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학사정관제 맞춤형 학원의 유혹

교육과학기술부가 지난 10일 발표한 고교체제 개편안에 따라 외고, 국제고 등 특목고를 비롯한 고등학교의 입시전형 방법이 내년부터 크게 달라지게 된다. 특목고와 자율형 사립고 입시에서는 지필고사나 교과지식을 묻는 형태의 구술면접, 적성검사 등은 할 수 없게 된다. 그대신 당장 내년 말 치러지는 2011학년도 입학전형에서부터 입학사정관제가 전면 도입된다.

입학사정관제는 입학사정관이 지원자 전원을 대상으로 학생의 자기주도 학습 능력과 잠재력 등을 평가해 선발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고 한다. 그런데 말이 이렇지, 막상 어떤 방법으로 선발하는 것이고, 어떻게 준비해야 하는 것인지, 학생과 수험생들은 혼란스러울 수밖에 없다. 당장 내년에 시험을 쳐야 하는 학생들의 경우, 입학사정관제의 첫 전면실시에 따른 부담이 따르게 되어 있다.

이러한 혼란을 놓치지 않고 입시학원들은 이미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집으로 온 학원 전단지이다.

이 전단지를 통해 알 수 있는 것처럼, 사정관제 맞춤형 학원을 자처하는 곳들이 늘어나고 있다고 한다. 학생들이 입학사정관제를 준비할 수 있는 ‘스펙’을 길러준다는 것이다. 교과부는 학교마다 다른 전형으로 입학사정관제를 운영하기 때문에 실효성이 없다고 말하지만, 학부모들의 반응은 그게 아닌 모양이다.

어떤 식으로든 학생들을 가려야 하기 때문에, 학생들의 능력과 잠재력을 평가하기 위해서는 입학사정관들이 공통적으로 따질 수밖에 없는 부분들이 있고, 그것을 잘 준비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입학사정관 컨설팅의 효용성에 대한 교과부와 학부모들의 판단에는 큰 차이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만약 입학사정관제 컨설팅 시장이 커지면, 사교육 축소라는 고교체체 개편안의 취지는 무색하게 된다. 입학사정관제에 대비하는 학원이 늘어난다면 그만큼 수요가 많다는 의미이다. 대학과 특목고에서 전면 도입하게 되는 입학사정관제가 정부의 말대로 사교육의 축소를 가져올지, 아니면 새로운 사교육시장을 낳을지는 아직 지켜보아야 할 상황이다.

학생과 학부모들이 입학사정관제 대비를 어떻게 해야할지 몰라 다시 학원에 의존하게 되는 상황을 막기 위해서는, 입학사정관제를 통한 선발방식과 평가기준을 조속히 마련하여 학생들이 자신의 힘으로 준비할 수 있도록 해주어야 하겠다. 학생과 학부모들이 어찌할 바를 몰라 우왕좌왕하는 상황은 막도록 해야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