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센터에서의 행패로 물의를 빚었던 이숙정 성남시의회 의원이 민주노동당을 탈당했다. 민주노동당이 자신에 대한 징계절차에 착수하자 스스로 탈당을 선택한 것이다. 그러나 민주노동당은 이 의원에게 대국민사과와 의원직 사퇴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혀놓은 상태이다. 이 의원의 책임문제가 탈당으로 일단락될지 여부는 앞으로 더 지켜봐야할 상황이다.
이 의원의 행패는 시의원이라는 공인으로서는 있을 수 없는 일이었다. 본인의 해명을 들어보아도 그같은 행패가 정당하게 받아들여지지 않는다. 그래서 민주노동당의 이정희 대표도 국민에게 사과한 것이고 강기갑 의원도 “입이 열 개라도 할 말이 없다”고 했을 것이다. 이 의원이 자신이 저지른 행동에 대해 응분의 책임을 지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조모씨가 박길준 의장이 던진 서류뭉치로 어깨에 난 상처를 보여주고 있다 ⓒ민중의소리
그런데 이숙정 의원의 행패를 비판하다보니 구의회에서의 다른 행패를 발견하게 되었다. 지난해 8월 19일에 있었던 박길준 용산구의회 의장의 구청직원 폭력사건이었다. 당시 이 사건을 보도한 <민중의 소리>기사를 인용한다.
“용산구의회 의장인 한나라당 박길준 의원이 구청직원을 향해 서류를 던지고 폭언을 퍼부었다는 주장이 제기돼 파문이 일고 있다.
전국공무원노조와 피해자 조모(44, 건축직 7급 공무원)씨에 따르면 지난 19일 오후 1시40분께 박 의장 비서실장의 연락을 받고 ‘용산구청 휴양소 설립 관련 감리’ 서류를 챙겨 의장실을 방문했다.
서류를 검토한 박 의장은 조 씨가 들고 온 서류와 다른 업체 서류를 비교하며 일부 항목에 대해 ‘부실하다’고 지적을 했고 이에 조 씨는 “회사마다 정해진 규격이 없고 다르다”고 답변했다. 그러자 박 의장은 “잘못을 시인하라”며 감리 서류를 조 씨의 얼굴에 집어 던졌고 그의 입술과 어깨에 상처를 입는 사건이 발생했다.
조 씨가 일어서려 하자 박 의장은 “앉아, 앉아, 건방지게 공무원이”라고 말했고 조 씨가 보는 자리에서 부구청장에게 전화를 걸어 “대대적인 감사를 해야겠다”고 윽박을 질렀다.
충격을 입은 조 씨는 바로 조퇴를 하고 연가신청을 하며 24일까지 출근을 하지 않았다. 특히 기자가 당시 사건 정황을 묻자 “다시 떠올리고 싶지 않다”며 괴로워했다. 병원을 가서 진료를 받은 조 씨는 전치 10일의 진단도 받았다....“
이 사실이 알려지자 구청 공무원들은 “공무원이 구의원의 하인이냐”며 분통을 터뜨리는 글들을 노조 홈페이지에 올리며 항의했다. 그리고 전국공무원노조는 박길준 의장이 책임을 지고 구의원직을 사퇴하라고 요구했다.
그러나 박 의장은 의원직을 사퇴하지 않았다. 구의회 의장직도 지금까지 유지하고 있다. 자신이 속해있던 한나라당을 탈당했다는 얘기도 없다. 당시 한나라당 대표가 사과한 일도 없다. 다만 본인이 사과를 통해 사태를 모면했을 뿐이다.
이숙정 의원의 경우와 비교해보면 참으로 묘하다는 생각이 든다. 둘다 자치단체 의원들의 행패이다. 한 사람은 시의회 의원이고, 다른 한 사람은 구의회 의장이다. 사실 ‘죄질’로 따지면 박 의장의 경우가 더 무겁다. 박 의장의 행패는 공무중에, 그것도 구의회 의장실에서 발생한 일이다. 폭언은 물론이고 서류뭉치를 던져 피해 공무원에게 상처를 입혔다. 폭력이다. 더구나 박 의장은 지난 2000년에도 공무원의 뺨을 때려 논란이 된 적이 있었던 인물이다. 누가 봐도 이숙정 의원의 경우에 비해 박길준 의장의 ‘죄질’이 더욱 무겁다고 생각될 것이다.
그런데 정작 ‘죄’에 대한 책임을 묻는 강도는 이숙정 의원의 경우가 훨씬 세다. 사건을 알리는 언론의 태도 차이가 결정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단지 민주노동당에 대한 도덕적 기대치가 워낙 높아서 생겨난 차이라면 차라리 다행이다. 그러나 꺼림직한 것은 민주노동당에게만 엄격하고 한나라당에게는 관대한 언론의 태도가 이런 차별을 낳고 있는 것은 아닐까 하는 의심이다.
다시 한번 말하지만 이숙정 의원은 자신의 행패에 대해 합당한 책임을 져야 한다. 그러나 동시에 공무중인 구청공무원에게 폭력을 가한 구의회의장이 아직도 건재한 사실은 납득할 수가 없다. ‘유권무죄 무권유죄’, 그러니까 권력이 있으면 무죄이고 권력이 없으면 유죄인가. 우리 언론과 사회의 잣대가 이렇게 오락가락해서야 되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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