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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릎팍도사'의 김은혜 띄워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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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까지 MBC 기자를 지냈던 김은혜 청와대 부대변인이 MBC TV ‘무릎팍도사’에 나온다고 한다. 이미 녹화를 끝냈고 이달 중순경에 방송될 예정이라는 것이 제작진의 설명이다.


논란이 따를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MBC의 간판 예능프로그램이 자기 방송사 출신 정치인을 홍보해주는 것으로 비쳐지게 되어있기 때문이다.


청와대 부대변인의 방송출연, 시기적으로 부적절


더구나 이명박 정부가 출범한 직후이다. MBC가 줄서기를 한 것 아니냐는 의심을 받을 수 있다.


그리고 이달 중순이면 총선이한달도 남지않은 때이다. 총선 직전의 시기에 청와대 부대변인이 인기 예능프로그램에 출연해서 시선을 집중시킨다? 사리에 맞지않는 일이다.


담당 프로듀서는 “청와대 입성 소식이 알려지기 전부터 섭외를 추진해왔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내용도 정치적인 것은 전혀 없다. 여기자의 생활, '일하는 엄마’에 포커스를 맞춰 별 문제 없다고 본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납득이 되지 않는다. 정권 초기, 그것도 총선을 앞둔 시기에 청와대 부대변인을 출연시키는 것이 어떻게 정치적이지 않을 수 있는가.

청와대에 들어간다는 사실을 발표하면서  "정치하러 가는 것이 아니다"라고 강변하던 김은혜 부대변인의 말과 다를 바 없다.


분명히 해두자. 청와대의 입장을 대변하는 자리는 가장 정치적인 자리이고, 그런 인물을 출연시켜 띄워주는 것도 매우 정치적인 행위가 될 수밖에 없다.


MBC는 자존심도 없는가


너무 까칠한 것 아니냐고? '무릎팍도사' 제작진은 그 이유를 정말 모른단 말인가. '김은혜 기자'가 어떤 식으로 청와대에 들어갔던가.


현직 기자로 일하던 사람이 곧바로 청와대로 들어간 경우이다. 당연히 방송의 중립성과 공정성에 대한 불신을 초래한 행동이었다. '이명박 청와대'가 아니라 '노무현 청와대'에 들어갔다해도 나는 마찬가지 비판을 했을 것이다.


어떤 정권 아래에서이든, 현직 언론인이 곧바로 특정 정치세력쪽으로 참여하는 모습은 언론에 대한 불신을 낳는 일이다. 더구나 '김은혜 기자'는 MBC에서 오랫동안 뉴스앵커를 맡아왔다는 점에서, MBC에게 불명예를 안겨주었다고 보는 것이 바른 시각이다.


그런데 뭐 신이 났다고, 뭐 감사한 일이 있다고, '무릎팍도사'는 김은혜 부대변인을 모셔서 띄워주기를 하겠다고 나선 것일까. MBC에는 자존심이라는 것도 없는지 묻게된다.


이러니 MBC, KBS, SBS 가리지 않고, 바로 어제까지 기자하다가 오늘 갑자기 출마하겠다고 당당하게 나서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는 것 아니겠는가.


부적절한 방송계획 취소해라


내친김에 한가지만 더 말하자. '일하는 엄마' '여기자의 생활'에 초점을 맞추면 그것은 띄워주기가 아닌가. 솔직히 말해, 무슨 내용일지 안봐도 비디오다. 아이 얼굴 제대로 볼 시간도 없는 '워킹 맘'의 생활, 그러면서 이루어낸 성취........


그것도 다 성취한 여성들의 이야기이다. 정말 먹고살려면 맞벌이해야 하는데, 보육시설에 아이 맡길 경제적 여력이 없어서 고민하는 대다수 여성들의 사연과도 거리가 멀다. 논란을 무릅쓰면서까지 굳이 이 시기에 만인의 귀감으로 소개해야 할 일도 아니다.


녹화한 것이 정 아까우면 총선이라도 끝난 뒤에 방송해라. 총선을 앞두고 정치적으로 민감한 이 시기에, MBC에 있다가 청와대로 간 사람을 인간적으로 미화하는 내용을 내보낸다면 그것은 정치적 행위가 될 수밖에 없다.


정권이 바뀐지 얼마나 되었다고 이러나. MBC에게 자존심이 있다면 엄기영 사장이 바로잡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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