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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비평

오마이뉴스 10년, 잊을 수 없는 기억들

<오마이뉴스>가 창간 10주년을 맞는다. 돌아보면 결코 짧지않은 시간이었다. 그 10년 사이에 두 차례의 정권교체가 있었고, 남북간의 대화해와 갈등의 고비가 있었다. 김대중 정부를 지나 노무현 정부와 이명박 정부를 오가는 사이, 우리 정치사회는 반전에 반전을 거듭했다.

미디어 영역에서도 변화는 빠르게 진행되었다. 10년전 오연호 대표로부터 인터넷신문, 이름조차 낯설게 들리는 <오마이뉴스>라는 매체가 생겨난다고 들었을 때, 나는 그 의미를 제대로 읽지 못했다. <오마이뉴스>의 탄생이 종이신문으로 대표되는 올드 미디어의 퇴조를 넘어설 수 있는 뉴 미디어 시대의 개막을 알리는 본격 신호탄임을 안 것은 시간이 좀더 지나서였다.

인터넷에서도 수많은 매체들이 생겨났다 사라지는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오마이뉴스>는 비약적인 발전을 이루며 우리 언론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하는 반열에 오를 수 있었다. 젊은 실험정신으로 무장한 <오마이뉴스>의 기자들은 조중동이 장악하고 있던 여론의 독과점을 타파하며 변화와 진보의 목소리를 수많은 독자들에게 전하는데 성공했다. 특히 종래의 엄숙주의가 아닌, 새롭고 창의적인 접근법들을 통해 독자들을 <오마이뉴스>에 중독시키며 끌어들였다. 조중동의 목소리에 눌려있던 독자들은 <오마이뉴스>가 전해주는 새 목소리에 반해 <오마이뉴스>를 ‘즐겨찾기’ 해두고 하루에도 수십번씩 방문하곤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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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역시도 그 무렵 <오마이뉴스>의 매력에 빠졌던 사람 가운데 하나였다. 때로는 거칠기도 했지만, 초창기 <오마이뉴스>가 주었던 신선함과 자유분방함의 매력은 지금도 잊을 수가 없다. 2000년 10월에 있었던 YS의 고대앞 농성 14시간 중계는 지금도 많은 사람의 기억에 남아있다.

독자로 시작했던 나와 <오마이뉴스>의 관계가 파트너 관계로 변화한 것은 2000년 7월부터였다. 당시 나는 <오마이뉴스>의 제안에 따라 정치비평을 고정적으로 매주 2회씩 쓰기 시작했다. 특히 2002년 대선을 앞두고 국민경선 생중계를 함께 한 것은 잊을 수 없는 추억으로 자리하고 있다. 당시 국민경선 생중계라는 새로운 실험은 ‘노풍’과 맞물리면서 흥행에 커다란 성공을 거두었다. 나는 <오마이뉴스> 기자들과 전국을 돌며 당시 민주당의 국민경선을 생중계했고, 이 방송은 커다란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국민경선이 끝나 이 생중계도 끝날 무렵, 나는 일약 ‘스타덤’에 오르게 되었다. 나와  <오마이뉴스>의 관계에 있어서 가장 큰 기억으로 남는 ‘사건’이었다.

그 뒤로도 나는 <오마이뉴스>의 객원논설위원 등을 맡으며 정치칼럼을 고정적으로 오랫동안 썼다. 그러나 <오마이뉴스> 속에서 나의 활동이 언제나 순풍에 돛을 단 것은 아니었다. <오마이뉴스> 속에서 나의 글쓰기는 끊임없는 긴장의 연속이었다. 그것은 <오마이뉴스>의 열성적 독자들과 나 사이에 종종 드러났던 시각의 차이 때문이었다.

