아남기 위한 새로운 줄서기일 뿐이라는 혐의를 벗어나기 어렵다. ‘이명박 줄’을 ‘박근혜 줄’로 바꾸려는 모습을 갖고 쇄신이라 할 수는 없는 것 아닌가.

한나라당이 지금 당장 해야 할 일은 민심이반을 초래한 이명박 정부의 잘못이 무엇이었던가를 직시하고 그것을 바로잡기 위한 행동에 들어가는 것이다. 그것 없이 단지 자기들끼리 계파 싸움을 벌이고 있다고 해서 거기에 쇄신이라는 포장을 해줄 수는 없다. 한나라당이 달라진 것은 아직 별다른게 없다.

 

저의 안드로이드폰용 개인 어플 <올댓 시사 3.0>이 나왔습니다.
다운로드 바로가기
 
http://bit.ly/fJwm8W 


아래 왼쪽에 있는 손가락 모양을 클릭하시면 이 글에 대한 '추천'이 됩니다, 여러분이 추천해주시면 이 글이 더 많은 사람에게 읽힐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