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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금집회, 교통 막은 것은 경찰

 

어제 서울시청 앞 광장에서 집회가 있었다. 그런데 집회를 한 것이 대학생들이었는지 아니면 경찰이었는지 분간이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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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마이뉴스


도로를 막아버린 경찰버스


어제 열린 '등록금 해결촉구 범국민대회’에는 경찰추산으로 7천여명의 학생들이 참여했다. 그런데 경찰은 집회참가 인원의 두배 가량인 1만 4천여명의 병력을 곳곳에 배치했다. 이명박 정부 경찰의 의욕적 작품인 '체포전담조'도 선을 보였다.


그 많은 경찰병력이 도심에 집중배치되었으니 상황은 안봐도 비디오였다. 시내 주요 도로에는 경찰버스들이 줄을 이어 주차하여 극심한 교통정체를 야기하였다. 버스가 서야할 곳까지 경찰버스가 점거하여 시민들은 차도로 나가 버스를 잡아야 했다. 인도에까지 경찰버스가 서있던 곳도 있었다고 한다.


곳곳에 배치된 경찰병력들은 거리의 분위기를 살벌하게 몰아갔고 시민들의 통행에 불편을 초래하였다. 이쯤 되면 교통정체를 낳고 시민들의 불편을 가져온 것이 집회였는지, 경찰이었는지 따져봐야할 상황이 되었다.



평화적 집회에 혼자 요란떤 경찰


대학생들의 집회는 평화적으로 진행되었다. 행진이 끝난 이후에는 자진해산했다. 경찰은 체포전담조까지 동원하며 요란을 떨었지만, 정작 그 많은 병력이 할 일은 없었다. 시민들의 입에서는 당연히 경찰의 과잉진압을 비난하는 목소리들이 터져나왔다.


도대체 경찰은 왜 그런 행동을 했을까. 어제 집회는 다른 내용도 아니고 대학등록금 인하를 촉구하는 집회였다. 학생과 학부모들에게는 절박한 문제이다. 정치집회도 아니고 그런 생활형 집회에까지 이런 식의 과잉대응을 하다니.


결국 윗사람들 보라고 한 것이 아니었을까. 워낙 이명박 정부 들어 '떼쓰기'와 '불법시위' 근절을 외치고 있으니, 경찰이 이 기회에 '위'에다가 무엇인가 보여주려고 바보같은 짓을 한 것 같다. 기가 막힌 충성심의 발로이다.


그렇게 인력 남으면 아이들 수사나 제대로 해라


경찰은 그렇게 병력이 남아도는가. 평화로운 집회에 그렇게 많은 병력을동원할 인원과 예산 여유가 있다면, 아이들 실종되었을 때 수사나 제대로 하도록 했어야 하는 것 아닌가. 할 일은 제대로 안하고 엉뚱한 곳에 힘을 쏟고 있는 경찰조직의 모습을 보게 된다.



경찰은 다시 과거로 돌아가버렸다. 경찰혁신을 내걸고 새로운 경찰상을 정립하려던 노력은 원점으로 돌아가고, 이제 다시 5.6공 시절의 경찰을 연상하게 하는 구태를 보이고 있다.


집회와 시위를 '떼쓰기'로 인식하는 이명박 정부 아래에서 경찰의 과거회귀 현상은 계속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경찰병력을 앞세워 사회의 갈등을 제압하겠다는 발상이 과연 현실성이 있는 것일까.


하필이면 대학등록금 집회에 이렇게 과잉대응을 해서 시민의 빈축을 사는 경찰의 모습을 보면 정말 바보같다는 생각마저 든다. 경찰수뇌부는 '위'만 쳐다보지 말고 시민들을 보면서 판단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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