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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셜미디어 이야기

시사블로그, 다음뷰에서도 찬밥되나

며칠전 유명 블로거들과 자리를 함께 할 기회가 있었다. 그 자리에는 특히 시사블로거들이 여럿 있었는데, 얘기를 나누다보니 다음뷰에 대한 불만으로 이어졌다.

한때 ‘블로거뉴스’를 통해 선풍적인 인기와 관심을 모았던 다음이 이제 시사블로그를 밀어내고 있다는 의심들을 공통적으로 갖고 있었다. 다음뷰의 최근 개편 결과를 보면 ‘다음뷰 홈’에서 시사분야가 제일 구석으로 밀려나고, 그 결과 이용자들의 접근성이 크게 떨어진 상황이 대표적인 사례로 지목되었다.

시사블로거들은 다음뷰를 통한 트래픽이 과거에 비하면 형편없이 추락했다고 입을 모았다. 이제는 ‘트래픽 폭탄’같은 것은 옛날 얘기가 되었다는 것이다. 정치적 분위기에 따라 시사에 대한 관심이 줄어든 영향도 있겠지만, 다음의 정책이 보다 직접적인 영향을 주고 있는 것으로 받아들이고 있었다.

그리고 나는 미처 몰랐던 내용인데, 다음 초기 화면의 자동 노출 대상에서 시사분야는 제외되어있음을 알게 되었다. 다음의 초기 화면에는 ‘view'란이 있는데 여기에는 문화연예, 사는 이야기, 브랜드 등이 돌아가면서 자동으로 노출이 되고 있을 뿐, 시사의 경우는 일부러 찾아서 클릭을 해야 노출이 되도록 되어있다. 이러다보니 예를 들어 문화연예와 시사 사이의 부익부 빈익빈 현상은 더욱 심화되고 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문제는 다음뷰에서의 이같은 시사블로그 홀대 현상이 지속적으로 진행되고 있다는 점이다. 다음뷰의 전신이었던 블로거뉴스 시절 시사블로그는 그야말로 전성기를 누렸다. 많은 네티즌들이 블로거뉴스를 통해 기존의 미디어가 수행하지 못하는 역할을 찾았고, 이에 대한 관심은 폭발적으로 증대했다. 2007년 대선을 거치고 촛불정국까지 거치는 과정이었던 것으로 기억된다.

그런데 그 이후 블로거뉴스는 다음뷰로 개편하면서 초기 화면 상단의 ‘뉴스’에서 분리되었고, 이때부터 시사블로그의 트래픽 감소 현상이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그 뒤 시사블로그는 여러 가지 면에서 ‘연예’나 ‘사는 이야기’ 등 소프트한 블로그에 밀려 입지를 지키는데 어려움을 겪게 된다. 이러한 상황에 직면하여 상당수 시사블로거들이 지쳐서 더 이상 글을 쓰지 않게 되었고, 시사블로그의 트래픽 감소 현상은 심화되었다. 여기에 결정타를 날린 것이 이번의 개편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다음은 왜 잘나가던 시사블로그의 열기를 이렇게 식힌 것일까.

며칠전 블로거들과의 대화에서도 주고받은 내용이지만, 많은 시사블로거들은 다음이 시사의 영역을 의도적으로 축소시키는 정책을 소리 안나게 추진하고 있다는 의심을 갖고 있다. 정치적으로 부담이 따르는 시사블로그의 영역을 가급적 축소시키려는 모습이 꾸준히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시사블로거들은 생각하고 있다.

그리고 다음이 기업인 이상, 트래픽이 많은 분야를 우대하고 그렇지 못한 시사분야를 찬밥으로 홀대하는 것 아니냐는 해석도 적지않았다. 그러나 과거 시사블로그에 대한 이러한 차별이 없었을 때, 그래도 시사블로그도 잘나가는 분야 가운데 하나였다. 최근 다음 뷰에서 나타나는 시사블로그의 침체는 오히려 다음의 정책에 기인하는 바가 크다고 생각된다.

여러 가지 면에서 시사블로그를 홀대하는 다음의 정책을 현실적으로 불가피한 것으로 이해할 수도 있지만, 그래도 포털이 갖는 사회적 책임을 생각한다면 그럴 것만은 아니다. 시청률이 드라마보다 안나온다고 해서 뉴스를 빼고 방송을 만들 수는 없는 것 아닐까. 정치적으로 부담스러운 아이템들이 들어간다고 해서 9시 메인뉴스를 밤 12시로 밀어낼 수는 없는 것 아닐까. 모든 신문들이 그래도 시사를 1면에 배치하고 있는데도 그만한 이유가 있는 것 아닐까.

사실 블로거들, 특히 시사블로거들은 다음에 대해 고마운 마음을 가져왔다. 네이버나 다른 포털에서 시사분야가 찬밥 대우를 받을 때, 다음은 블로거뉴스를 통해 블로그스피어의 새 장을 개척하는 선도적인 역할을 해주었다.

그러하기에 다음뷰에서 시사분야가 점점 밀려나는 것만 같은 최근의 모습은, “결국 다음마저도...” 하는 탄식과 착잡 함으로 이어지게 된다. 거기에는 다음뷰 운영진의 의사를 넘어서는 기업으로서 다음 전체의 정책이 자리하고 있는 것 같아 안타깝다.

그것이 전부는 아니겠지만, 다른 역할과 함께 공론의 장으로서의 역할도 다할 수 있는 다음의, 아니 포털의 사회적 책임을 새삼 강조하고자 한다. 그리고 우리 시사블로거들이 악전고투의 상황을 이겨내서 1인 미디어로서의 역할을 다할 수 있는 길을 변함없이 함께 찾아가기를 소망한다.


* 이 글은 당연히 다음뷰로도 발행된다. 다음에 대한 불편한 소리일 수도 있지만, 베스트 선정에서 그런 이유로 누락되는 일 없이 열린 마음으로 받아들여지기를 바란다. 다른 블로거들은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 알고 싶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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