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데 얼마 전에는 유정현의 출마를 가지고 왈가왈부했는데 ("문소리 하소연 듣다 '유정현 출마'가 떠오르다"), 이번에는 김흥국의 출마 얘기를 갖고 다시 글을 쓰게 된다.
연예인들이 정치참여를 해서는 안된다는 이야기를 하려는 것은 전혀 아니다. 지금이 어떤 세상인데 그런 고루한 생각을 하겠는가. 다만 어느정도 앞뒤가 연결되어야 보는 국민들의 정서적 혼란을 막을 수 있다는 이야기를 하고 싶은 것이다.
김흥국, 4월 총선 출마의지 밝혀
가수 김흥국이 4월 총선 출마를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그는 연합뉴스 등과의 인터뷰를 통해 "아직 결정이 난 것은 없지만 출마를 고려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밝혔다.
"서민을 위해 봉사할 수 있는 기회가 온다면 마다하진 않을 것"이라고 했으니, 이 정도면 본인의 의지는 확고한 셈이다.
물론 김흥국이 정치에 처음 발을 딛는 것은 아니다. 그는 축구를 통해 정몽준과 오랜 인연을 맺어왔다. 그래서 5년전 정몽준이 대선에 나섰을 때 문화예술특보를 맡았다.
당시 김흥국은 정몽준의 측근으로 불리웠다. 심지어 정몽준의 막판 후보단일화 파기에 김흥국의 강경한 주장이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다는 이야기가 파다했다. 당시 정몽준에 대한 여론을 악화시키는 또 하나의 이유가 되었다.
실제로 그가 지난 2005년에 출간한 <김흥국의 우끼는 어록>이란 책을 보면, 당시 노무현이 정몽준을 무시한데 대해 비분강개하는 이야기들이 실려있다.
“정 회장은 우리 정치사에서 처음 있었던 단일화에 승복했다....... 그러나 투표 하루를 남겨두고 민주당의 욕심이 그대로 드러나고 말았다...... 공조기간 내내 노무현·정몽준 중심으로 짜여졌던 단상이 선거 전날 명동 유세에서 노 후보와 측근 국회의원, 그리고 맨 끝에 정 회장으로 짜여졌다.”
김흥국의 첫 번째 정치참여는 정몽준의 단일화 파기와 함께 실패로 끝났다.
진정으로 정몽준을 돕는 길이 무엇일까
이제 5년의 시간이 흘렀고 정몽준은 한나라당에 입당했다. 김흥국도 이번 대선에서 정몽준의 뜻에 맞추어 이명박 지지선언을 했다. 그는 지금도 정몽준을 돕겠다는 생각을 분명히 하고 있다.
그의 출마의사는 정몽준을 위한 것일까, 아니면 자신을 위한 것일까. 전에부터 정치에 관심을 가져왔던 사람인데 무엇이 문제이냐고? 연예인이라고 차별하는 것이냐고?
어디 한번 솔직히 말해보자. 김흥국하면 사람들은 무엇을 떠올릴까. 아마 열이면 아홉은 '호랑나비' 아니면 '으아∼'라고 대답할 것이다.
그가 이번에 금뱃지를 달고 싶었다면 '호랑나비 김흥국'을 넘어서는 모습을 진작에 보여주었어야 했다. 바로 어제까지는 TV에 나와 '으아∼'하던 사람이 갑자기 국회의원이 되겠다고 나서면 보는 사람들 여러 가지로 혼란스러워진다.
정몽준을 정말로 돕고 싶다면, 그의 대망이 이루어지도록 일단은 뒤에서 백의종군하며 돕고, 그 과정에서 자신에 대한 인식을 변화시킨 이후에 나서는 것이 순리가 아닐까.
정몽준도 5년동안 물러나 있다가 이제 막 정치를 재개하여 당내 기반도 마련해야 할 판일텐데, 김흥국이 덜컥 공천달라고 나서면 이곳저곳 눈치보이지 않을까. 정몽준을 위해서도 자신의 출마문제는 신중하게 생각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연합뉴스 기사에는 이런 내용이 실려있다.
"히트곡 '59년 왕십리'를 따라 서울 왕십리 쪽에서 출마할 가능성이 크지 않겠냐는 말까지 돌고 있다."
그렇게 되면 왕십리 유권자들은 무슨 생각을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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