시사평론가로서 나의 비평은 성역없이 모든 권력을 대상으로 이루어졌다. 여기에는 대통령과 여야권력, 언론권력, 경제권력 모두가 대상이었다. 나는 특정 정파의 입장에 서기보다는 초정파적 입장에서 사안마다 시시비비를 가리려는 원칙을 견지하려고 했다. 때로는 여러 오해에 직면하더라도 그것은 시사평론가로서 내가 놓을 수 없는 끈이었다. 그래서 노무현 정부 시절 나는 물론 한나라당도 많이 비판했지만, 노무현 정부 또한 많이 비판했다. 그러나 당시 노무현 정부의 편에 확실히 서서 힘을 실어주기를 원했던 상당수 독자들은 나에 대한 섭섭함과 불만을 공공연히 토로하기도 했다. 가슴이 아프지만 피할 수 없는 일이었다.

지난 대선에서 당시 문국현 후보와 관련해서도 지지자들과의 긴장이 있었다. <오마이뉴스>가 문 후보를 부각시키는 분위기 속에서도 나는 그에 대한 보다 깊이있는 검증이 선행되어야 함을 제기했다. 급기야 대선 막바지에는 야권 후보단일화를 위해 문 후보가 사퇴의 결단을 내려야 한다는 글을 <오마이뉴스>에 실었고, 문 후보의 지지자들은 당연히 나의 글에 크게 반발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렇게 <오마이뉴스>에서의 ‘대세’와는 긴장관계를 조성하는 일이 종종 있었기에, 나는 스스로를 ‘오마이뉴스에서의 비주류’라고 불렀던 시절이 있었다. 나는 이런 ‘비주류’에게도 언제나 문을 열어준 <오마이뉴스>에게 고마운 마음을 갖고 있다. 때로는 일사불란함이 필요한 경우도 있겠지만, 그래도 다양한 생각들이 공존하며 함께 가야한다고 믿기 때문이다.

요즘 나는 ‘오마이뉴스 블로그’에서 개인 블로그 ‘유창선의 시선’을 운영하고 있다. 내가 블로그에 글을 올리면 필요할 경우 <오마이뉴스>가 이를 메인 면에 링크시키는 방식으로 협력관계가 구축되어 있다. 이 역시 <오마이뉴스>가 생각해낸 새로운 방식의 관계이다. 고맙게도 많은 독자들이 나의 블로그를 찾아주어 새로운 모델이 정착한 상태이다.

이렇게 지난 10년동안 <오마이뉴스>와 나의 관계는 끊임없이 이어져왔다. 그래서 개인적으로 <오마이뉴스> 10주년에 갖는 감회가 남다르기도 하다. 오늘 하나 바람이 있다면 <오마이뉴스>가 만든 ‘10만인 클럽’에 더 많은 독자들이 참여하여 <오마이뉴스>가 다시 한번 도약의 발판을 마련하는 일이다.

그렇지 않아도 경제적 상황이 좋지 않은 시기에, 이명박 정부가 들어선 이후 광고기근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한다. 이 어려운 상황에서도 <오마이뉴스>가 굽히지 않고 정론을 펼 수 있도록 우리 독자들이 힘을 모았으면 한다. 지난 10년간 <오마이뉴스>가 해온 역할을 돌아본다면, 우리 손으로 이런 언론 하나는 지켜주어야 하는 것 아니겠는가. 독자들의 ‘10만인 클럽’ 참여는 창간 10주년을 맞는 <오마이뉴스>에게는 가장 소중한 선물이 될 것이다. 그리고 <오마이뉴스>가 다시 앞으로의 10년을 준비하는 발판이 될 것이다. (‘10만인 클럽 바로가기’)

다시 한번 <오마이뉴스> 창간 10주년을 축하한다



* 저의 인터넷 개인방송이 개국을 했습니다. 매일 밤 11시에 아프리카 TV를 통해 생방송됩니다. 다른 시간대에는 수시로 재방송이 나갑니다. 아프리카 TV 앱을 다운받으면 아이폰을 통해서도 시청하실 수 있습니다. '유창선의 시사난타' 바로가기 http://afreeca.com/sisat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