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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 '일말의 책임'이라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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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대통령이 새 정부 내각의 인사 파동에 대해 처음으로 입을 열었다.


이 대통령은 청와대 확대비서관회의에서 “새 정부 출발이 다소 매끄럽지 못했던 데는 우리에게도 일말의 책임이 있다”고 했다.


언론들은 이 말을 놓고 이명박 대통령이 인사파동의 책임을 인정했다고 의미부여를 했다.


국민 가슴에 대못질하고 '일말의 책임'이라니?


그런데 말이 이상하다. '일말의 책임'이라. 그냥 "우리에게 책임이 있다"가 아니라 "우리에게도 일말의 책임이 있다"고 했다. 뉴앙스가 많이 다르다.


그래서 국어사전을 찾아보았다. '일말'(一抹)의 정의는 이렇게 되어있었다.

"한 번 스치는 정도라는 뜻으로,‘약간’을 이르는 말"


맙소사! '강부자 내각'을 덜컥 꺼내가지고 수많은 국민의 가슴에 대못질을 했는데, '한번 스치는 정도'로 책임이 있다고?  '약간'의 책임이 있다고? 이건 국민을 두 번 죽이는 일이 아닌가.


그러면 이번 파동의 진짜 책임은 누구에게 있다고 이 대통령은 생각하는 것일까. 문제장관 교체를 요구한 야당? 아니면 대통령의 인사에 반발한 국민?


이번에 있었던 일이 어디 이 대통령이 '일말의 책임'을 느끼면 되는 일이겠는가. 수많은 국민이 분노하고 좌절했다. 부동산투기로 수십억원씩 재산을 모은 사람들을 장관감이라고 국민들 앞에 내놓고, 그들은 돈으로 성이 안차 이제는 권력까지 가져보겠다고 나섰으니 말이다.



우리가 집 하나 마련하려고 그렇게 졸라매고 사는동안, 저 사람들은 부동산투기로 손쉽게 엄청난 재산을 모았구나. 그냥 일해서 버는 것이 전부인줄 알고 살았던 나같은 사람은 결국 어리석고 무능력했던 것인가.
 
부동산투기꾼들이 나라의 장관감으로 등장한 장면 앞에서 정말 많은 사람들이 좌절했다.


도대체 국민을 얼마나 우습게 보았으면 투기꾼들을 장관감이라고 내세웠단 말인가. 이건 국민을 섬기는 것이 아니라 국민을 무시한 것이었다. '일말의 책임'이 아니라 '전적인 책임'을 느껴야 할 일이었다.


이명박 대통령, 정중히 사과했어야


이명박 대통령은 이번 인사의 실질적 책임자로서 당연히 국민의 가슴에 상처를 입힌데 대해 정중히 사과해야 했다. '일말의 책임', 이런 식으로 말장난을 할 일이 아니었다.


청와대 비서관들에게 당부한 말도 그렇다. 이 대통령은  "국민과 격리되고 현장과 격리된 청와대는 안된다. 국민의 목소리를 못듣는 일이 있어서는 안된다"고 했다.


이 말이 지금 어디 이명박 대통령이 비서관들에게 할 얘기인가. 국민의 소리를 못들은 것은 다른 사람이 아닌 바로 이 대통령 자신이었다.


그런 인사를 하고서도 국민이 가만있으리라 생각했다면, 정말 국민의 소리가 무엇인가를 알지 못하는 대통령일 수밖에 없다. 이명박 대통령이 남의 이야기하듯이 할 말이 아니다.


이번 '부자내각' 파동이 국민의 가슴에 남긴 상처의 깊이에 비해 이명박 대통령의 말은 너무나 가볍다. 좀더 정중하고 무게실린 방식으로 국민에게 사과하는 것이 옳았다.


이명박 대통령은 과연 이번의 잘못된 인사에 대한 자신의 책임을 무겁게 받아들이고 있는 것일까. 그의 말을 가지고는 솔직히 잘 모르겠다는 생각이 든다.


이명박 정부 아래에서 이제 앞으로는 이런 일이 없을까. 그러한 질문에 선뜻 답을 하지 못하는 이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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