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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 이야기

당신의 추석은 안녕하셨습니까

이제 추석연휴도 끝나가고 있습니다. 고향에 갔던 분들도 이제는 즐거웠던 만남을 뒤로 하고 다시 일상으로 돌아올 채비를 해야할 때입니다.

추석에 부모
, 그리고 형제자매를 만나 가족의 정을 나누는 것은 분명 기쁜 일입니다. 사는 것이 때로은 힘들고 고달프더라도, 가족의 정은 그 마음에 훈기를 불어넣어주곤 합니다.

그러나 모든 이들에게 추석이 즐거운 시간인 것만은 아닌 듯합니다
. 결혼 적령기를 넘긴 노총각과 노처녀들, 일자리를 찾지못하고 있는 구직자들에게는 가족이 모이는 자리 자체가 괴로운 일일 수 있을 것입니다. 그래서 아예 고향가는 것을 포기했다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얼마나 스트레스가 쌓였으면 그랬을지, 조금은 이해가 되기도 합니다.

그런데 추석이 즐겁지만은 않은 사람들이 또 있으니
, 대한민국의 며느리들인 듯합니다. 연휴 내내 계속되는 음식준비와 설겆이에 힘들어하며 스트레스만 쌓인채 명절을 보내야 하는 며느리들이 많습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명절 스트레스 일러스트 ⓒ 한림대 의료원

며칠전 트위터에 추석을 맞는 글을 몇개 올렸습니다.

<추
석단상1> 우리 명절문화는 좀 바뀌어야 할지 않을까. 평소에 굶다가 만난 것도 아닐텐데 며칠씩 고생하며 음식만들고... 물론 그것도 사는 맛이겠지만, 서로들 너무 힘든 것 아닐까. 좀더 간편하게, 남녀가 다같이 편한 명절이 될 수는 없을까.

<
추석단상2> 나도 남자이지만 명절때 남녀간의 불평등은 너무 심하다. 남자들은 화투치고 여자들은 그 남자들을 위해 먹을 것 계속 갖다바치고... 그 남자들이 무슨 대단한 일 하고 있다고... 남자로 태어난게 벼슬은 아닌데...

<
추석단상3> 명절때면 왜 남자의 집에 가는 것을 우선할까. 남자에게도 여자에게도 각기 자기 살던 집은 있는 것인데. 해마다 번갈아가며 찾아가면 안될까. 여자들한테 점수따려고 이런 소리하는건 아니고, 우리네 가부장적 명절문화 너무 비합리적이다.

밝힌대로 여성들에게 점수따려고 꺼낸 얘기는 아니었고
, 평소 생각했던 바를 그대로 적은 것이었습니다. 그랬더니 많은 멘션들이 왔습니다.

비합리적 그런거 다 둘째치고 전 내일 산더미같이 쌓일 설겆이거리만 생각해도 두렵네요..힘들고 두려운게 명절이라니 ㅎㅎ

남자들에게는 쉬는 날이겠지만 여자들은 긴 노동절일니다. 올케가 없을때 명절 지나고 나면 몸살이 나서 주사를 맞아야 했습니다. 며느리가 행복해야 아들도 행복해집니다.”

화끈하게 각자 집으로 가면 좋겠어요. ^^”

그쵸 너도나도 다 자기자식 보고싶고 자기부모님 보고싶은건데 말이죠 좀더 합리적으로 변화하면 좋겠어요.”

정치 성향은 진보인데 명절 때 급 효자가 되거나 구한말로 역주행하는 분들이 무섭지요.. ”

명절에 여자분들 정말 고생하지만 그걸 받아주어야하는 남편들도 맘고생이 심합니다. 일시키는 시어머니와 일해야하는 며느리간은 정말 어려운 문제네요. 언제쯤 우리의 명절문화가 바뀔까요.”

대한민국이 첫번째로 버려야 할 것이 가부장적 문화. 비합리적 사고체계와 행동양식을 강요하며 수많은 모순을 낳음. 단순히 남녀문제를 초월한 차원의 문제라는 생각.”

어릴때 엄마가 농담으로 국제결혼하라고 한 말이 떠오르네요 ㅋㅋ 저두 딸아이 키우는데 명절되니까 벌써 딸걱정이 이제 네살인데 ㅋㅋ

"
명절 왕짜증..”

제 남편한테 전화 좀 해주세요 ㅎㅎ ^^;; 당최 대화가 되지 않으니 명절만 되면 딱 헤어지고 싶어요 ㅠㅠ

개중에는 이제 그래도 달라지지 않았느냐는 분들도 있었습니디만
, 아직 달라짐의 혜택을 입지 못하는 많은 여성들에게 추석명절은 두려움의 대상으로 자리하고 있는 듯했습니다.

물론 이것이 전부는 아니겠지요
. 소파에 누워 리모콘만 쥐고 있는 남편을 보면 속이 터졌다가도, 그런 남편에게는 푹 쉬라며 며느리에게만 일시키는 시어머니를 보며 야속해했다가도, 그래도 그런 것이 전부가 아님을 우리는 세월이 지난 다음에야 알게 됩니다.

그러나 그렇다 해도 우리의 추석명절이 여성들에게 지나친 부담을 안겨주는 것은 사실입니다
. 이번 추석 보내면서 다시 스트레스가 폭발 직전에 이르거나 마음에 상처 입은 분들 안 계실까 모르겠습니다. 그래서 여러분의 추석은 안녕하셨는지 안부인사 드리게 됩니다.

부디 내년부터는 우리의 추석문화가 좀더 간편해지고
, 남녀가 함께 즐길 수 있는 명절로 바뀌었으면 합니다. 저도 남성입니다만, 그러기 위해서는 중간에서 남성들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점 우리 남성들이 한번 진지하게 생각해보는 것도 필요할 것입니다. 나의 추석만 안녕하지 말고, 아내의 추석도 함께 안녕할 수 있도록 말입니다.

저는 추석날 처갓집에 다녀왔습니다
. 장모님은 오래 전에 혼자가 되셨는데, 다른 자식들은 추석 때면 지방 내려가거나 외국에 있어서, 추석 날마다 저희가 찾아가곤 합니다. 그러면 저의 부모님은 어떻게 하느냐구요? 추석 지나고 다른 날 찾아뵈어도 됩니다. 그런다고 큰 일 날 것 없습니다. 서로가 이해만 하면 됩니다. 그래서 저희 집에는 명절 스트레스 같은 것은 없습니다.

이번 추석에 안녕하지 못했던 가정이 있으시면 내년에는 한번 변화를 시도해보시지요
. 그러다가 일이 커지면 어떻게 하느냐구요? 그건 저도 모릅니다. 저는 이로 인한 불상사에 대해서는 책임 못집니다. 책임은 본인의 몫이니까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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