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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대포폰 아니라 차명폰이라는 말장난

청와대 행정관이 총리실 직원들에게 건내준 문제의 전화는 대포폰인가, 아니면 차명폰인가. 지금 코미디같은 말장난이 여권 내부에서 벌어지고 있다.

한나라당 안영환 대변인은
5일 브리핑을 통해 "대포폰은 이름을 도용하거나 훔친 것으로 범죄 목적에 쓰인 것이지만 이번 건은 청와대 직원이 행정고시 동기인 지원관실 직원에게 빌려준 것"이라며 "대포폰 사건이 아니고 차명폰 사건"이라고 주장하고 나섰다.

물론 처음 나온 주장은 아니다
. ‘차명폰이라는 신조어의 원조는 청와대 관계자였다. 익명의 청와대 관계자는 지난 4일 언론에 최모 행정관이 만든 것은 대포폰이 아니라 차명폰이라고 주장했다. 한술 더 떠서 청와대에서 지급한 행정폰을 사용하면 신분이 바로 노출되기 때문에 원활한 소통과 업무를 위해 차명폰을 사용한 것으로 안다고 친절한 설명까지 덧붙였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청와대 대포폰'을 추궁한 이석현 의원

그러니까 청와대 관계자의 해괴한 주장을 한나라당 대변인까지 그대로 반복하고 있는 것이다. 청와대와 한나라당은 대포폰사건이 아닌 차명폰 사건으로 입장정리를 한 모습이다.

그러면 과연 대포폰은 안되고 차명폰은 괜찮은 것인지 따져보자
. 국립국어원이 발간한 <신어자료집>에 보면 대포폰을 이렇게 설명하고 있다.

다른 사람의 명의로 개통한 휴대 전화

역시 우리가 알고 있던 상식과 다르지 않다
. 이 설명대로라면 대포폰이 곧 차명폰이고, 차명폰이 곧 대포폰인 것이다. 대포폰이 아니라 차명폰이라고 주장하는 것은 말장난일 뿐이다. 워낙 대포폰이라는 이름이 범죄행위를 떠올리기 때문에 청와대와 한나라당이 신조어를 찾아낸 것에 불과할 뿐이다.

그러나 대포폰이라 부르든 차명폰이라 부르든 그것이 범죄행위와 연관되어 있다는 점은 달라질 이유가 없다
. 청와대 관계자는 원활한 소통과 업무를 위해 차명폰을 사용한 것으로 안다고 했다. 그리고 검찰은 문제의 대포폰이 범죄혐의와 관련성이 없었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모두 거짓말이었음이 드러나고 있다
. 청와대 최모 행정관은 증거인멸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총리실 장모 주무관이 차명전화기를 빌려달라는 부탁을 받고 증거인멸이 이뤄지기 직전 차명전화를 새로 개통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니까 문제의 대포폰은 총리실 공직윤리지원관실의 민간인 불법사찰 관련해 총리실 직원들의 증거인멸 작업을 위해 개설됐던 사실이 확인된 것이다. 그렇다면 문제의 대포폰은 증거인멸이라는 범죄행위를 위해 개설된 것이고, 실제로 증거인멸 당일에 사용된 것으로 검찰도 확인했다.

증거인멸이라는 범죄행위를 위해 개설하고 사용된 대포폰을 굳이 차명폰이라고 부르자는 청와대와 한나라당
, "새로운 증거가 나오지 않는 이상 재수사가 이뤄질 가능성이 높지 않다"고 버티고 있는 검찰. 모두가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려는 모습이다.

청와대발 대포폰 사건이야말로
국격이라는 것을 떨어뜨리는 사건이다. 검찰이 재수사를 하지 않는다면, 그리고 검찰의 성실한 재수사를 기대하기 어렵다면 국정조사와 특검을 통해 전모를 밝혀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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