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의 공천물갈이는 어디까지 가능할까.
공천내정자 명단이 속속 발표되고 있는 가운데 그에 따른 내부갈등도 재연되고 있다. 특히 박근혜 전 대표 측에서는 자파 인사들의 공천탈락과 관련하여 강력한 항의를 하고 있다.
영남과 강남 공천 남겨둔 한나라당
박 전 대표가 직접 '표적탈락'을 주장하며 항의성 칩거에 들어가는가 하면, 영남지역 공천결과를 주시하겠다는 압박을 가하고 있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공천심사위원회가 과연 대폭적인 물갈이 공천을 할 수 있을지가 관심을 모으고 있다.
한나라당의 '텃밭'인 영남권과 강남벨트의 공천이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다. 이들 지역은 한나라당이 막대기만 꽂아놓아도 당선된다는 얘기가 나왔을정도로 절대적인 우세를 점하고 있는 지역이다.
그러한 절대우세 지역에서 얼마나 변화된 모습을 보일 수 있느냐가 한나라당의 변화의지를 가늠하는 시금석이 될 것이다.
더구나 영남지역에는 박근혜 전대표측 인사들이 대거 몰려있다. 따라서 이 지역에서의 과감한 물갈이는 박근혜 전 대표측의 강력한 반발에 직면할 가능성도 있다. 집권당의 변화의지를 상징해야 할 공천물갈이가 자칫 '친이-친박' 사이의 계파다툼으로 비쳐질 위험이 있다.
자기희생에 소극적인 MB측
그동안 한나라당의 공천이 '개혁공천'이 아니라 '친이-친박' 사이의 '계파공천'으로 비쳐진데에는 물론 박 전 대표측의 책임이 크다. 오직 자파 인사의 공천여부에만 관심을 기울이고 있는 모습은 계파정치의 논리에만 갇힌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그러나 이명박 대통령측이나 당지도부의 대응방식에도 문제가 있다. 공천물갈이가 박 전 대표측을 겨냥한 것이 아니라는 점을 보여주기 위해서는 자기측을 먼저 희생시키는 모습을 보여주었어야 했다.
그 핵심에 있는 인물이 이명박 대통령의 형인 이상득 국회부의장이었다. 73세 나이로 5선의원인 이상득부의장은 한나라당에서 최고령·최다선의 인사이다. 지역구도 영남이다. 거기에다가 대통령의 형이다.
한나라당 공천물갈이의 상징적인 조건을 두루 갖춘 인물이다. 그런 이 부의장을 그대로 두고 공천물갈이를 말하는 것은 이율배반이다. 그런데 한나라당은 이미 이 부의장의 공천을 결정해버렸다.
그러고서 영남지역 물갈이를 하려니 물꼬가 터지지 못하는 상황을 맞고 있는 것이다. 영남지역에서 고령의 다선의원들을 물러나라할 명분이 없어진 상황이다.
이상득 부의장 거취가 물갈이 성패 좌우한다
일부에서는 대통령의 형인 이상득 부의장이 당내에서 중재역을 해야 할 필요성을 말하기도 한다. 그러나 대통령의 형이 나서지 않으면 당내 문제가 해결되지 못할정도로 한나라당에는 그렇게 사람이 없는 것일까.
대통령의 형이 현역의원으로 있다는 점은 장점이 될 수도 있지만, 반대로 큰 문제가 될 수도 있다. 당내 정치가 비공식적인 힘과 라인을 통해 이루어지는 폐해를 야기할 수 있다.
한나라당의 공천물갈이가 계파간의 찬반논란에 직면해 있는 상황에서 이명박 대통령의 형이 '용퇴'를 결심한다면 물갈이의 물꼬를 트는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당사자인 이 부의장은 이미 자신에 대한 교체요구를 거부한바 있다. 그래서 쉽지않은 상황이다.
얼마전 이명박 대통령은 측근 의원들을 만난 자리에서 당내 공천상황에 대한 우려를 표했다고 한다. 그런 이 대통령이 정작 자기 형의 공천은 그대로 덮고 있는 것은 아이러니이다. 정말 한나라당의 공천상황이 걱정되고 과감한 변화를 주문한다면 자기 형부터 희생하는 모습을 보일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그렇게 보면, 한나라당 공천물갈이의 성패여부는 박근혜 전 대표측의 태도가 아니라, 이명박 대통령 형제의 선택에 달려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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