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타운 후폭풍이 불어닥치고 있다. '뉴타운 지정' 공약은 지난 총선에서 서울 강북에서 한나라당의 승리를 이끌어낸 원동력. 강북의 각 지역에서는 한나라당 후보들의 뉴타운 지정 공약에 큰 기대를 걸고 한나라당에게 표를 찍는 현상이 빚어졌다.
뉴타운 공약 뒤집고 나선 오세훈 시장
그런데 총선이 끝난지 일주일도 안되어 오세훈 서울시장이 이를 뒤집고 나선 것이다. 오 시장은 부동산 시장이 안정되고 1∼3차 뉴타운 사업이 가시화되기 전까지는 뉴타운을 추가로 지정하지 않겠다는 서울시의 입장을 재확인했다.
특히 오 시장은 "선거기간에 논란이 있었지만 선거 때 흔히 나올 수 있는 정도의 얘기에 불과하다"고 일축하면서, "강북 부동산 값이 조금씩 들썩이고 있는 이 시점에서는 절대 뉴타운 추가 지정을 고려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오 시장은 MBC-TV 와의 인터뷰를 통해서도 " 첫째는 부동산시장이 안정돼 있을 것, 그리고 두번째는 1,2,3차로 지정된 곳이 상당한 정도로 진척된 다음에 검토하겠다는 것, 이 두 가지 조건이 충족될 때 비로소 검토를 한다는 것이 서울시의 입장"이라고 확인했다.
오 시장이 강조한 두가지 조건이 충족되려면 오 시장의 재임 기간중에는 뉴타운 추가 지정이 어려울 가능성이 크다. 결국 오 시장의 입장표명은 한나라당 강북 당선자들의 공약을 일거에 뒤집는 것이다.
그러면 한나라당 후보들이 거짓말 한 것인가?
문제는 지난 총선에서 여러 한나라당 후보들이 뉴타운 지정에 대해 오 시장과 얘기가 다된 것처럼 유권자에게 알렸다는 사실이다. 대표적인 경우가 동작 을에 출마했던 정몽준 최고위원이다. 그는 사당동에 뉴타운을 건설하겠다며 "오세훈 서울시장을 만나 자세히 설명하고 확실한 동의를 받아냈다, 오 시장이 '걱정하지 말라'고 했다"고 유세에서 밝혔다.
도봉갑의 신지호 당선자도 유세에서 "창동 뉴타운 사업은 도봉의 염원"이라며 "오세훈 서울 시장을 직접 만나 창동지역을 지정해 줄 것을 약속받았다"고 밝혔다.
금천구의 안형환 당선자도 유세에서 "며칠 전 오세훈 시장이 조용히 왔다갔다. 오 시장은 자신이 왔다갔다는 얘기를 주민들에게 마음껏 얘기하라고 했다. 오 시장과 총선이 끝나면 뉴타운 문제를 본격 협의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오 시장의 말대로라면 이들은 거짓말을 하며 유권자들을 속인 것이다. 한나라당 후보들과 오세훈 시장 가운데 누가 거짓말을 한 것인가. 그 책임은 가려져야 한다.
오세훈 시장에게도 책임있다
현재로서는 선거에 나선 한나라당 후보들이 허위 과장 주장을 했을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오세훈 시장의 책임이 면제되는것은 아니다.
오 시장에게도 두가지 잘못이 있다.
첫째, 말 바꾸기이다. 오 시장은 지난달 27일 <한국경제>와의 인터뷰에서 "총선 이후 경제 상황이 허락하는 시점에 뉴타운을 10개 이하로 최소화해 추가 지정하겠다"고 말했다. 한나라당 후보들의 공약을 뒷받침하는 발언으로 해석되었다. 그런데 이제 선거가 끝난 후에 말을 번복하는 상황이 된 것이다.
두 번째, 한나라당 후보들이 허위주장을 하는 것을 알면서도 침묵하고 있었다는 사실이다. 한나라당 소속 단체장으로서 굳이 나서서 한나라당 후보들에게 찬물을 끼얹지 않으려는 생각이었는지 모르지만, 결과적으로 강북지역의 수많은 주민들이 현실성없는 공약에 놀아나게 된상황을 방조한 책임이 오 시장에게도 있다.
한나라당 후보들의 공약이 거짓이거나 비현실적인 것이었다면, 오세훈 시장의 입장표명은 뒤늦은 것이었다.
결과만 놓고 본다면, 애당초 안될 일을 갖고 한나라당 후보들이 써먹을대로 써먹게한 뒤에, 선거가 끝나고 나니까 오세훈 시장이 나타나 그것이 아니라고 정리해버리는 상황이 되었다.
강북주민들로서는 기가 막힌 상황이다. 뉴타운 공약에 농락당한 강북 주민들에 대한 책임은 누가 어떻게 질 것인가를 묻지않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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