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시바우 주한 미국대사는 손학규 민주당 대표와 사적인 관계일 수 있을까. 버시바우 대사의 항의 전화가 논란거리로 부상하였다.
갑작스러운 전화로 항의표시
버시바우 대사는 21일 손학규 대표에게 예고없이 전화를 걸어, 미국산 쇠고기 수입에 제동을 건데 대해 "매우 실망스럽다"며 항의의 뜻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 차영 대변인이 전한 바에 따르면 버시바우 대사는 전화통화에서 "과학적 근거도 없이 국민들에게 불안을 야기한 것에 대해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는 것이다.
야당 대표에게 갑자기 전화를 걸어 이러한 표현을 했다면 그냥 지나치기는 어려운 상황으로 판단된다.
실제로 손학규 대표는 "지금 얘기하려고 하는 목적이 무엇이냐"며 "나는 쇠고기 협상이 이런 상황에 처한 것에 대해 유감스럽게 생각하고, 한미 FTA가 난국에 처한 것도 유감스럽게 생각하지만 미국 대사가 야당 대표에게 이런 식으로 전화를 하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불쾌감을 표했다고 한다.
충분히 그런 불쾌감을 표시할만한 상황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이 공식적으로 유감을 표시하고 파문이 확산되자 버시바우 대사는 해명에 나섰다. 그런데 그 해명이 더 납득하기 어렵다.
‘사적인 대화’였다는 버시바우의 해명
버시바우 대사의 말인즉, "우리는 사적인 대화를 나눴다. 민주당에서 사적인 대화를 공개한 데 대해 좀 놀랐다"는 것이다. 그는 "손 대표가 미국 쇠고기가 안전하지 않은 지에 대해 의사를 밝혔고, 나는 이에 대해 실망한다는 말을 하기 위해 전화했다. 그것이 전부"라고 해명했다.
과연 두 사람이 사적인 관계로, 그리고 두 사람의 대화가 사적인 대화 해석될 수 있을까. 버시바우 대사의 해명은 아전인수식 주장에 불과하다.
물론 버시바우 대사는 손 대표와 그동안 여러 차례에 걸쳐 만남을 가져왔다. 손 대표가 한나라당을 탈당한 직후에도 손 대표 사무실을 찾아가 만났고, 손 대표가 당 대표직을 맡게되었을 때도 만났다. 당연히 만남의 분위기는 화기애애했고 두 사람 사이에는 한때 한미 FTA에 대한 공감대도 형성되었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두 사람의 관계를 사적인 관계로, 그래서 아무 소리나 해도 되는 관계로 주장하는 것이 가능할까.
버시바우 대사, 사과하는 것이 옳다
더구나 미국 쇠고기 문제에 관한 이야기라면 두 사람 사이의 대화는 사적인 대화일 수가 없다. 손 대표는 야당 대표로서 미국산 쇠고기 수입에 제동을 걸고 있는 것이고, 버시바우 대사는 주한 미국대사이기에 그에 항의하는 전화를 건 것 아니겠는가. 두 사람 모두 공적인 위치에서 공적인 행동을 하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버시바우 대사가 손 대표에게 면담이나 서한이 아니라 전화라는 방식으로 실망의 뜻을 전한 것도 이상하다. 그는 바로 전날 자유선진당 이회창 총재와 만났고 한나라당 안상수 원내대표도 만났다. 물론 쇠고기 문제에 대한 이해를 구하기 위한 자리였다.
그런데 유독 손 대표에게는 항의의 뜻을, 그것도 전화를 통해 전한 것이었다. 미국 쇠고기 수입 반대에 앞장선 민주당 대표를 유독 홀대하는 듯한 모습이다.
논란 속에서 버시바우 대사가 내놓고 있는 해명은 너무 궁색하다. 설혹 그 자신은 '사적인 대화'로 생각했다 하더라도, 그의 행동방식이 한국의 야당대표에 대한 결례였음은 분명해 보인다.
그렇다면 사과를 하는 것이 마땅하다. 미국 쇠고기 수입을 반대하는 사람이 아무리 미워도, 일국의 대사라는 사람이 이런 식으로 행동해서는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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