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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사태, 12.12 군사반란과 닮은꼴

 

1979년 12월 12일, 전두환과 그를 따르는 정치군인들은 경복궁에 주둔중인 수도경비사령부 예하 30경비단에 모여 반란을 모의했다.


그들은 정승화 계엄사령관을 체포하기 위해 자신들의 병력을 동원하는 한편, 방해위험이 있는 부대 지휘관들을 회유하거나 위협하기도 했다. 그리하여 하극상의 반란에 가담하도록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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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본관에 사복경찰들이 사원들을 밀어내며 투입되고 있다 <사진=오마이뉴스>


KBS 이사회의 모의, 12.12 반란 떠올라


KBS 이사회가 정연주 사장에 대한 해임제청을 하던 날의 상황은 12.12 군사반란의 장면을 떠올린다. '공영방송 사수를 위한 KBS 사원행동'이 공개한 그 날의 상황은 자못 충격적이다.


사원행동에 따르면, KBS 이사회 유재천 이사장을 비롯한 6명의 이사들은 해임제청안 의결이 예정된 이사회 전날 한 호텔에서 숙박을 하며 경찰투입 등 이사회 강행작전을 모의했다고 한다.


또한 8일 이사회장에는 영등포 경찰서 소속의 정보과 형사가 시작부터 배석을 하고 있던 것으로 알려졌다.


더욱이 당시 배석하고 있던 정보과 형사가 "KBS의 공식 요청이 없이는 힘들다"는 의견을 피력했음에도 불구하고, 유재천 이사장이 경찰투입을 직접 지시했다는 조사결과를 사원행동측은 밝혔다.


반란에 가담한 KBS 안전관리팀


경찰투입 요청의 공식권한을 가진 KBS 경영진에게는 통보조차 되지않은 상태에서, KBS 안전관리팀장은 유 이사장의 지시를 그대로 이행하여 경찰투입을 요청했다는 것이다.


더 놀라운 것은 경찰투입 이후 정연주 사장이 안전관리팀장에게 "사내 경찰을 즉시 내보내지 않으면 직위 해제할 것"이라 경고했지만, 이러한 지시는 이행되지 않았다고 한다.



이러한 과정을 거치면서 KBS의 심장부가 경찰에 의해 유린되는 사태가 빚어진 것이다.


KBS 이사회는 의결기관이지 집행기관이 아니다. 따라서 KBS에 대한 경찰투입 요청을 안전관리팀장에게 지시할 권한도 없고, 경찰에 요청할 권한도 없다. 그럼에도 KBS 이사회는 이미 사장의 지시를 거부한 안전관리팀을 휘하에 둔 권력으로 등장했던 것이다.


권력의 이동을 간파한 안전관리팀은 정상적인 지휘체계에서 이탈하여 하극상의 행동을 했던 것이고, KBS 이사회는 KBS의 정상적인 집행조직을 무시하고 초법적인 행동을 하는 권력이 되었던 것이다.


KBS에 경찰 불러들인 유재천 이사장 물러나야


KBS 이사회는 그러한 하극상의 초법적인 모의를 통해 정연주 사장 해임제청의 거사를 행동에 옮겼다. 거사 전날 모여 모의를 했던 것에서부터, 하극상을 유도하고 초법적인 방식으로 물리력을 동원한 것에 이르기까지, 여러모로 12.12 군사반란과 닮은꼴이 아닌가.


검찰은 조만간 정연주 사장에 대한 체포영장까지 발부받아 강제구인에 나설 것이라 한다. 12.12 반란 이후 정승화 사령관은 신군부세력에 의해 법정에 세워졌다. 물론 반란의 명분을 만들어내기 위해서였다. 그것까지도 닮았다.



참담한 광경이다. 정권에 미운 털이 박힌 사장 한 사람 쫓아내기 위해 명색이 KBS 이사회가 이런 행동까지 했다니.


역사는 12.12 반란에 가담했던 신군부세력을 심판했다. 오늘 KBS 이사회가 저지른 행동은 어떻게 심판받아야 할 것인가. 역사의 심판이 있겠지만, 그때까지는 시간이 너무 걸린다.


유재천 이사장은 모든 책임을 지고 사퇴해야 한다. 그리고 그에 가담하여 하극상의 행동을 한 책임자들에게도 문책이 따라야 한다. 기본이 지켜져야 공영방송도 지켜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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