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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김황식 총리 차출론, 오죽 인물이 없으면

한나라당이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 후보를 찾는데 고민이 깊은 모습이다. 한나라당으로서는 그렇지 않아도 어려운 서울시장 보선이었다. 오세훈 전 시장의 막무가내식 주민투표가 낳은 보선인지라 이에 대한 책임이 한나라당을 향할 수밖에 없었다. 곽노현 서울시교육감 수사가 한나라당을 향한 여론의 화살을 다소 둔화시키기는 했지만 선거는 여전히 어려운 판이었다. 

이런 가운데 느닷없이 불어닥친 안철수 돌풍 속에서 박원순 변호사가 범야권의 후보로 등장하였고 그의 지지율이 선두로 급부상하는 상황이 전개되었다. 안철수-박원순 단일화 효과에 따라 박 변호사는 등장하자마자 나경원 최고위원을 제치며 기염을 토하고 있다.
 

김황식 총리 (사진=남소연)

그렇지 않아도 서울시장 보선에 대한 위기감을 갖고 있던 한나라당으로서는 비상상황에 직면하게 되었다. 서울시장 보선에서 대결다운 대결의 모습을 보이지 못하고 무너져버릴 경우 내년 총선과 대선에 미칠 악영향을 심각히 우려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그런데 문제는 후보이다. 한나라당에서는 나경원 최고위원이 여론조사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다. 그러나 당내의 반응은 그리 좋은 편이 아니다. 주민투표 당시 나 최고위원이 오세훈 시장의 입장을 적극 지지했는데, 그가 출마하면 다시 오세훈 심판 선거가 될지 모른다는 우려 때문이다. 홍준표 대표는 이미 나 최고위원에 대한 사실상의 비토 의사를 밝히며 한나라당의 후보는 보수의 상징이 되는 인물이 되어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홍 대표의 이러한 입장은 외부 인사의 영입을 염두에 둔 것으로 받아들여졌다. 

그러나 홍 대표의 희망대로 보수층을 결집시키고 일부 중도층을 끌어들일인물이 한나라당 밖에 존재하는지가 문제였다. 한나라당 밖에 존재하는 보수 인사들이라야 대부분이 올드한 인물로 인식되어 중도층, 특히 젊은층을 끌어들이기에는 역부족이기 때문이다. 

그 와중에 한나라당에서 나온 것이 김황식 총리 차출론이었다. 야당의 후보가 행정경험이 없음과 대비될 수 있는 인물이 김황식 총리라는 이유에서였다. 그러나 단체장선거에 현직 총리를 차출한다는 것 자체가 상식적으로 받아들여지기 어려운 면이 있고, 김 총리 자신이나 청와대 측도 그 가능성을 일축하여 해프닝으로 끝나는 듯하였다. 그러던 것이 다시 이명박 대통령이 추석 연휴 직전에 가진 대통령과의 대화에서 시장의 기준으로 행정경험 등을 제시하면서 김 총리 차출론이 다시 고개를 드는 모습이다. 한나라당 내에서는 행정능력이 검증된 경륜 있는 인사를 내세우는 것이 유리할 것이라는 주장이 여전히 자리하고 있다. 

그러나 야권이 우위를 점하고 있는 선거에 현직 총리를 투입했다가 패배할 경우 입게되는 정치적 타격을 생각하면 김 총리가 출마할 가능성은 희박해 보인다. 결국 한나라당의 후보는 보수의 상징이 되는 외부 인물을 찾지 못한채 돌고돌아 나경원 최고위원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할 수 있다. 

결국 김황식 총리 차출론은 본인의 완강한 거부 속에서 논의 자체로 끝날 것으로 보인다. 아무리 급하다고 현직 총리를 단체장 선거에 내보내자는 발상 자체가 여권이 직면해있는 인물난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대한민국의 보수 진영에는 왜 시민의 폭넓은 지지를 받을만한 인물이 없는가. 물론 야권이라고 해서 인물이 풍요로운 것은 아니지만, 언제나 그 사람이 그 사람인 보수 진영의 인물난은 한층 심각해 보인다. 시대정신을 읽으면서 국민의 지지를 받을 새로운 보수의 모습을 보일 인물은 과연 없는 것인가. 합리성을 상실한 낡은 보수에 집착했던 자업자득의 결과이다. 한나라당의 고민은 단기간에 쉽게 해결하기 어려운 난제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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