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시 미 대통령이 서울에 왔다. 언론들은 부시 대통령에 대한 사상 최대 규모의 경호·경비를 화제거리로 보도하고 있다.
부시 방한, 사상 최대의 경호작전
청와대 경호처는 전담경호대를 만드는 등 사상 최대 규모의 경호를 준비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 관계자는 “우리나라 역대 가장 큰 규모의 경호가 펼쳐질 것이며 양자 정상회담에 대한 경호에 있어서는 다른 어떤 나라의 경우에 비해서도 압도적일 것”이라고 밝혔다. 청와대 경호처는 미 비밀경호대 소속 선발대와 함께 공동작전까지 준비해온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5일 오전 9시를 기해 서울전역에 '갑호 비상경계령'을 내리고, 시위 진압에 180개 중대 16,000명, 경호 경비에 7,000명을 투입해 비상근무체제에 들어갔다. 갑호 비상령이 내려지면 일선 경찰서의 가용 경찰력이 전원 투입 대기하게 된다.
경기지역에서도 4,00여명의 경찰력이 경비에 투입되었다. 부시 대통령이 서울에 도착한 5일 저녁에 있었던 촛불시위 현장에는 경찰기동대, 색소 살수차가 동원되어 전에 없이 강경한 진압을 하기도 했다.
그런가 하면 군까지 경호지원에 나섰다. 국방부측은 “중요 동맹국 국가원수가 방문하는 만큼 군도 각별한 관심을 가지고 있다”면서 “공중 경호 전투기를 운용하는 것을 비롯해 입체적 원거리 경호 지원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군은 미 대통령 전용기인 에어포스원의 착륙 시간을 전후해 2시간 동안 경호전투기 여러대를 운용하고 서울공항 주변에는 수천명의 병력을 투입해 입체 경호작전을 펼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군은 전방초소(GP) 및 전방관측초소(GOP)와 전국 해·강안의 경계태세를 평시보다 한 단계 격상시켰다고 한다. 군당국은 지난 4일 밤 위기조치반 통신훈련을 실시하여 각 부대 주요 지휘관들이 통신축선상에 대기하고 있는지까지 점검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쯤되면 국가적 차원의 경호태세
이 정도 되면 그야말로 국가적 차원의 경호태세라고 할 수 있다. 부시 대통령 한 사람을 지키기 위해 대한민국 전체가 총동원된 것같은 느낌이 들기도 한다.
물론 미국이라는 주요 국가의 대통령이 한국에 왔는데 그의 안전을 빈틈없이 책임져야 하는 것은 우리의 책임이다. 부시 대통령에 대한 경호와 경비에 소홀함이 있어서는 안된다.
그러나 이 정도 되면 지나친 경호라는 생각을 갖게 된다. 굳이 다른 어떤 나라에 비해서도 '압도적인' 경호를 해야하는 것인지, 과연 3만명이 넘는 경찰병력이 투입될 필요가 있었던 것인지, 군의 경계태세까지 격상될 필요가 있었던 것인지.....
전례없는 규모의 경호와 경비의 모습에 우리 스스로 어색함이 드는 것은 어떤 이유에서일까.
미국 대통령 경호도 좋지만.......
급기야 5일 저녁에는 남산 일대가 예고없이 통제되는 사태가 빚어졌다. 부시 대통령이 남산하얏트호텔에 묵었기 때문이다. 한남대교에서 남산으로 올라가는 도로가 전면 차단되어 일반 차량은 물론이고 남산을 순환하는 시내버스조차도 다른 길로 돌아가야 했다.
남산 인근도로들은 사실상 경찰을 제외한 모든 차량의 출입이 통제되었다고 한다. 미국 대통령에 대한 경호도 필요하겠지만 그렇다고 남산길 도로까지 막아야 했는지는 의문이다.
쇠고기 파문, 독도 표기 파문을 거치면서 미국을 대하는 이명박 정부의 태도가 더 조심스러워진 것은 아닐까. 그래서 이런 과잉경호가 등장한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마저 든다.
굳이 그런 이유가 아니었다면, 미국 대통령 경호도 좋지만 대한민국 국민의 자존심도 좀 생각해주었으면 한다.
아무리 미국 대통령이 서울에 왔다고 해도, 이렇게 온 나라가 들썩이는 것처럼 보이는 것은 남들 보기에도 좀 그렇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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